잠죽자? 잠은 보약이다!
잠죽자? 잠은 보약이다!
  • 허일권 기자 (H.onebook@k-health.com)
  • 승인 2019.10.28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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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수면시간이 짧고 근로시간이 길기로 유명하다. 잠은 죽어서 자는 것이라는 ‘잠죽자’까지 신조어로 떠올랐다. 2016년 통계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수면시간은 7시간 41분으로 OECD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수면시간이 짧다 보니 수면장애를 앓는 사람도 많다.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수면장애로 치료받은 환자는 약 56만2000여명에 이른다. 특히 노년층 환자가 두드러졌다. 이에 대표적인 수면장애를 알아보고 치료방법 등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만병을 예방하고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수면의 질이 중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만병을 예방하고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수면의 질이 중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가위눌림? 수면마비증상이다!

가위에 눌린다는 표현을 자주 쓴다. 이는 수면장애 중 하나인 수면마비다. 수면마비는 수면시작 혹은 수면말미에 렘수면 직후 꿈의 내용이 행동으로 나타나지 못하도록 호흡 등 생명유지를 위해 필수적인 부분을 제외한 근육을 마비시키는 것이다.

정상적인 수면은 렘수면에서 비렘수면으로 갔다가 깨어나게 돼 수면마비가 나타나지 않는다. 반면 렘수면에서 바로 각성하게 되면 반쯤 깬 상태에서 움직이려고 애쓰지만 움직이지 못하고 질식감 및 환각을 경험하게 되는 수면마비를 겪는다. 이때 골격근은 마비되지만 눈의 근육과 호흡근육은 보존돼 있어 움직이려고 애를 쓸 때 눈이 심하게 움직일 수 있다.

수면마비 원인은 다양하다. 수면부족, 불규칙한 생활리듬, 과음, 수면제, 약물 과다복용, 스트레스, 강한 시청각적 자극 등이 예다. 흔히 아침에 잠에서 깰 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다른 장애나 증상을 동반하지 않으면서 일시적으로 나타나며 만성화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만성수면마비는 기면병을 의심할 수 있는 단서가 된다. 기면병이란 뇌하수체의 하이포크레틴이라는 물질의 부족으로 인해 수면-각성기전의 기능부전이 나타난다. 비정상적인 렘수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 탈력발작, 수면마비, 환각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신경학적장애다. 기면병 환자의 20~40%에서 수면마비를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대안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윤호경 교수는 “일반적으로 수면마비에 대해서 전문 치료가 크게 필요하지는 않다”며 “수면마비는 불규칙한 수면습관, 수면부족, 잦은 음주, 시차여행과 같은 수면-각성 주기의 교란을 일으키는 상태에서 쉽게 유발되기 때문에 생활습관을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만성화되거나 기면병에서 나타나는 수면마비는 렘수면 단계에 작용하는 약물을 사용해 치료하거나 심리적 문제를 다루는 정신치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수면모호흡증을 검사하고 치료하는 수면다원검사와 양압기 치료는 작년부너 건강보험 적용이 가능해졌다.
수면모호흡증을 검사하고 치료하는 수면다원검사와 양압기 치료는 작년부너 건강보험 적용이 가능해졌다(사진출처=순천향대부천병원).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확률↑ 

잘 때 코를 골다가 깨는 사람이 있다. 이는 숨을 쉬지 못해서다. 대부분 코골이는 수면무호흡증을 동반한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지속적으로 호흡이 멎는다. 밤새 수차례 호흡이 정지되면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졸림, 인지장애, 직업수행능력 감소 등으로 인한 삶의 질이 저하되기 쉽다.

코골이를 동반하는 수면무호흡증은 저산소혈증으로 고혈압과 부정맥을 앓는 환자면 더 주의해야한다. 또 산소가 떨어지면 뇌압이 상승해 뇌졸중과 심근경색, 기억력장애 등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되면 병원에 방문해 수면다원검사를 받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면다원검사는 수면무호흡증 등 수면장애 진단을 위한 표준검사로 환자에게 센서를 부착해 자는 동안 뇌파, 심전도, ​호흡상태를 체크하며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 등 수면장애를 진단한다.

양압기는 수면무호흡증을 비수술로 치료하는 대표적인 방법이다. 공기의 압력을 이용해 코와 목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것을 방지해 수면 중 호흡장애가 생기지 않도록 한다. 예방법으로는 체중관리, 금연, 금주와 함께 수면자세를 교정해야한다.

에이치플러스(H+) 양지병원 신경과 추일연 신경과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찾는 것”이라며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자세 치료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으나 중증도 이상으로 수면무호흡증이 심한 환자들은 양압기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7월부터 수면다원검사와 양압기 치료는 건강보험 적용을 받게 됐다. 다만 무호흡-저호흡 지수(AHI)가 15 이상의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받아야 한다. 무호흡-저호흡 지수가 5이상 15 미만이더라도 불면증, 주간졸음, 인지기능 감소, 기분장애, 고혈압, 빈혈성 심장질환, 뇌졸중 기왕력, 산소포화도 85% 미만 등이 하나라도 있다면 건강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다.

순천향대부천병원 수면의학센터 최지호 센터장은 “건강보험이 적용되기 전에는 환자들이 양압기 구매에 따른 경제적 부담 때문에 양압기 치료를 시도조차 하지 않거나 망설이는 경우가 많았다”며 “보험 적용 후에는 경제적인 부담이 크게 줄어 많은 수면무호흡증 환자들이 양압기 치료를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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