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 천식, 꾸준한 관리가 최선의 치료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 천식, 꾸준한 관리가 최선의 치료
  • 유현진 닥터캣 고양이병원(고양이동물병원) 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10.24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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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진 고양이전문병원 닥터캣(고양이친화병원 인증) 원장
유현진 고양이전문병원 닥터캣(고양이친화병원 인증) 원장

반려동물에게도 알레르기나 면역질환이 있다. 과거보다 환경오염이 심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어서일까? 사람처럼 알레르기 질환으로 고생하는 반려동물이 많이 늘었다. 오늘은 고양이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만성 알레르기질환의 대표주자 ‘천식’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천식은 만성질환이기도 하지만 때에 따라서 심각한 급성 발작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미리 잘 알고 대처하는 보호자의 자세가 필요하다.

고양이의 천식은 전 세계적으로 최소 1% 이상의 유병률을 보이며 2~6세 사이에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고양이 100마리 중 최소 1마리 이상이 천식이라는 뜻이다. 결코 간과할 비율이 아닐뿐더러 만성적, 점진적으로 증상이 악화하고 완치가 안 되는 질병이기 때문에 초기 진단과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

고양이 천식은 고양이 기도와 폐 안의 공기가 통과하는 좁은 길목의 점막에서 염증이 유발되고 점막 부종, 점막의 경련, 분비물 증가가 일어남에 따라 기침, 재채기, 개구호흡이나 목을 빼고 숨을 쉬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 구토하기 직전처럼 몸이 꿀렁거리며 소리 내는 모습 등 관찰된다. 심한 경우 호흡곤란, 입술과 점막의 청색증이나 입에 거품을 무는 모습을 보인다.

진단이 까다로운 편이라 심장사상충 같은 기생충 감염, 상부·하부 호흡기계 감염증, 폐종양, 심장질환이 배제된 상태에서 임상증상과 방사선 영상, 약물반응에 근거해 진단한다. 때로는 기관지폐포세척으로 병원균이나 세포채취를 위한 추가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고 CT 촬영을 하는 경우도 있다.

고양이 천식은 완치되는 질환은 아니지만, 꾸준히 관리와 치료를 하면 평균 수명을 사는데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치료는 환경관리와 함께 약물치료를 병행한다. 약물은 기관지 확장제와 스테로이드를 장기 사용하게 되는데, 경구 복용 약물을 사용할 경우 당뇨, 췌장염 등의 전신 부작용,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커지므로 에어로졸 흡입약물을 사용하게 된다. 2000년대 초반에 고안된 고양이 전용 흡입챔버 “에어로캣”의 출시는 고양이 천식관리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됐다. 에어로켓으로 스트레스와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도 집에서 매일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하게 됐다.

환경관리 또한 아주 중요한 부분으로 여겨진다. 모든 자극원으로부터 고양이를 분리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불필요하지만, 자극원을 최대한 많이 제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가장 흔한 자극원은 집먼지진드기, 곰팡이, 꽃가루, 담배연기, 고양이 모래먼지, 향수, 방향제, 헤어스프레이, 일부 식품 등이다. 계절적인 요인으로 증상이 심해지거나 완화되는 경우도 흔하다. 일교차가 크거나 아침저녁의 기온이 찬 계절에는 호흡기 점막이 더 예민하게 자극받고, 건조한 계절에는 더 많은 먼지가 공기 중에 떠다니고 호흡기 점막도 더 건조해져서 증상이 심해진다. 평소 진공청소기로 집안 구석 먼지를 최대한 제거하고 침구나 카펫 등의 천 제품은 자주 빨고 털어주도록 하자. 건조한 계절에는 반드시 가습기를 사용하고, 가습기는 매일 세척해야한다.

비만, 스트레스, 기생충, 만성 심장·신장 질환은 위험요소를 증가시키므로 정기 건강검진은 증상이 잘 조절되더라도 6개월~1년 주기로 받는 것을 추천한다. 고양이 천식은 완치되는 질환은 아니지만 보호자가 천식에 대해 잘 이해하고 꾸준히 관리만 하면 반려 고양이의 삶의 질은 전혀 떨어지지 않고 평균 수명을 누릴 수 있다. 그러니 고양이가 가을이 되면서 기침과 재채기가 늘었다면 주저하지 말고 주치의와 상담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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