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하나의 질환을 함께 진료하는 시대…‘다학제적 진료’ 이모저모
이제 하나의 질환을 함께 진료하는 시대…‘다학제적 진료’ 이모저모
  • 허일권 기자 (H.onebook@k-health.com)
  • 승인 2019.10.25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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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의사 1명이 내과, 외과, 피부과 등을 전부 진료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정형외과만 하더라도 손, 어깨, 무릎, 허리 중 하나만을 전문으로 한다. 어린이, 여성, 노인 등을 전문으로 하는 곳도 많다. 또 하나의 질환을 다양한 전문의가 협업해 진료하고 치료하는 다학제도 활발하다. 이에 하나의 질병을 다학제를 통해 진료하는 어린이병원, 비만센터, 수부센터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은 어린이는 전체 약 402만명이었고 상위 10위 질병 중 6개 질병이 '호흡기 질환'인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의료기관에서 진료받은 어린이는 전체 약 402만명이었고 상위 10위 질병 중 6개 질병이 호흡기질환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촌세브란스, 어린이만을 위한 ‘소아 ADT’ 운영

신촌세브란스 어린이병원은 호흡기·소화기 증상을 반복적으로 겪어 성장에 어려움을 겪는 소아청소년 환자를 위해 소아 ADT(Aerodigestive team)를 운영하고 있다. 소아 ADT는 특정 환자에게 나타나는 이러한 증상들을 종합적으로 살펴 치료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다학제 팀이다.

호흡기‧소화기 증상은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증상 간 연관성이 높다. 신촌세브란스 어린이병원이 소아 ADT를 구성해 보다 체계적인 다학제 진료를 시행하고 있는 이유다.

소아 ADT는 소아호흡기알레르기과 김경원 교수를 필두로 소아호흡기알레르기과, 소아소화기영양과, 소아외과, 소아재활의학과, 이비인후과, 소아연하재활치료팀, 영양팀, 임상전담간호사가 팀을 이뤄 검사, 재활을 포함한 치료, 각 환아 상태에 맞는 식사요법까지 아울러 치료를 시행한다.

치료는 호흡, 영양섭취, 삼킴과 이에 따라 성장이 저해되고 있는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그렁거림이 반복되는 환자 ▲호흡이 불안정한 환자 ▲폐렴이 반복되는 환자 ▲사레들린 기침이 반복되는 환자 ▲가래가 만성적으로 반복되는 환자 ▲음식 삼킴이 불안정해 영양공급이 원활하지 않는 환자 등이 구체적인 치료 대상이다.

주치의는 협진대상이라고 판단되는 환아에 대해 소아 ADT에 진료를 의뢰한다. ADT 의료진은 우선 각 과의 의견과 소견을 전달한 후 이를 기반으로 정기적으로 팀원이 모여 각 환자에 대한 맞춤형 치료계획을 수립한다. 또 치료의 연속성이 유지될 수 있도록 치료상황과 경과도 함께 점검한다.

미국에서는 이미 유수 병원들이 클리닉 또는 팀의 형태로 소아질환을 진료하고 있다. 국내는 시작 단계로 신촌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소아 ADT는 아이들이 보다 나은 치료를 받고 건강하게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애쓰고 있다.

김경원 교수는 “이러한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은 여러 과에 방문하기 때문에 짧은 진료 시간만으로는 파악이 어려운 부분이 있고 질환의 특성상 각 과의 의견이 상충되는 경우도 있어 팀이 모여서 의논하는 것이 최적의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소아 ADT는 각 환아에게 맞는 종합적인, 최적의 치료를 통해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성인 비만율은 38.0%로 3명 중 1명은 비만인 상황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성인 비만율은 38.0%로 3명 중 1명은 비만인 상황이다.

■고대안암병원 “세계가 인정한 비만대사센터”

비만은 암 발병률을 높이고 심장병, 뇌졸중, 수면무호흡증 등 많은 합병증을 유발해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치료가 필요한 정식 질병으로 정의한 바 있다. 따라서 비만은 여러 가지 합병증을 대비하기 위해서 다학제적 진료가 필요하다. 이에 고대안암병원은 2013년 비만대사센터를 설립했다.

비만대사센터는 비만대사수술의 효과와 적응증에 대한 다수의 연구를 통해 환자들이 정확하고 효과적인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체계적인 기반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또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 인증의료기관 및 비만대사수술인증의 획득을 통해 환자안전과 의료서비스 질 확립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비만대사센터는 소속 의사와 연구원들의 연이은 수상으로 학술적인 위상도 높이고 있다. 최근 개최된 ‘2019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김유나 교수, 권영근 교수, 장미 연구원이 나란히 최우수 연구상을 수상했다.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 국제학술대회는 최근 비만대사수술의 급여화 등 국내 제도적 변화와 성장추세에 국제적인 관심이 쏟아졌다. 올해는 아시아, 미주, 유럽 등 전 세계 총 17개 국가의 세계적인 비만대사수술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등 국제적 규모의 학술대회로서 면모를 보였다.

특히 김유나 교수는 ‘위소매절제술 시행시 위벽의 두께에 따른 최적의 절제봉합방법에 관한 연구’로 학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또 권영근 교수와 장미 연구원은 공동연구를 통해 ‘혈액 속의 아미노산을 이용하여 비만대사수술 이후 체중감소의 정도와 당뇨병의 예후를 수술 전에 미리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을 아시아 최초로 공개함으로써 관련 연구자들의 큰 반향을 일으켰다.

비만대사센터장 박성수 교수는 “비만대사수술의 성공은 의사와 간호사, 영양사 및 실험실에서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몰두하는 연구원들까지 모두가 조화를 이루어 노력할 때 가능하다”며 “우수한 치료성적과 높은 환자 만족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비만대사센터 구성원 모두가 환자들의 목소리에 꾸준히 귀를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모든 환자에게 비만대사수술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건강보험 적용 대상은 체질량지수(BMI) 35㎏/㎡ 이상이거나, BMI 30㎏/㎡ 이상이면서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수면무호흡증, 심혈관질환 (심근병증, 관상동맥질환) 등 비만 관련 합병증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

순천향대부천병원은 수부센터를 개펴하면서 성형외과와 정형외과 통합 진료를 원스톱으로 시행한다.
순천향대부천병원은 수부센터를 개펴하면서 성형외과와 정형외과 통합 진료를 원스톱으로 시행한다.

■순천향대부천병원 수부센터, “성형외과·정형외과 통합 원스톱 진료 시행”

순천향대부천병원은 손과 팔 질환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수부센터·특수클리닉’를 5월에 개소했다. 이는 기존 수부센터를 개편하고 보다 전문화되고 차별화된 특수클리닉을 중심으로 새롭게 운영하기 위해서다.

특수클리닉은 ▲절단된 손가락이나 손의 신경, 혈관, 인대를 수술 현미경과 미세수술로 재건하는 ‘미세접합술’ ▲사고나 기형으로 인해 손가락이 없을 때 이식과 재건을 통해 복구하는 ‘손가락 재건술’ ▲손가락에 발생하는 결절종, 거대세포종 등 ‘수부 종양’ ▲손가락이 휘어져 있는 ‘측만지’ ▲추위나 스트레스 등으로 손끝이 하얗게 변하는 ‘레이노 증후군’ ▲합지증, 다지증 등 ‘선천 기형’ ▲‘수부 화상’과 이로 인한 ‘반흔 구축’ 등 손과 팔에 발생하는 포괄적인 질환에 대해 세부진료를 시행한다.

순천향대부천병원 수부센터·특수클리닉은 외래 진료실을 비롯해 검사실, 석고실, 재활치료실이 한 공간에 배치돼 전문의 책임하에 진단과 처치, 치료, 수술 등 모든 치료과정을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또 휴일에 발생한 사고로 인해 긴급하게 치료가 필요한 응급환자는 응급실을 통해 진료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

운영될 수부센터·특수클리닉 의료진은 김병성 수부센터장(정형외과)을 필두로 박은수·최창용·남승민 성형외과 교수, 김영환 정형외과 교수 등 수부 전문의 교수진으로 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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