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선, 평생 함께여도 전염 안 되고 일상생활도 거뜬”
“건선, 평생 함께여도 전염 안 되고 일상생활도 거뜬”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10.29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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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9일은 ‘세계 건선의 날’
건선에 대한 사회적 편견 및 오해 극복해야
건선은 완치가 어려운 질환이지만 올바른 치료로 꾸준히 관리하면 증상 조절이 가능하며 평범한 일상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건선은 아직도 편견과 오해가 많은 질환이다. 건선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지레 갖는 편견은 물론 검증되지 않은 정보에 현혹돼 잘못된 치료 길을 선택, 환자 스스로 덫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

세계건선협회연맹이 ‘세계 건선의 날(10월 29일)’을 맞아 올해의 테마를 ‘건선을 잇다(Let’s get connected)’로 정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건선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널리 알려 숨어있는 건선환자들이 바르게 치료할 수 있도록 이끌고 편견과 오해를 바로잡아 사회와도 이어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건선은 어떻게 이해하고 관리해야할까.

■건선은 전염되는 피부질환?

건선에 대한 가장 흔한 오해 중 하나가 전염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건선은 위생불량에 의해 발생하거나 악화되는 단순한 피부질환이 아니라 신체의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전신성 염증질환이다. 평생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는 만성질환이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전혀 전염되지 않는다.

대한건선학회 최유성 교수(울산대병원 피부과)는 “건선은 우리 몸속 면역시스템 이상에 의해 나타나는 질환으로 전염·유전되지 않지만 일반인들의 오해와 편견은 환자들의 심리적 이중고를 야기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보고된 바에 따르면 건선환자의 1/3 이상이 수영장, 미용실, 헬스장 등 일상적인 공공장소 출입에 있어 직·간접적 제약을 받는 등 사회생활에 지장을 받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건선은 피부에만 문제 일으킨다?

건선 하면 피부에 발생하는 붉은색의 병변들과 그 위에 겹겹이 쌓인 은백색의 딱지가 떠오른다. 하지만 건선은 전신에 염증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에 피부 병변 외에도 다양한 질환이 동반될 수 있다.

손톱이나 발톱이 두꺼워지거나 빠질 수 있으며 특히 압박이나 자극을 많이 받는 부위인 무릎, 팔꿈치, 엉덩이 등에 잘 생긴다고 알려졌다. 대표적인 동반질환인 건선관절염은 건선환자의 약 10~30%에 나타나는데 치료가 늦어지면 관절이 영구적으로 손상될 수 있다.

또 각종 연구결과를 통해 건선환자는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와 같은 대사성질환의 위험도 높다고 보고됐다. 문제는 이러한 요인들이 건선의 흔한 동반질환이자 동시에 심혈관질환 발병요인이라는 것. 실제로 여러 역학적 연구결과들을 통해 건선환자에서 심장마비와 뇌졸중 위험이 증가하며 특히 중증건선환자에서는 그 위험성이 더 증가한다고 밝혀졌다.

고혈압 환자에서 건선의 발생률이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다. 대사증후군은 건선발생의 독립적인 위험인자로 작용, 대사증후군이 있는 경우는 없는 경우보다 건선의 위험도가 약 1.3배 높다고 알려져 있다.

건선은 기본적으로 연고를 바르는 국소치료를 시행한다. 최근 발표된 국내 건선 연구에 따르면 환자의 70%가 국소도포제를 사용하고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평범한 일상생활도 가능할까

건선환자들이 덜컥 치료를 포기하거나 잘못된 치료 길을 선택하는 것도 문제다.

최유성 교수는 “건선은 초기부터 동반질환까지 고려한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지만 검증되지 않은 정보들로 인해 환자들이 증상을 악화시키거나 부작용을 겪을 수 있는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일단 건선은 완치가 어렵고 증상이 없다가도 춥고 건조한 날씨, 스트레스, 감염 등에 의해 순식간에 악화될 수 있다. 하지만 올바른 치료방법으로 꾸준히 관리하면 증상 조절이 가능하고 재발 역시 늦출 수 있다. 

건선은 ▲스테로이드 같은 연고를 바르는 국소치료부터 ▲특정 자외선을 쪼이는 광선치료 ▲약을 복용하는 전신치료 ▲피부 또는 근육에 주사하는 생물학제제 등 다양한 치료방법을 시도할 수 있다. 치료방법을 정할 때는 건선의 심한 정도, 건선의 활성 정도, 병변의 형태 및 발생 부위, 환자의 나이, 건강 상태, 동반 질환 등을 고려해야한다.

환자의 삶의 질도 중요한 고려 기준. 특히 얼굴이나 두피, 손처럼 눈에 잘 보이는 곳에 증상이 심한 경우 사회생활 제약이 많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최근 출시된 생물학적제제 중 인터루틴-23억제제는 건선의 주요 원인인자인 인터루킨-23을 선택적으로 차단, 증상개선효과를 높이고 두 달에 한 번 투여해도 효과가 장기간 유지되는 것으로 보고돼 얼마든지 치료와 일상생활을 병행할 수 있다.

충분한 치료에도 증상이 심한 중증건선환자들이 특히 효과를 볼 수 있는데 2017년 6월부터는 중증 보통건선이 산정특례제도 혜택(본인부담률 기존 50~60%에서 10%로 경감)을 받게 되면서 비용부담까지 대폭 줄었다.

대한건선학회 홍보이사 조성진 교수(서울대학교병원 피부과)는 “건선 치료환경이 발전하면서 중증의 건선환자들도 제대로 치료받으면 얼마든지 완치에 가까운 증상 개선이 가능하게 됐다”며 “과거 치료 실패의 경험으로 치료 자체를 포기해버렸거나 주변에 질환을 알리지 않고 숨어있는 환자들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피부과에 내원해 올바른 치료를 받고 건선으로부터 자유로운 일상을 되찾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흡연은 건선에서도 강력한 위험요인이다. 흡연기간이 길고 흡연량이 많을수록 건선 발병률이 높아진다고 알려졌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하지만 생물학적제제 등장 이후 환자들의 부담이 아예 사라진 건 아니었다.  

대한건선협회가 만 10세 이상의 건선환자 64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바에 따르면 생물학적제제를 처방받지 않은 이유로 환자의 30%가 산정특례의 엄격한 기준 등으로 급여 적용에 어려움이 있음을 호소했다. 또 생물학적제제를 처방받은 환자들도 약 20% 이상이 효과 감소로 재발이 우려된다는 생각을 전했다.

대한건선협회 김성기 회장은 “피부 개선효과가 좋은 생물학적제제의 경우 중증 환자에 급여는 되지만 산정특례 기준이 엄격해 일부 환자만 치료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번 조사를 통해 건선환자들이 질환 관리에서 겪는 어려움과 기대를 재확인한 만큼 치료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을 지속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치료와 더불어 생활습관 개선도 필요

건선은 생활 속 여러 가지 요인들에 의해 증상의 호전, 악화를 반복해 생활습관 개선도 필요하다.

일단 피부에 자극이 가면 그 자리에 건선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때밀기는 금물이며 목욕도 미지근한 물로 10~15분 정도만 하는 것이 좋다. 샤워 후에는 3분 이내 전신에 고루 보습제를 바른다.

또 건선은 심리적 요인에 의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평소 스트레스를 피해야한다. 감기를 앓고 나면 건선이 심해질 수 있어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옷 역시 꽉 끼는 옷보다는 부드러운 면옷을 선택하고 올바른 식습관과 규칙적인 운동으로 적정체중을 유지한다. 흡연은 건선의 강력한 위험요인으로 반드시 금연해야하며 술도 멀리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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