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DIY, 괜찮을까?
화장품 DIY, 괜찮을까?
  • 허일권 기자 (H.onebook@k-health.com)
  • 승인 2019.10.31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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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도 과하면 毒...위생·안전 문제 발생할 수도

최근 원하는 화장품을 직접 제조하는 DIY(do it yourself)가 유행이다. 완성된 화장품을 섞어 쓰거나 원료를 직접 사서 만든다. 하지만 화장품을 잘못 섞으면 질환을 유발할 수 있고 직접 제조할 경우 위생, 안전 등이 보장되지 않아 문제다.

식약처는 내년부터 완성된 화장품을 섞어쓰는 맞춤형 화장품 제도를 실시한다고 밝혔지만 일각에선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표한다.
식약처는 내년부터 완성된 화장품을 섞어쓰는 맞춤형 화장품 제도를 실시한다고 밝혔지만 일각에선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표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우레아’ 수제보습크림 유행

건조한 가을 우레아성분과 수분크림을 1:3 비율로 섞어 보습크림으로 사용하는 사람이 많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피부과 우유리 교수는 “우레아 크림은 피부가 두꺼운 손, 발바닥의 과각화성질환 등에 사용된다”며 “얼굴 등 얇은 피부에 우레아크림을 사용하면 각질연화가 심하게 일어나 자극성접촉피부염, 피부짓무름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세안제를 직접 만들 경우 산성도를 맞추기 어렵다. 산성도가 높은 강알칼리성 세안제를 사용하면 피부가 뽀드득거리며 매끈해진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피부장벽을 파괴하는 행위다.

국립중앙의료원 피부과 박미연 과장(대한화장품의학회장)은 “피부는 외부침입을 막기 위해 약산성을 유지하는데 이것이 깨지면 각질세포가 탈락하고 피부지질생산이 저하돼 피부장벽이 파괴된다”며 “강알칼리성 세안제는 일시적으로 각질세포가 탈락하면서 매끄러운 느낌이 들게 하지만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문화센터나 공방에서 화장품DIY 수업을 듣는 사람도 많다. 원하는 향을 골라 화장품을 만들거나 천연원료를 사용하지만 이것이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한다. 우유리 교수는 ”향료나 천연제품이 서로 섞이다 보면 여러 분자구조의 상호반응 및 교차반응 때문에 접촉성피부염, 알레르기 등이 발생할 수 있어 검증되지 않은 여러 천연물질을 많이 배합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화장품을 공장이 아닌 곳에서 만드는 경우 안전, 위생문제도 발생한다. 박미연 과장은 “화장품제조 시에는 공정을 무균화하고 무균상태를 유지한다”며 “맞춤화장품도 이처럼 통제된 생산, 유통시스템을 갖추지 못하면 제품에 변형이 올 수 있고 이를 막기 위해 방부제를 많이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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