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주목…“외과수술 새 지평 여는 한국 의료진들”
전 세계가 주목…“외과수술 새 지평 여는 한국 의료진들”
  • 허일권 기자 (H.onebook@k-health.com)
  • 승인 2019.11.01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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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의료진의 수술 실력은 전 세계에서 인정받는다. 특히 외과수술은 특출나 외국에서 한국을 찾아와 배울 정도다. 이에 최근 로봇휘플수술, 척추수술, 수지접합수술 등을 통해 환자에게 새로운 삶을 선사한 이야기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곽봉준 교수는 건강검진에서 바터팽대부암을 우연히 발견한 60대 남성에게 로봇 휘플수술을 시도해 성공적인 결과를 인천 최초로 얻었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곽봉준 교수는 건강검진에서 바터팽대부암을 우연히 발견한 60대 남성에게 로봇 휘플수술을 시도해 성공적인 결과를 인천 최초로 얻었다(사진=인천성모병원).

■인천성모병원, 외과수술의 꽃 ‘로봇휘플수술’ 성공!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은 30일 간담췌외과 곽봉준 교수가 인천 최초로 바터팽대부암 환자에게 ‘로봇휘플수술’을 성공했다고 밝혔다.

곽봉준 교수는 건강검진에서 바터팽대부암을 발견한 60대 남성에게 로봇휘플수술을 시도해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 환자는 수술 후 순조롭게 회복해 현재 퇴원한 상태다.

바터팽대부암은 쓸개즙을 십이지장으로 보내는 출구(바터팽대부)에 생긴 암으로 대부분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한다.

휘플수술(Whipple operation, 췌십이지장절제술)은 담도암, 췌장두부암, 팽대부암, 십이지장암 등 팽대부 주위에서 발생하는 종양에 주로 적용된다. 외과수술의 꽃이라 불릴 정도로 고난도의 수술법이다. 장의 일부, 담낭, 담도, 십이지장, 췌장두부 및 소장 일부분을 절제하고 남은 췌장과 담도, 위장에 소장을 문합하기 때문에 개복수술로도 복잡하고 쉽지 않은 수술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복강경이나 로봇을 이용한 미세침습수술의 적용이 점차 확대되면서 수술이 가능해졌다. 또 복강경이나 로봇을 이용한 미세침습수술은 절개 부분이 작아 수술 후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른 장점이 있다.

특히 로봇수술의 경우 복강경수술과 비교했을 때 췌장 및 담도와 소장과의 문합에 용이하기 때문에 문합부와 관련된 합병증을 줄이고 수술의 성공률과 안전성 면에서도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고 있다.

곽봉준 교수는 “휘플수술은 외과 영역의 수술 중 비교적 큰 수술로 많은 장기를 절제하고 문합하는 복잡하고 까다로운 수술법으로 숙련된 전문의와 수술팀의 팀워크가 특히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로봇수술의 장점을 살려 담도암, 췌장암 등 간담췌 질환의 치료에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고대안암병원 박시영 교수팀은 세계 각국의 정형외과 전문의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척추관협착증에서의 양방향 내시경 척추수술을 라이브서저리를 선보였다(사진=고대안암병원).
고대안암병원 박시영 교수팀은 세계 각국의 정형외과 전문의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척추관협착증에서의 양방향 내시경 척추수술을 라이브서저리를 선보였다(사진=고대안암병원).

■고대안암병원, 세계가 집중한 박시영 교수의 ‘라이브서저리’

고대안암병원은 정형외과 박시영 교수팀(박시영·강태욱 교수)은 10월 17일부터 19일까지 서울그랜드힐튼호텔에서 진행된 제63차 대한정형외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척추수술 라이브서저리를 선보였다고 밝혔다.

고대안암병원에 따르면 이번 라이브서저리는 양방향 내시경 척추수술을 통한 추간판절제술 및 척추관감압술로 세계 각국의 정형외과 전문의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됐다.

양방향 내시경 척추수술은 내시경과 수술기구가 각각 다른 절개부위로 접근하기 때문에 기존의 척추수술보다 시야확보와 수술기구 접근의 용이성 등의 장점이 있어 척추 분야의 최소침습적 수술방법으로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다.

박시영 교수는 “기존보다 시야가 확보되는 만큼 정밀한 수술이 가능해 환자들에게 더 빠르고 안전한 수술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기존 수술법보다 빠른 퇴원이 가능하고 통증이 적어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시영 교수팀은 이 분야의 선도주자로 왕성한 활약을 펼치고 있으며 최근 세계적인 학술지에 논문(Is biportal technique/endoscopic spinal surgery satisfactory for lumbar spinal stenosis patients? A prospective randomized comparative study)을 발표해 척추관협착증에서의 양방향 내시경 척추수술의 우수성을 밝혀 국제적인 관심을 받는 등 양방향 내시경 수술 분야를 이끌어가고 있다.

확장된 무지구 피판술은 피판부위를 넓혀 다발성 손가락 절단의 재건을 돕는다(사진=국제성모병원).
확장된 무지구 피판술은 피판부위를 넓혀 다발성 손가락 절단의 재건을 돕는다(사진=국제성모병원).

■국제성모병원, ‘수지접합수술’ 새로운 지평 열어

산재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2016년 산재환자는 9479명, 2017년 8715명, 지난해 1만6명으로 3년 새 약 500명이 증가했다.

특히 신체절단 사고는 환자의 삶을 송두리째 흔든다. 그중 손가락 끝이 가장 많이 손상된다. 일단 절단된 부위는 수지접합수술을 통해 치료한다. 하지만 절단된 부위를 찾지 못하거나 손상 정도가 심할 경우 수술마저 쉽지 않다. 그런데 최근 국내 의료진이 손끝의 절단 부위를 찾지 못했을 때 시도할 수 있는 새로운 수술방법을 발표해 화제다.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은 8일 정형외과 김지섭 교수팀이 기존의 무지구피판술을 활용한 ‘확장된 무지구피판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피판술은 자가조직을 이용해 피부를 포함한 연부조직(혈관, 힘줄 등)을 복원시키는 방법이다. 피부를 떼어 붙여주는 피부이식과는 조금 의미가 다르다. 손상된 부위를 멀쩡한 자가조직에 ‘심는’ 작업을 통해 결손부위를 재생시키는 방법이다. 손끝 절단 시 주로 사용하는 피판술은 교차수지피판술, 무지구(손바닥)피판술, 복부피판술 등이 있다. 즉 절단된 손끝을 손바닥이나 복부에 심어 재생시킨 후 이를 다시 분리하는 것이다.

이 중 김지섭 교수는 무지구피판술에 주목했다. 신체구조상 절단된 손끝을 손바닥에 붙이는 것이 간편하고 미용적으로도 좋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임상에서 무지구피판술은 손가락이 1개가 절단됐을 때만 적용됐다.

이에 김지섭 교수는 절단된 부위를 ‘심는’ 피판에 이용되는 손바닥 부위를 넓게 적용시켜 절단된 손끝이 2개 이상일 때도 재건할 수 있는 확장된 개념의 무지구피판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에서 총 12명의 다발성손가락결손(절단, 압박 손상) 환자를 대상으로 확장된 무지구피판술을 시행했다.

수술결과 12명의 환자는 모두 운동범위 및 기능평가에서 정상 범위를 회복했고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람도 없었다.

김지섭 교수는 “확장된 무지구피판술은 기능적인 측면뿐 아니라 미용적으로도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았다”며 “또 회복기간도 짧고 간편해 환자들의 부담이 덜한 만큼 다발성 손끝 절단 환자들의 고충을 덜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지섭 교수의 이번 수술법 연구논문은 “다발성 손가락 절단 치료를 위한 확장된 무지구 피판술(Extended thenar flap for two adjacent fingertip amputations)”이라는 제목으로 재건·성형외과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학술지인 JPRAS(Journal of Plastic, Reconstructive and Aesthetic Surger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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