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 무기만 제때 잡아도 ‘위암’에서 멀어질 수 있습니다”
“예방 무기만 제때 잡아도 ‘위암’에서 멀어질 수 있습니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11.06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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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영 교수는 “위암은 여전히 우리나라에서 흔한 암이긴 해도 최근 환자수가 감소하는 등 긍정적인 변화들이 있었다”며 “그 뒤에는 탄탄한 국가검진시스템과 치료기술의 발전 등이 한몫 했다”고 말했다.
장재영 교수는 “위암은 여전히 우리나라에서 흔한 암이긴 해도 최근 환자수가 감소하는 등 긍정적인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며 “그 뒤에는 탄탄한 국가검진시스템과 치료기술의 발전 등이 한몫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위암 호발 국가이면서도 국가검진시스템과 치료기술만큼은 전 세계에서 가장 앞서 있다고 평가받는다. 해외 많은 유수 의료진과 환자들이 이를 경험하러 국경을 넘을 정도다.

최근에는 위암 발병양상에 긍정적인 변화도 나타났다. 일단 매년 3만명 이상 발생하던 위암환자가 2016년을 기점으로 2만명 선으로 꺾였고 국가검진 수검률이 크게 상승하면서 조기위암환자의 비중도 눈에 띄게 많아졌다. 위암 사망률이 15% 줄고 5년 생존율이 60~70%까지 상승했다는 보고도 나왔다.

이러한 변화가 더없이 감사한 의사가 있다. 평생 위암전문의로 한길을 걸어온 장재영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그 주인공. 진료와 학회활동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함이 없는 장재영 교수에게 한국인이라면 꼭 알아야 할 위암 예방·관리법에 대해 들었다.

■탄탄한 국가검진시스템…40세 이상부턴 2년마다 필수!

장재영 교수가 가장 첫 번째로 강조하는 위암 예방·관리법은 제때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국민의 사망원인 1위인 암을 조기 발견·치료하기 위해 국가에서 검진비용을 지원하는 ‘국가 암 검진사업’을 시행 중이다. 올해 7월부터는 폐암이 추가돼 지금은 총 6개 암(위암·대장암·간암·유방암·자궁경부암·폐암)에 대한 무료검진이 시행되고 있다. 위암의 경우 40세 이상이면 누구나 2년마다 위내시경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장재영 교수는 “위암은 안 그래도 초기엔 절대 증상이 안 나타나는데 그나마 이 시기에 정기검진을 제때 받은 분들은 조기에 위암을 많이 발견하게 됐다”며 “대규모로 그것도 무료로 암 검진을 시행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고 말했다.

단 위암 가족력(특히 부모, 형제 등 1세대)이 있다면 발병위험이 3~5배 높아 이 경우에는 40세 이전부터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국가검진 활성화에 힘입어 내시경검사의 질을 높이는 데도 많은 노력이 쏠리고 있다. 특히 장재영 교수는 이를 총괄하는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내시경질관리위원회 위원장으로서 값진 땀방울을 쏟아냈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는 2012년 우수내시경실 인증제를 도입해 위암, 대장암 등 소화기내시경의 질을 관리·감독하고 있습니다. 또 내시경분야의 질 지표와 지침을 개발해 매년 업데이트하는 업무도 수행 중이랍니다.”

장재영 교수는 “많은 병원을 일일이 관리·감독하기란 쉽지 않지만 환자가 안전하고 또 정확하게 암 검진을 받으려면 꼭 필요한 업무들”이라며 “모두 자부심을 갖고 소임을 다하고 있어 위원장으로서도 매우 뿌듯하다”고 말했다.

장재영 교수가 내시경절제술을 시행하고 있다. 조기위암(암 크기가 2cm 미만이면서 병변이 점막에만 국한)도 1980년대 초까지는 외과적수술이 원칙이었다. 하지만 조기위암의 경우 림프절까지 전이가 안 된다는 보고들이 쌓이고 내시경기기와 술기가 발전하면서 조기위암의 치료방법으로 내시경절제술이 확립됐다.

■조기위암은 ‘내시경’으로 치료…시술 후엔 정기검진 꼭!

탄탄한 국가검진시스템이 위암 조기발견에 원동력이 됐다면 치료기술의 발전은 단연 생존율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특히 암 크기가 2cm 미만이면서 병변이 점막에만 국한된 조기위암(위암 1기)은 외과적수술에서 내시경절제술로 치료원칙이 변화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내시경을 이용한 조기위암의 치료는 무엇보다 위를 보존할 수 있어 회복이 빠르고 합병증과 사망위험도 외과적수술에 비해 훨씬 낮습니다. 생존율도 96% 이상에 달할 만큼 치료결과도 좋지요.”

하지만 내시경절제술은 암 제거부위 외 다른 곳에서 암이 재발할 수 있어 주기적인 위내시경검사가 필수다. 현재 경희대병원은 내시경절제술을 받은 날로부터 2개월, 6개월, 1년 간격으로 위내시경을 시행하고 있으며 그 후로는 매년 위내시경을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위암 부르는 ‘헬리코박터균’ 젊을 때 제거해야

장재영 교수는 위암을 제대로 예방하려면 정보의 옥석을 가리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단 사람들은 속이 쓰리거나 소화가 잘 안 되면 암을 의심한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은 사실 암과는 별 연관이 없다고. 오히려 역류성식도염이나 배에 가스가 차서 그럴 수 있다는 것이 장재영 교수의 설명이다.

“위암을 의심해볼 수 있는 증상은 토혈, 빈혈, 이유없는 체중감소 등입니다. 그런데 위암은 초기엔 얼굴을 절대 안 드러내 이미 이 정도 증상이 나타나면 적어도 3기 이상으로 암이 많이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기가 알고 있는 단순 정보들에 의존하기보다 내시경검사로 정확히 진단받는 것이 현명합니다.”

장재영 교수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하 헬리코박터균)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유산균음료를 통해 대중에게 잘 알려지긴 했어도 위암을 부르는 주원인이란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아서다.

특히 헬리코박터균 감염률은 나이가 증가할수록 올라가는 경향이 있고 위축성위염(염증으로 인해 위가 얇아진 상태)과 장상피화생(위세포가 장세포로 바뀜) 상태에서는 헬리코박터균을 없애도 위암 예방효과가 미미하다고. 우리가 헬리코박터균 제균치료에 바짝 속도를 내야하는 이유다.

장재영 교수는 “헬리코박터균은 위점막에 찰싹 달라붙어 위축성위염이나 장상피화생 등 위암 유발환경을 조성한다”며 “최대한 어릴 때 그리고 위축성위염이나 장상피화생으로 진행되기 전 헬리코박터균 제균치료를 받을 것”을 권고했다.

아울러 “헬리코박터균은 주로 입으로 감염되기 때문에 회식에서 술잔 돌리기, 다 같이 음식 나눠 먹기 등의 행동도 피해야한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장재영 교수는 “요즘은 인터넷을 통해 위암 정보들을 빠르고 쉽게 접할 수 있지만 건강과 직결된 문제이니만큼 특히 조심해야한다”며 “불편한 증상이 계속 있으면 자가 진단하지 말고 내시경검사를 통해 전문가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아볼 것”을 강조했다.
장재영 교수는 “요즘은 인터넷을 통해 위암 정보들을 빠르고 쉽게 접할 수 있지만 건강과 직결된 문제이니만큼 특히 조심해야한다”며 “불편한 증상이 계속 있으면 자가 진단하지 말고 내시경검사를 통해 전문가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아볼 것”을 강조했다.

■환자 중심의 시각·협업 마인드 중요

장재영 교수는 조기위암을 포함해 식도암, 대장암의 내시경 점막절제술, 내시경 점막하박리술 등 지금까지 약 7000건의 내시경절제술을 시행했다. 탄탄한 시술경험과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것을 환자 상태에 맞춰 적절히 조절할 수 있어야한다는 게 그의 신념이다.

“모든 치료는 의사 관점이 아니라 오롯이 환자 관점에서 이뤄져야합니다. 아무리 의사의 기술이 뛰어나다고 해도 환자에게 맞지 않는 치료를 시행하면 결과는 나쁠 수밖에 없으니까요. 환자 상태에 적합한 치료기술을 얼마나 늦지 않게 잘 적용할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장재영 교수는 다른 임상과와의 협업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특히 위암은 1기일 경우 내시경으로, 2기부터는 외과적수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소화기내과와 외과의 호흡이 매우 중요하다고.

“우리 병원은 임상과 간의 알력싸움 없이 협업이 매우 잘 이뤄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외과에서 위암 1기로 진단된 환자는 바로 소화기내과로 와서 저에게 당일 시술을 받습니다. 저 역시 1기 이상으로 판단되는 환자는 바로 외과에 진료를 의뢰해 최대한 빨리 수술이 이뤄질 수 있게 하죠. 모든 게 물 흐르듯 진행되니 암 진단부터 치료까지 2주 이내에 완료된답니다. 무엇보다 필요한 치료들을 환자 분들께 빨리 제공할 수 있으니 저희 의료진도 마음을 더 활짝 열고 힘을 합쳐야겠다고 매 순간 다짐합니다.”

장재영 교수는 오는 17일을 끝으로 내시경질관리위원장으로서의 임무를 마친다. 잠시 쉴 법도 하지만 그는 기꺼이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총무이사를 맡아 또 한 번 위암 정복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디딘다.

“우리나라는 위암을 조기에 예방·발견할 수 있는 장치들이 매우 잘 돼 있습니다. 여전히 흔한 암이긴 해도 이 확실한 무기들을 제때 손에 쥔다면 얼마든지 위암에서 멀어질 수 있다는 것을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TIP. 장재영 교수가 전하는 위암 예방수칙

1. 짜고 자극적인 음식 피하기
2. 음식의 탄 부분은 먹지 말고 뜨거운 음식은 식혀 먹기
3. 채소와 과일 등 식이섬유와 비타민이 풍부한 음식 고루 섭취하기
4. 과음하지 않기(술잔 돌리는 행동 금물)
5. 금연하기(특히 새로 담배 시작하지 말기)
6. 찌개 등을 먹을 때는 개인 접시 사용하기
7. 매일 규칙적으로 운동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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