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 유병장수 시대에 대처하는 집사의 자세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 유병장수 시대에 대처하는 집사의 자세
  • 유현진 닥터캣 고양이병원(고양이동물병원) 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11.07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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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진 고양이전문병원 닥터캣(고양이친화병원 인증) 원장
유현진 고양이전문병원 닥터캣(고양이친화병원 인증) 원장

인간의 평균 수명이 길어졌다. 더불어 개와 고양이도 수명이 많이 늘어났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좋은 음식을 먹고 안전한 실내에서 보호받으며 살게 됐다. 그러나 수명이 늘어났다고 해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노화되고 여러 질병을 겪게 되는 신체 변화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과거에는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아파서 동물병원을 찾았기에 이미 질병이 심각하게 진행돼 치료에 큰 어려움이 있다면 요즘은 사람도 동물도 주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아서 임상적으로 심각한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질병을 조기 발견하는 비율이 현격히 높아졌다. 완치하기 힘든 질환이라도 평소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정도 수준에서 오랜 기간 관리할 수 있는 환자가 많아졌다. 실제로 고양이 중 갑상샘기능항진증, 당뇨, 만성신부전 환자가 많아졌다. 노인 중에 고혈압과 당뇨, 관절염을 같이 앓는 환자를 보는 것이 특이하지 않듯이, 고양이도 한 가지 질병만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 두 가지, 혹은 세 가지 이상의 질병을 함께 가지고 있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필자가 참가한 미국 고양이학회(AAFP; American Association of Feline Practitioners)에서는 최근 고양이에게 흔하게 발병하는 복합질환을 주제로 학회를 진행했다. 언급되었던 주요 복합감염질환은 아래와 같다.

▲만성신부전 + 갑상샘기능항진증 ▲만성신부전 + 퇴행성관절염 ▲만성신부전 + 비대성심근증 ▲만성신부전 + 고혈압 ▲만성신부전 + 당뇨 ▲만성신부전 + 염증성장질병(IBD) ▲만성신부전 + 구내염 ▲당뇨 + 하부요로계질환 ▲당뇨 + 염증성장질병(IBD) ▲당뇨 + 갑상샘기능항진증 ▲갑상샘기능항진증 + 고혈압 ▲갑상샘기능항진증 + 비대성심근증 ▲갑상샘기능항진증 + 염증성장질병

이처럼 복잡한 만성 질환을 함께 앓는 고양이를 치료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수의사와 보호자의 관심 속에 많은 연구가 진행 중이고, 인간(보호자)과 동물(고양이)의 삶의 질을 저하하지 않으면서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선 고양이는 작은 개가 아니다. 스트레스 유발 인자들이 신경계, 면역계, 호르몬계에 전반적인 영향을 끼치고 많은 질병의 위험인자로 작용한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아파트와 공동주거 환경의 비율이 높은 우리나라의 고양이는 좁은 실내 환경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상대적으로 많다. 다묘 정이라면 그 가능성은 더욱 증가한다. 예방은 최선의 치료라는 말이 있다. 실내 환경의 풍부화는 건강한 고양이의 삶을 위해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한 것 같다.

두 번째 주기적인 정기 검진이다. 고양이는 아픈 곳이 있어도 겉으로 표현하지 않는다. 아픈 곳을 숨기는데 천부적인 재능이 있다. 평소 행동을 유심히 관찰하고 치과검진을 포함한 주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질병을 조기 발견하면 그만큼 치료가 힘들지 않다.

세 번째 그런데도 만약 고양이에게 위에 나열한 질환들이 한 가지 혹은 여러 가지 발병한다면 고양이를 잘 이해하고 고양이의 질환에 경험이 많은 동물병원에서 치료와 관리를 받으면 된다. 우리나라에는 고양이 친화적인 진료를 하는 동물병원이 늘어나고 있고, 고양이 전문 수의사들의 수준과 열정이 매우 높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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