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부비만 있는 노인 ‘치매’에도 취약…“허리둘레 점검해보세요”
복부비만 있는 노인 ‘치매’에도 취약…“허리둘레 점검해보세요”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11.08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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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구로병원 교수진, 세계 최초 노인 복부비만-치매 발병위험 연관성 증명
“정상체중이어도 복부비만 있으면 치매 발병위험 높아”
고대구로병원 내분비내과 류혜진 교수(왼쪽)·산부인과 조금준 교수

인구 고령화로 ‘치매’ 정복을 향한 학계의 발걸음이 더욱 가속화됐다. 치료제 개발은 물론 치매의 위험인자를 밝히는 연구들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노년기의 허리둘레가 클수록 치매 발병위험이 더 높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물론 그간 많은 연구들을 통해 비만은 치매의 위험인자로 밝혀졌다. 하지만 영국에서 실시한 대규모 임상 연구데이터에서는 비만 판단의 척도인 BMI(체질량지수)가 치매 발병률과 반비례한 결과를 보여 정말 비만과 치매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지 아리송한 상황이었다.

이에 고대구로병원 빅데이터 연구회 내분비내과 류혜진, 산부인과 조금준 교수팀은 노인 비만 특징에 착안, 비만 판단 척도를 하나 더 추가해 연구를 진행했다. 즉 노인 비만은 체중이 아닌 지방조직이 증가하는 것이 특징인데 BMI는 지방과 제지방량(지방을 제외한 뼈, 근육 등 모든 조직)을 구분할 수 없어 노인의 비만을 판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 따라서 노인 연령층에서는 ‘허리둘레’가 BMI보다 복부 내장지방 평가에 더욱 정확한 비만 판단지표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결과로 복부비만이 각종 비만 동반질환뿐 아니라 치매 위험까지 높인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나이 들면 뱃살이 쉽게 찌기 때문에 중장년층은 복부비만 관리에 더욱 경각심을 가져야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복부비만 있으면 치매 발병위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DB(2009~2015년 국가건강거진에 참여한 65세 이상 87만2082명 분석)를 활용해 허리둘레 및 BMI와 치매 발병위험성을 비교했다. 단 노년기 BMI는 동반질환 및 기저질환에 의해 혼란을 야기할 수 있어 BMI를 포함한 나이, 혈압, 콜레스테롤 및 다양한 생활습관요인(흡연여부, 음주량, 운동량) 등을 조정한 후 노년기 허리둘레와 치매의 연관성을 산출했다.

그 결과 국내 복부비만의 진단기준에 해당하는 남성(허리둘레 90cm 이상)과 여성(허리둘레 85cm 이상)들은 그렇지 않은 남성과 여성에 비해 치매 위험률이 현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 위험률은 허리둘레 정상범위인 남성 85~90cm, 여성 80~85cm 이후 5cm 증가함에 따라 단계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복부비만을 가진 정상체중 노인은 복부비만이 없는 정상체중 노인에 비해 남성의 경우 15%, 여성의 경우 23% 치매위험률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류혜진 교수는 “이번 연구는 노인 연령층에서 비만과 연관된 치매 위험성을 평가할 때는 허리둘레도 고려해야한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연구의의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비만학술지 ‘Obesity’ 2019년 11월호에 게재됐으며 이달의 저널(Editor’s choice)에 선정됐다.

BMI(체질량지수)가 정상이어도 복부비만이 있으면 동반질환 위험이 높아지는 것을 알 수 있다.

■나이 들수록 뱃살 두둑, 생활습관 점검 필수

실제로 복부비만은 치매 외에도 지방간, 통풍, 심혈관질환, 당뇨병 등 비만의 동반질환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인에서 체질량지수와 허리둘레에 따른 동반질환 위험도를 살펴보면 체질량지수가 정상에 해당해도 복부비만이 있으면 동반질환 위험도가 높아짐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나이 들면 배가 볼록해지는 올챙이 체형으로 변하기 쉽다. 특히 남성은 남성호르몬 분비가 줄면서 근육이 소실되는데 이때 기초대사량이 감소하고 운동량까지 부족해지면 배만 불룩하게 나오는 것이다.

복부비만을 예방하려면 중장년기 생활습관을 바로잡는 것이 중요하다. 술자리와 야식은 피하고 기름지고 열량이 높은 음식보다는 신선한 과일과 채소 등을 많이 섭취한다.

특히 복부는 다른 신체부위보다 근육량이 적어 살이 쉽게 붙는 데다 한 번 지방이 붙으면 쉽게 빠지지도 않는다. 따라서 스스로 근력운동을 꾸준히 해서 근육량을 늘리는 것이 좋다. 특히 뱃살을 줄이는 데는 옆구리운동, 등배운동, 윗몸일으키기 같은 몸의 중심부 근육을 많이 움직이는 운동이 좋다. 단 중장년층은 관절과 체력이 많이 약해진 상태라 무리하지 말고 자신의 능력을 고려해 운동강도를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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