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관리도 스펙인 시대… 만성 중증 손습진 치료방법은?
외모관리도 스펙인 시대… 만성 중증 손습진 치료방법은?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11.19 17: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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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중증 손습진의 경우 손 표면의 30%가 ▲과각화증 ▲홍반 ▲태선화 ▲인설 ▲갈라짐 ▲수포 등으로 뒤덮이기 때문에 사회생활에 불편함을 겪는다(사진출처=클립아트코리아).
만성 중증 손습진의 경우 손 표면의 30%가 ▲과각화증 ▲홍반 ▲태선화 ▲인설 ▲갈라짐 ▲수포 등으로 뒤덮이기 때문에 사회생활에 불편함을 겪는다(사진출처=클립아트코리아).

어느덧 숨을 들이마시면 차가운 공기가 폐부에 가득 참을 느낀다. 기온은 영하로 떨어지면서 땅이 단단히 굳어버렸다. 하지만 이런 겨울 땅보다 더 단단히 굳어버린 취업시장으로 인해 마음이 얼어버린 사람이 있다. 바로 취준생이다.

갈수록 극심해지는 취업난. 취업포털 사이트 잡코리아를 통해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하반기 대졸 신입직 채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대졸 신입직을 채용하지 않는다고 답한 기업은 34.2%였다. 기업 세 곳 중 한 곳은 아예 대졸 신입사원을 뽑지 않기로 한 셈이다.

구직자들은 취업문을 뚫기 위해 스펙뿐만 아니라 외모까지 관리하고 있는 추세다. 취업포털 사이트 사람인에서 구직자 38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구직자 중 55.5%가 취업을 위해 외모관리를 한다고 답했다.

이런 좁디좁은 취업문을 뚫다 보면 최종관문인 면접장에 도착한다. 면접장 문을 여는 순간 매의 눈으로 면접관들은 구직자들을 살펴본다. 이런 상황에 만성 중증 손습진환자는 손 전반에서 발생하는 염증으로 혹여나 면접에 불이익이 있지 않을까 노심초사한다.

실제 취업준비생 커뮤니티 등에서 관련 증상으로 인해 고통을 호소하는 사례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한 네티즌은 “취업 준비로 여러 기업면접을 보러 다니는데 손이 이 모양이니 의욕이 없다. 심할 때는 집에서 며칠동안 울고 있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만성 중증 손습진…전염병 아니에요

보통 손습진의 경우 물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발생하는 경증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만성 중증 손습진의 경우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12개월 안에 두 번 이상 재발되면 만성 중증 손습진이다. 또 ▲과각화증 ▲홍반 ▲태선화 ▲인설 ▲갈라짐 ▲수포 등 손 표면의 30%이상에서 발생하며 통증 또한 심하기 때문에 환자들의 자존감은 ‘뚝’ 떨어진다.

만성중증손습진은 신체적 고통은 물론 정신적, 사회적 고통도 따르는 중증질환이다. 실제 여러 연구를 통해 손습진환자 2명 중 1명은 불안장애나 우울증을 경험했으며 환자 과반수 이상이 전염병으로 의심을 받은 적이 있다.

만성 중증 손습진의 경우 환자 60%가 국소스테로이드 제제에 반응이 없기 때문에 6주 이상 치료했음에도 불구하고 차도가 없다면 전문의와 상담 후 다른 치료 옵션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것이 좋다(사진출처=클립아트코리아).
만성 중증 손습진의 경우 환자 60%가 국소스테로이드 제제에 반응이 없기 때문에 6주 이상 치료했는데도 차도가 없다면 전문의와 상담 후 다른 치료 옵션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것이 좋다(사진출처=클립아트코리아).

심지어 사회생활에서도 만성 중증 손습진으로 손해를 입는 경우도 있다. 독일 하이델베르크 의과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손습진환자의 48%가 7일 동안 병가를 낸 적이 있으며 19.9%는 장기병가를 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환자 중 23%는 손습진증상으로 인해 실직을 경험했으며 15%는 실업 혹은 장애연금을 통해 노동시장에서 배제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만성 중증 손습진의 빠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함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순천향대천안병원 피부과 이성열 교수는 “손습진 가벼운 질환으로 치부되는 경우가 많지만 자칫 잘못해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면 만성중증의 상태로 악화돼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대표적인 질환 중 하나”라며 “특히 직장을 구하고자 하는 구직자는 손습진 증상으로 자존감이 떨어지거나 취업 불이익을 받는 경우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증상이 발현되는 즉시 피부과를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 환자 60%이상 국소스테로이드에 반응없어

일반적으로 만성 중증 손습진 환자에게는 국소스테로이드 제제가 처방된다. 하지만 만성 중증 손습진 환자의 60% 이상은 강력한 국소스테로이드 치료에도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만약 국소스테로이드 제제로 6주 이상 치료했는데도 차도가 없다면 전문의와 상담 후 경구용치료제 등 다른 치료 옵션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것이 치료예후에 도움이 된다.

알리트레티노인의 경우 만성 중증 손습진에 대한 면역억제제가 아닌 유일한 경구용 비스테로이드성 치료제로 장기간 복용해도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다.

국제 가이드라인인 유럽 접촉 피부염 학회(ESCD) 지침에도 1차 치료인 국소 스테로이드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다면 경구제인 알리트레티노인(GSK 알리톡)으로 2차치료제로 쓰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성열 교수는 “손습진은 일상에서 쉽게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지만 많은 이가 치료시기를 놓쳐 만성으로 악화하는 경우가 있다”며 “의약기술의 발달로 현재 손습진이 만성 중증 상태로 악화해도 알리트레티노인 등의 약물치료를 통해 증상이 호전될 수 있기 때문에 포기 말고 전문적인 치료를 받길 권장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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