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의학, 그림의 떡 아닌 ‘눈앞 현실’ 돼야”…대한종양내과학회, 두 팔 걷었다
“정밀의학, 그림의 떡 아닌 ‘눈앞 현실’ 돼야”…대한종양내과학회, 두 팔 걷었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11.20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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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치료의 미래, 정밀의학’ 주제 기자간담회 개최
정밀의학 인식증진 위한 다양한 정보 소개
K-PM, K-MASTER 사업단 등 종양학계 노력 공유
대한종양내과학회는 ‘항암치료의 날’을 통해 항암치료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높이고 환자들에게는 암 극복을 위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암 치료의 핵심 원동력으로 꼽히는 정밀의학과 이에 중요한 기반이 되는 항암치료의 중요성을 알리는 자리를 마련했다. 김태유 이사장이 2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암(癌)’ 정복을 향한 학계의 부단한 노력으로 치료기술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정밀의학의 개념이 대두하면서 암 치료의 패러다임에 또 한 번 희망의 바람이 불었다. 환자 개개인의 고유한 유전자를 정밀하게 분석해 이에 맞는 적합한 치료제를 찾고 적용하는 이른바 ‘맞춤의료’ 시대가 열린 것이다.

특히 종양학계는 정밀의학에 가장 먼저 뛰어들어 활발한 연구를 시행, 암 치료에 있어 정밀의학의 중요성과 발전 필요성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종양학계의 이 목소리는 대한종양내과학회가 20일 제3회 항암치료의 날을 맞아 ‘암 치료의 미래, 정밀의학’을 주제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구체화됐다.

대한종양내과학회 김태유 이사장(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은 “항암치료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우리 학회는 2017년부터 항암치료의 날 행사를 진행하고 지난해부터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있다”며 “특히 올해는 암 치료의 미래를 이끌 핵심 원동력으로 꼽히고 있는 정밀의학을 주제로 소통의 폭을 넓히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학회 소속 의료진들이 직접 발표에 나섰다. 의료진들은 정밀의학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들과 현 정밀의학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학회가 쏟고 있는 노력 등을 자세히 소개했다.

■종양학, 정밀의학의 중심에 서다

먼저 대한종양내과학회 오도연 총무이사(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정밀종양학 시대의 종양내과 의사의 역할과 전문성’을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오도연 총무이사는 “현재 암 치료는 정밀진단을 위해 형성된 환자의 빅데이터, 즉 각종 인체 유래물과 유전체에서 얻은 정보를 통해 질병 치료는 물론, 예방까지 모든 단계에서 개인 맞춤형으로 시행되고 있다”며 “이러한 정밀의학이 가장 먼저 발전하고 활발히 연구가 시행되고 있는 분야는 종양학으로 현재 종양내과 의사들은 책임감을 갖고 정밀의료의 발전과 또 이것이 환자들에게 실질적으로 잘 적용될 수 있도록 하는 데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오도연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대한종양내과학회는 대한항암요법연구회와 함께 정밀의료 암 진단·치료법 개발 사업단(K-MASTER)을 구성, 정밀의료 임상연구를 활성화하고 있다. 또 ‘암 정밀의료 네트워킹 그룹(Korean Precision Medicine Networking Group, 이하 K-PM)’을 구축해 종양내과 의료진들에게 유전정보 분석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각 병원 간의 협력을 통한 빅데이터를 구축을 최종 목표로 관련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K-PM, 정밀의료 현실화 고삐 당겨

분당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김지현 교수는 ‘암 정밀의료를 진료실로 : 현실화를 위한 제언’을 주제로 현 정밀의료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특히 김지현 교수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Necct generation sequencing, 한꺼번에 수백가지 유전자의 이상을 검사, 이하 NGS)을 통해 개개인의 암을 유발하는 유전자 이상을 진단하고 이에 맞는 치료제를 선택할 수 있게 됐지만 정작 치료제가 환자들에게 가기까지는 제한이 많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지현 교수는 “2017년 3월부터 10대 암에 대해 NGS유전자 패널검사에 대해 건강보험이 적용, 올해 5월에는 전체 암종으로 범위가 확대돼 암환자를 위한 검사의 접근성은 향상됐다”며 “하지만 유전자 이상이 발견돼도 이를 치료할 수 있는 약제가 존재하지 않거나 치료약제가 있어도 해당 암종이 비보험이라 환자의 경제적부담이 높아 그야말로 ‘그림의 떡’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대한종양내과학회가 대한항암요법연구회와 힘을 합쳐 K-PM 발족에 나선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K-PM은 NGS패널 결과를 정확히 해석해 치료선정에 이용할 수 있는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해석이 어려운 유전자이상을 NGS종양분석회의(tumor board)에서 논의해 치료법을 제안하는 등 정밀의료의 현실화를 앞당기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지현 교수는 “환자 개개인을 정밀하게 분석해 유전자변이와 그에 맞는 치료제를 찾아낸다 해도 그것이 정작 환자에게 제공되지 못하면 소용없다”며 “이미 세계 각국에서는 정밀의료 활성화를 위한 제도를 국가 차원에서 마련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정부와 의료계, 제약사 등이 힘을 합쳐 제도 마련에 머리를 맞대야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K-MASTER사업단, 정밀의학 인식증진·저변확대 이끈다

K-PM과 더불어 정밀의학 현실화에 힘을 불어넣고 있는 것이 바로 K-MASTER사업단이다. K-MASTER 사업단은 2017년부터 정부 지원 아래 고대안암병원 주관으로 대한항암요법연구회와 협력해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현재 사업단에는 국내 55개 기관의 종양내과 의사들이 참여, 약 4000여명의 암환자의 유전체 프로파일링이 진행됐고 18개의 맞춤 정밀의학 기반 임상연구가 진행 또는 준비 중이다. 특히 우리가 잘 아는 유방암, 폐암 외에도 희귀암에서도 임상연구가 이뤄지고 있어 모든 암종이 정밀의학을 통해 이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고대안암병원 종양혈액내과 박경화 교수는 “전국의 종양내과 의사들의 적극적인 연구 참여와 신약 임상시험을 통해 의사들에게는 유전자분석에 대한 노하우와 경험을 축적하게 하고 환자들은 의료보험으로 접근이 어려운 신약 치료기회를 갖게 됐다”며 “사업단은 앞으로도 정밀의학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이것이 진료현장에서 원활하게 적용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오후에 열린 행사에서 한국유방암환우연합회 난타팀(왼쪽)과 암경험자공연팀 ‘룰루랄라 합창단’(오른쪽)이 멋진 오프닝공연을 선보였다.

■“항암치료 인식 높이고 치료의지 다지는 계기 되길”

한편 대한종양내과학회는 기자간담회 후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해 암 환우들에게 치료 의지와 희망을 불어넣었다.

먼저 암 환우로 구성된 암경험자공연팀 ‘룰루랄라 합창단’과 한국유방암환우연합회 난타팀은 멋진 오프닝 공연을 선보이며 또 다른 암 환우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선사했다.

암 치료 명의들은 ‘진료실에서 못다 한 암 이야기’를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김상위 교수가 폐암에 대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종양내과 의사들은 오후 행사에도 적극 참여, 오늘만큼은 진료실 밖을 벗어나 항암치료 인식 개선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진료실에서 못다 한 암 이야기’를 주제로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방영주 교수가 ‘위암’에 대해,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김상위 교수가 ‘폐암’에 대해 강연하며 암에 대한 궁금증을 속 시원히 풀어줬다.

대한종양내과학회 임원진들은 앞으로도 많은 환자들이 의료진을 믿고 적극 치료에 임할 수 있도록 항암치료에 대한 인식 증진에 앞장설 것을 다짐했다.

뒤이어 대한항암요법연구회 강진형 회장(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은 임상시험을 통한 항암치료와 비전에 대해 발표하며 암 치료에 있어 항암치료의 중요성을 다시금 강조했다.

강진형 회장은 “현 시각에도 암 치료를 위한 전문가들이 암 정복을 위해 연구협력에 힘쓰고 있다”며 “환자 분들이 의료진을 믿고 함께 꾸준히 치료를 이어감으로써 암을 보다 빨리 정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태유 이사장은 “현재 항암치료는 정밀의료기술과 만나 나날이 발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여전히 대중의 인식은 저조하다”며 “학회는 항암치료의 중요성에 대해 널리 알리고 또 발전한 암 치료법이 의료현장에서 환자들에게 원활하게 적용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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