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가 크레이트를 안식처로 여기게 하려면?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가 크레이트를 안식처로 여기게 하려면?
  • 김동인 부산동물병원 다솜동물메디컬센터 내과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11.22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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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동물병원 다솜동물메디컬센터 내과원장
부산동물병원 다솜동물메디컬센터 내과원장

최근 TV프로그램을 통해서 강아지의 분리불안에 관한 이야기와 경험을 자주 접해봤을 것이다. 여러 가지 해결책이 제시되고 있지만, 해결되지 않을 때가 많다.

강아지를 집에 혼자 두게 됐을 때 강아지는 우리가 원하지 않는 나쁜 습관을 스스로 터득한다. 강아지에게 완전한 자유를 주고자 집을 비워둔다면, 집안의 모든 사물은 강아지가 갖고 놀 수 있는 장난감이 된다. 내 비싼 옷, 신발, 가방을 비싼 침대나 이불 위에서 씹고, 뜯고, 먹을 것이다. 그래서 크레이트 교육이 필요하다.

크레이트는 이동할 수 있는 개집이다. 문과 위 뚜껑이 열리는 플라스틱 제품이 가장 좋다. 그리고 몇 가지 기능성 장난감이 필요하다. 콩(Kong), 비지버디(Busy buddy) 등 여러 가지 흥미유발 장난감이다.

콩장난감은 속이 비어있는 원뿔 형태의 생고무로 된 제품이다. 빈 공간에 트릿 같은 간식을 채워 넣을 수 있다. 먼저 내부 벽면에 땅콩버터를 칠해주고 가장 안쪽에 제일 맛있는 간식, 중간에는 중간 맛의 간식, 입구 쪽엔 일반적인 간식을 넣어서 꽉 메운 다음 꿀이나 식빵으로 막아서 준다. 이것을 5개 이상 준비한다. 비지버디는 비행접시 모양으로 위아래로 분리되는 생고무 제품이다. 이 역시 간식을 사이즈별로 넣고 닫아준다. 간식 배출이 불규칙하므로 한 번씩 크게 나오면 흥미유발이 크다.

강아지가 크레이트를 처음 접한다면 크레이트는 강아지에게 좋은 장소가 돼야만 한다. 크레이트 주변에 간식을 잘게 잘라 뿌려줘서 크레이트에 대해 좋은 인상을 받게 한다. 크레이트 문을 열고 간식을 입구 가까운 곳부터 점점 깊숙한 곳까지 넣어준다. 몸 전체가 크레이트 안으로 들어가면 크레이트 옆 구멍을 통해 간식을 넣어준다. 강아지가 크레이트 밖으로 나오면 간식은 안 줘야 한다. 간식을 먹느라 정신이 없을 때 문을 살짝 닫아보고 계속해서 간식을 크레이트 옆 구멍으로 넣어준다. 그러고 나서 문을 바로 열어준다. 이렇게 반복훈련을 해서 강아지가 크레이트를 좋은 공간으로 인식한다면 말로 지시해서 크레이트에 넣는 것도 가능해진다.

크레이트에 조금 더 머물게 하기 위해서 크레이트 안으로 위에서 언급한 콩이나 비지버디같은 흥미유발 장난감을 2~3개 정도 넣어준다. 크레이트에서 편히 잠잘 수 있는 단계까지 훈련한다. 강아지가 크레이트를 집처럼 느끼고 잠까지 잘 수 있게 되면 보호자는 편해진다. 보호자가 잘 때 강아지도 크레이트에서 잘 것이다. 집을 비워두더라도 강아지는 집에서 가장 즐겁고 좋은 공간으로 인식한 크레이트에서 휴식을 취하며 보호자를 기다릴 것이다.

덧붙이자면 크레이트가 강아지를 감옥처럼 감금하는 부정적인 용도로 사용돼서는 안 된다. 항상 편히 쉴 수 있고 즐거운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놓기만 한다면 강아지와 보호자를 위한 최고의 장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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