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한의 화장품 파헤치기] 속눈썹연장술에 쓰는 아찔한 인조속눈썹, 과연 눈 건강엔?
[닥터 한의 화장품 파헤치기] 속눈썹연장술에 쓰는 아찔한 인조속눈썹, 과연 눈 건강엔?
  • 한정선 향장학 박사(아시아의료미용교육협회 부회장) (fk0824@k-health.com)
  • 승인 2019.11.22 14: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정선 향장학 박사(아시아의료미용교육협회 부회장)
한정선 향장학 박사(아시아의료미용교육협회 부회장)

오랜만에 만난 친구의 얼굴이 달라졌다. 분명 수술이나 시술은 아닌데 갑자기 바비인형 눈이 됐다. 자세히 보니 C컬 모양의 인조속눈썹으로 또렷한 눈매를 완성해 이미지를 확 바꾼 것이다. 필자도 뒤질세라 당장 숍을 방문해 더 길고 두꺼운 속눈썹을 붙였다. 나름 쾌재를 부르며 친구보다 예뻐진 스스로를 칭찬했지만 만족감도 오래가지 못했다. 불편은 고사하고 눈가알레르기 때문에 병원까지 방문해야했다.

‘속눈썹연장술’이란 말 그대로 속눈썹에 인조속눈썹을 가닥가닥 붙여 연장하는 기술로 매일 마스카라를 하거나 1회용 속눈썹을 사용해온 여성들에게 그야말로 혁신적인 아이템이다. 한번 붙이면 수주에서 수개월까지 유지할 수 있어 그야말로 바쁜 여성들에게는 ‘혁명’이라고까지 표현된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속눈썹은 일반적으로 하루에 0.18mm 정도 자라며 머리카락이 자라는 속도의 1/2정도다. 머리카락과 마찬가지로 생장기, 퇴행기, 휴지기를 거치며 자라고 빠지고 보충되는 과정을 되풀이한다.

속눈썹은 외부의 땀과 먼지로부터 눈을 보호해야하기 때문에 최적의 길이를 유지하도록 진화됐다. 따라서 속눈썹은 마냥 길다고 해서 좋은 것이 아니다. 눈을 보호하기 위한 최적의 길이를 유지해야한다.

속눈썹연장술의 치명적 단점은 빠질 시기가 아닌 본래의 속눈썹까지 빠진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속눈썹을 연장하기 위해서는 속눈썹모근에서 1mm정도 떨어진 곳에에 접착제로 붙여야하는데 지나치게 모근 가까이 붙이면 인조속눈썹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모근이 약해지면서 본래의 속눈썹까지 빠지는 것이다.

속눈썹 전문가들은 한 올 한 올 인조속눈썹을 올려서 연장하기 때문에 퇴행기를 맞은 속눈썹이 자연스럽게 빠진다고 주장하지만 길이가 서로 다르고 가늘디가는 속눈썹 한 올마다 인조속눈썹을 자로 잰 듯 올리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실제로 도중에 빠진 본래 속눈썹을 보면 접착제로 덕지덕지 붙인 인조속눈썹이 붙어있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게다가 속눈썹연장으로 인해 각막염, 결막염진단을 받거나 안구손상을 입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속눈썹연장 시 사용되는 접착제의 유해성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몇 해 전 한국소비자위원회가 속눈썹접착제의 위해성에 대해 조사한 결과 대표적인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와 ‘톨루엔’이 기준치를 훨씬 초과하는 것으로 보고돼 충격을 줬다. 이들 성분은 피부접촉이나 호흡기흡입을 통해 신경계장애를 일으키는 발암물질로 화장품원료로 사용이 금지됐다. 그런데도 이를 얼굴 부위 중 가장 민감한 눈가에 미용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니 씩씩함을 넘어 무모하기 이를 데 없다.

속눈썹연장을 해본 사람들은 공감하겠지만 눈가를 깨끗이 씻을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혹시라도 속눈썹연장모가 떨어질까 조심조심 세안하다보니 속눈썹의 본래 역할인 먼지 및 이물질제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속눈썹연장모가 엉켜있거나 눈곱이 자주 끼는 불편도 비일비재하다.

속눈썹연장모의 종류는 실크모, 밍크모, 벨벳모 등 다양하다. 하지만 이들은 천연모가 아니라 아쉽게도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합성섬유다. 천연모를 그대로 사용할 경우 소비자가 원하는 모양과 컬을 절대 유지할 수 없다. 결국 화학접착제와 합성플라스틱을 이용해 눈 건강을 해치는 미용작업일 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