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견생에 매우 중요한 산책, 보호자 건강증진 효과까지!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견생에 매우 중요한 산책, 보호자 건강증진 효과까지!
  • 김현욱 24시 해마루동물병원 대표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11.23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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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욱 24시 분당 해마루동물병원 대표원장
김현욱 24시 분당 해마루동물병원 대표원장

노벨상 수상자인 K. 로렌츠는 1983년 애완동물 심포지엄에서 사랑스러워 구경하고 싶은 동물을 뜻하는 ‘애완동물(Pet Animal)’ 대신 인간과 더불어 살아가는 동물을 뜻하는 ‘반려동물 (Companion Animal)’로 표현하자고 제안했다.

우리나라도 몇 년 전부터 애완동물보다 반려동물이 훨씬 익숙해졌다. 우리나라 반려동물 보호자는 자신을 엄마, 아빠로 칭하며 개와 고양이를 가족 구성원으로 여기는 경우가 85.6%로 높은 편이다. 이를 ‘펫팸족(Pet+Family)’이라 한다. 하지만 반려동물에 대한 책임의식과 문화수준은 반려인 천만시대에 걸맞지 않다.

2018년 12월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서 발표한 ‘2018 반려동물보고서, 반려동물 연관산업 현황과 양육실태’에 따르면 반려견 양육가구 중 겨우 20.5%만 매일 반려동물과 운동이나 산책 등 실외활동을 하고 있다. 국내는 아직 반려견 산책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다는 얘기다.

많은 반려동물 행동전문가는 ‘개는 호기심과 에너지가 많아 외부활동이 삶의 매우 중요한 부분이며, 보호자는 동물에게도 이러한 기본욕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명확히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즉 반려견 산책은 넘치는 육체적·정신적 에너지를 소모하기 위해 반드시 실시해야한다.

참고로 선진국은 반려견 산책을 동물복지를 위해 보호자가 해야 할 기본의무로 정하고 있다. 독일에선 반려견이 하루 동안 산책을 하지 않을 땐 이웃이 보호자를 동물학대로 고발하기도 하며, 최근 호주에선 24시간 이상 반려견을 산책시키지 않으면 원화 330만 원 상당의 벌금을 부과하자는 입법활동이 벌어지고 있다. 그만큼 반려견이 매일 산책할 수 있느냐는 반려견 복지의 수준을 평가할 수 있는 척도가 된다.

우리와 함께 사는 반려견 중 일부는 사냥이나 사역을 목적으로 번식돼 하루에 필요한 운동량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문제행동이 나타날 때가 흔하다. 전문가들은 규칙적인 산책과 외부활동이 문제행동의 상당부분을 예방하거나 증상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반려견이 사교적이지 않다면 그룹을 이뤄(예를 들어서 5마리 이상 반려견이 함께) 산책하는 것이 사회성을 기를 수 있는 매우 좋은 기회가 된다.

반려견 산책은 보호자에게도 이득이다. 보호자는 반려견과 함께하며 행복감을 더 느끼게 되는데, 산책은 먹을 것을 주는 것 이상으로 반려견과 가까워질 수 있고 상호 교감과 신뢰감을 쌓을 수 있는 효과가 있다.

반려견 산책으로 보호자의 건강도 증진된다. 미국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 소속 프란시스코 로페즈-히메네즈 심장 전문의의 최근 연구발표에 따르면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은 더 규칙적으로 산책 등의 활동을 하게 되고 더 건강한 음식 섭취를 통해 혈당이 잘 관리됐다고 한다. 이러한 운동은 반려견과 동반 산책하는 사람의 체중과 혈당을 유지하도록 해 심장건강을 증진한다. 한 조사에 따르면 반려견과 함께 하는 운동이 심근경색의 위험을 35~55% 정도 떨어뜨린다고 한다. 관절을 더 튼튼하게 해주는 건 덤이다.

한편 반려견을 키우지 않는 시민은 야외에서 처리되지 않은 개의 대소변을 봤거나 언론에서 연이어 보도하는 개물림 사고를 보고 반려견 외부활동(산책)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동물등록을 하고 반려견 산책 시 반려견을 제어할 수 있는 목줄 착용, 대소변 처리를 위한 용품 지참 및 깔끔한 처리, 반려견이 외부에서 예절 바른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사전 교육 실시 등 펫티켓을 준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그리고 반려견을 키우지 않는 시민도 반려견 산책이 반려견의 복지를 위해 중요하며, 또한 함께하는 보호자의 건강을 증진해 결국 국가 의료재정에도 도움이 되는 긍정적 효과가 더 크다는 것을 이해해야한다. 이를 근거로 했을 때 반려견 산책을 장려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도 필요하다. 안전하게 산책할 수 있는 산책로를 정비하고 목줄 착용만 강요할 것이 아니라 산책 중 잠깐이라도 반려견을 풀어서 자유를 줄 수 있는 작은 반려견 놀이터를 만들어야 한다.

필자가 돌보는 유기견 출신 사랑이가 산책을 즐기는 모습
필자가 돌보는 유기견 출신 사랑이가 산책을 즐기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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