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식염수, 눈에 넣지 마세요
생리식염수, 눈에 넣지 마세요
  • 정일영 대전 십자약국 약사
  • 승인 2013.09.03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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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생리식염수를 눈에 넣었는데 입이 짜요. 왜 그러죠?
약사: 그걸 왜 눈에 넣으셨어요?
환자: 눈이 뻑뻑해서요. 그러면 안 되나요?
약사: 눈이 뻑뻑하면 인공눈물을 넣으셔야지, 생리식염수를 넣으면 안 돼요.
환자: 그래요?
약사: 생리식염수는 소금물이니까 입이 짠 것 맞아요. 다음에는 그렇게 눈에 넣지 마세요.

안경을 쓰면 안 예쁘다고 안경 대신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 사람이 많다.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 사람의 필수품 중 하나가 생리식염수다. 콘택트렌즈를 닦거나 헹굴 때 생리식염수를 많이 쓴다.

생리식염수는 말 그대로 물에 식염(食鹽), 즉 소금을 녹인 ??소금물??이다. 그냥 소금물은 아니고 농도가 0.9%인 소금물을 특별히 생리식염수라 부른다. 소금의 농도가 0.9%여야 삼투압이 몸의 체액과 같아 인체에 사용해도 별 이상이 없다.

설사를 심하게 하거나 땀을 많이 흘려 탈수증에 빠진 사람에게는 급히 수분과 전해질을 공급해야 한다. 그러려면 전해질이 들어있는 음료를 마시거나 체액과 삼투압이 같은 생리식염주사액이나 포도당주사액을 주사해야 한다. 이때 주사약이 아닌 맹물을 혈관에 주사하면 삼투압 차이 때문에 핏속의 혈구가 터질 수 있다. 생리식염주사액 대신 콘택트렌즈를 헹구는 데에 쓰는 생리식염수를 주사하면 절대 안 된다. 훨씬 엄격한 조건으로 만든 생리식염주사액만 몸에 주사할 수 있다.

콘택트렌즈를 헹구거나 닦고 보관하는 용도 외에 생리식염수가 요긴하게 쓰이는 곳이 또 있다.

몸에 생긴 상처에 흙이나 먼지 같은 것이 묻었을 때 맹물이나 소독약으로 씻으면 많이 아픈데 이때 생리식염수를 부어 씻어내면 아프지 않게 더러운 것을 닦아낼 수 있다. 생리식염수는 소독작용이 없어 소독은 별도로 해줘야 한다.

또 상처에 감았던 붕대나 거즈가 상처에서 나온 피나 진물 등으로 상처에 달라붙어 잘 떨어지지 않을 때도 붕대나 거즈 위에 생리식염수를 부어 붕대나 거즈를 충분히 적셔주면 아프지 않게 상처에서 벗겨낼 수 있다.

이외에도 코감기나 알레르기비염 때문에 콧물이 나거나 코가 막히고 재채기가 심할 때 따뜻한 물수건을 코에 덮은 채 숨을 쉬면 도움이 되는데 이때 면봉에 생리식염수를 적셔 콧속 점막에 발라주거나 콧속에 생리식염수를 뿌려줘도 비염증상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이 된다.

컴퓨터작업을 오래 하거나 에어컨을 오래 켜 눈이 건조하고 뻑뻑해졌을 때 생리식염수를 눈에 넣는 사람이 있다. 생리식염수를 눈에 넣으면 눈을 보호하는 기름막이 씻겨나갈 수 있어 좋지 않다. 이때는 꼭 안약으로 된 ‘인공눈물’을 넣어줘야 한다.

콘택트렌즈를 씻거나 헹굴 때 쓰는 생리식염수에는 대장균 등 세균이 없어야 한다. 생리식염수를 쓴 뒤에는 바로 뚜껑을 닫아야 하며 너무 오래된 것은 미련 없이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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