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하의 웰빙의 역설] 심근경색과 중풍은 전조증상이 있다? 없다!
[한동하의 웰빙의 역설] 심근경색과 중풍은 전조증상이 있다? 없다!
  •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11.2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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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날씨가 추워지면서 심근경색환자와 중풍환자가 늘고 있다. 아무래도 날씨가 추워지면 혈관이 수축하고 혈액순환에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더욱더 주의가 필요하다. 그런데 항간에 이들 질환에 전조증상이 있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심근경색과 중풍은 전조증상이 없다.

심근경색과 관련된 증상은 다양하다. 갑자기 가슴이 묵직한 통증이 생기기도 하고 벨트로 가슴을 동여맨 것 같고 누군가 발로 가슴을 짓누르는 것처럼 답답해진다. 또 팔 좌측과 턱 쪽으로 통증이 나타난다. 마치 체한 것처럼 명치가 답답하고 트림이 나고 숨이 차면서 호흡곤란이 오기도 한다.

인터넷에는 이런 증상이 심근경색의 전조증상이기 때문에 심근경색이 발병하지 않도록 조심해야한다고 나와 있다. 하지만 이런 증상은 전조증상이 아니라 이미 심장의 관상동맥이 일부 또는 상당 부위가 막혀서 나타나는 심근경색증상이다.

심근경색의 증상은 사전예고 없이 나타난다. 증상이 유발되는 상황은 특정한 신체적인 활동, 날씨의 급격한 변화, 극심한 스트레스 등에 의해 촉발되기도 하지만 이런 증상은 사전경고 없이 나타난다. 청천벽력, 마른하늘에 날벼락처럼 말이다.

중풍도 마찬가지다. 항간에 중풍과 관련된 증상으로 한쪽 팔다리가 저리거나 마비감이 있는 경우, 말이 어눌해지는 경우, 복시가 생기는 경우, 입이 살짝 일그러지면 와사가 생기는 경우, 갑자기 비틀거리면서 어지러워지면서 균형을 못 잡는 경우, 갑작스러운 심한 두통이 생기는 경우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전조증상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이들 증상 역시 전조증상이 아니라 이미 중풍이 발병한 것이다. 아무런 문제가 없다가 한쪽 손가락이나 팔에 힘이 빠지고 마비감이 수 분간 나타나다가 곧바로 회복이 되는 경우가 있다. 이 또한 전조증상이 아니라 일과성 뇌허혈발작, 일시적인 뇌경색 증상이다. 흔히들 미니 뇌졸중이라고도 부른다. 이 또한 중풍의 한 종류일 뿐이다.

과거 한의서에는 중풍의 전조증상으로 오해할 만한 표현이 나오기는 한다. 한의서에 보면 ‘중풍미점(中風微漸, 중풍증상이 가볍게 나타났다가 심해짐)’이라고 하면서 ‘집게손가락과 가운뎃손가락(또는 엄지손가락과 집게손가락)의 감각이 둔해져서 마비감이 있다면 3년 안에 반드시 중풍이 생긴다. 이런 증상이 있으면 중풍을 예방해야한다’라고 했다.

한의서에 나오는 이 내용 또한 일과성 뇌허혈발작을 기록한 것으로 중풍의 전조증상으로 보기 어렵다. 사실 일과성 뇌허혈발작이 있는 경우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수개월 내에 완전한 중풍(뇌경색)이 찾아오는 것이 정설로 돼 있다.

또 흔히들 오해하는 것 중 하나가 눈꺼풀이나 입술이 씰룩거리면 ‘풍기(風氣)가 있다’고 하면서 중풍이 올까 봐 걱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중풍에서 이러한 떨림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이러한 떨림은 대부분 말초성 안면신경과 관련된 증상으로 중추성인 중풍과는 무관하다. 당연히 안구주위 근육이나 입술의 떨림은 중풍의 전조증상이 아니다.

심근경색과 중풍은 전조증상이 없지만 위험인자를 철저하게 관리하면 막을 수 있다. 위험질환은 비만,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동맥경화, 부정맥 등이다. 이들 질환이 방치되는 경우 결국 심근경색이나 중풍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만일 위에서 언급한 증상들이 나타났을 때 ‘전조증상이니 기다려 보자’라고 생각하면 심각한 지경에 이를 것이다. 바로 119를 불러서 응급실로 가야한다. 심근경색으로 쓰러져서 심장이 멎으면 심폐소생술 외에 그 어떠한 응급처치도 시간낭비일 수 있다. 재차 강조하지만 심근경색과 중풍은 전조증상이라는 예고 없이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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