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창훈 원장의 ‘견’강한 이야기] 고정관념이 부르는 ‘중증 회전근개파열’
[성창훈 원장의 ‘견’강한 이야기] 고정관념이 부르는 ‘중증 회전근개파열’
  • 글 연세훈정형외과 성창훈 원장ㅣ정리·최혜선 객원기자 (hsch6070@k-health.com)
  • 승인 2019.11.27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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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창훈 연세훈정형외과 원장
성창훈 연세훈정형외과 원장

어깨(견)관절은 족부, 슬관절, 주·수부, 고관절, 척추에 비해 유독 많은 고정관념에 쌓여있다. ▲야간에 발생하는 어깨통증은 반드시 ‘오십견’이다 ▲나이 들면 원래 어깨에 통증이 잦다 ▲헬스장에서 어깨운동을 할 때 아픈 것을 견뎌야 근육이 붙는다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모두 실제와는 거리가 먼 고정관념들이다. ▲어깨통증의 대부분은 야간통증이 동반되며 ▲나이 들어도 힘줄이나 근육이 건강하다면 어깨가 아플 리 없고 ▲통증을 견디며 운동하는 것은 외상성질환 유발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여러 고정관념 중 가장 위협적인 것은 ‘파열된 힘줄의 재생치료’에 관한 것이다. 실제로 필자가 만난 광범위파열 및 합병증이 동반된 환자 상당수는 그릇된 인식을 갖고 있었다.

이런 고정관념이 형성된 까닭은 급증하는 어깨질환유병률을 겨냥한 과장·허위광고 탓이다. 수술은 모든 치료 중 가장 최후의 수단이다. 가장 완치에 가깝게 회복시킬 수 있지만 그만큼 통증, 입원, 재활 등의 부담이 뒤따른다. ‘수술 없이 파열된 힘줄재생 가능’이라는 허위광고는 환자의 이런 불안심리를 이용한 것이다.

더욱이 공론화가 가능한 TV나 신문 등의 매스미디어가 아닌 온라인을 통해 전파된 탓에 문제를 바로잡지 못했고 그새 상당수환자는 이미 ‘회전근개파열은 수술 없이도 나을 수 있다’ ‘재생 가능한 약물 및 주사 등이 있다’는 고정관념을 갖게 됐다.  

필자는 이번 기회를 통해 확실히 바로잡고자 한다. 파열된 힘줄재생을 위해서는 혈류공급이 필수다. 하지만 파열된 힘줄에는 수도가 단수되듯 혈류공급이 끊긴다. 따라서 자가재생치료는 확률이 매우 희박하다.

문제는 회전근개파열이 진행형질환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파열의 크기와 정도가 심해진다는 것. 전문학회 및 관련 SCI저널에 따르면 부분파열이 완전파열로, 소파열이 광범위파열로 진행되기까지 평균 2~3년 정도에 불과해 진행속도가 빠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크기보다 상태다. 파열된 힘줄은 시간이 지날수록 주변지방조직으로 변성되거나 힘줄이 괴사될 수 있다. 이 경우 뒤늦게 수술을 시행해도 봉합을 위한 힘줄조직이 불충분해 완전봉합이 불가능하다.  

인류역사에서 고정관념은 늘 큰 피해의 시발점이 되곤 했다. 건강도 마찬가지다. 과잉일반화 또는 부정확하게 일반화된 고정관념은 당신의 건강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망치는 지름길임을 잊지말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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