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되니 ‘더’ 심해지는 피부질환들…다 똑같기만 할까?
겨울 되니 ‘더’ 심해지는 피부질환들…다 똑같기만 할까?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11.29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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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는 대기뿐 아니라 실내 난방으로 생활환경이 더욱 건조해져 피부가 땅기고 가려운 피부건조증이 잘 발생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겨울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수분을 쏙 빼앗아 피부가 건조하고 자주 가렵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이러한 증상을 똑같이 호소해도 갖고 있는 피부문제는 제각각일 수 있다. 즉 어떤 사람은 단순한 피부건조증으로, 어떤 사람은 본래 앓고 있던 피부질환이 겨울철 악화된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겨울철 심해지는 피부질환들과 각 증상의 미묘한 차이를 살펴봤다.

■피부건조증 vs 건조성 습진

피부건조증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으며 겨울철 특히 악화한다. 원래 피부 표피를 이루는 각질세포와 표피지질은 서로 제 역할을 하며 피부 수분이 잘 유지되게 한다. 각질세포 속 자연함습인자가 수분을 끌어당겨 표피층이 수분을 머금게 하고 표피지질은 각질세포 사이 틈을 메워 수분 증발을 막아주는 것.

하지만 날씨가 추워지면 세라마이드 같은 표피지질이 감소해 피부 보호막이 약해지기 쉽다. 이때 겨울철 건조한 대기와 지나친 난방, 뜨거운 물을 사용한 목욕, 때밀기 등이 영향을 미치면서 피부건조증이 악화된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표피지질은 점점 감소하기 때문에 중장년층은 피부건조증이 더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피부건조증의 증상은 피부가 땅기는 느낌부터 가렵고 따끔거리는 증상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주로 종아리, 허벅지 등에서부터 증상이 시작되며 점차 옆구리, 마찰이 심한 골반, 허리주위 등 온몸에서 나타난다.

또 피부건조증이 진행되면 각질이 하얗게 일어나고 피부가 갈라져 몸을 펴는 등의 자세를 취할 때 살이 튼 것처럼 가렵고 따갑다.

고대구로병원 피부과 백유상 교수는 “피부건조증은 가려움이 심하지만 이미 보호막이 약해진 피부를 긁어서 자극하면 피부에 쉽게 상처가 생기고 갈라진 피부 틈새로 감염이 발생, 모낭염, 농양, 봉소염 등이 발생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건조성습진은 피부건조증이 잘 조절되지 않아 심해지면서 고개를 든다. 피부에 각질이 하얗게 일면서 붉어지는데 특히 진물을 동반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각질 때문에 건선과도 헷갈릴 수 있지만 피부각질은 건선이 더 두껍게 나타난다.

겨울에는 피부 수분을 쉽게 빼앗겨 보습에 더욱 신경써야한다(사진=고대구로병원).

■아토피피부염 vs 건선

아토피피부염 역시 겨울철 피부가 건조해지면서 가려움이 심해진다. 아토피피부염은 특히 건선과 자주 혼동되는데 알고 보면 증상이 나타나는 부위가 다르다.

일단 아토피피부염은 주로 어릴 때 발생하며 팔꿈치 안쪽, 무릎 뒤쪽, 사타구니 등 피부가 겹치는 안쪽에 주로 증상이 발생한다. 또 피부가 붉어지고 열감, 진물을 동반하며 가려움이 심하다.

하지만 건선은 팔꿈치 바깥쪽과 무릎 안쪽, 정강이, 두피 등 자극을 많이 받는 피부 바깥쪽에 주로 나타난다. 피부가 붉어지고 짓무르는 아토피피부염과 달리 건선은 발진부위에 흰 각질이 겹겹이 쌓이는 것이 특징이다. 피부병변의 경계가 뚜렷하고 판판하며 아토피부염보다 각질의 양도 훨씬 많다.

건국대병원 피부과 최용범 교수는 “무엇보다 건선은 피부에 주로 증상이 나타나도 전신적인 면역체계 이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몸의 다른 부위에도 염증이 침범할 수 있다”며 “관절을 침범하면 건선관절염이 발생할 수 있고 혈관을 침범하면 협심증, 심근경색 등 심혈관계질환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겨울에는 추위를 잊고자 뜨거운 물로 오래 목욕할 때가 많지만 이는 피부를 더욱 건조하게 만든다. 목욕 물의 온도는 춥지 않을 정도로 미지근하게 맞추고 시간은 15~20분 정도로 짧게 한다. 때를 지나치게 미는 것도 피해야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겨울에는 추위를 잊고자 뜨거운 물로 오래 목욕할 때가 많지만 이는 피부를 더욱 건조하게 만든다. 목욕 물의 온도는 춥지 않을 정도로 미지근하게 맞추고 시간은 15~20분 정도로 짧게 한다. 지나친 때밀기도 피해야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목욕은 미지근한 물로 짧게, 물은 충분히

증상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지만 관리법에는 큰 차이가 없다. 무엇보다 겨울에는 실내외 온도차가 커서 내부 온도와 습도를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내 온도는 약간 서늘하게 유지하고 실내 습도는 최소 40% 이상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목욕은 미지근한 물로 15~20분 정도로만 짧게 하고 목욕 후에는 3분 이내 전신에 보습크림을 골고루 발라준다. 하루에 물을 8컵 정도 충분히 마시는 것도 피부 수분 유지에 도움이 된다.

아토피피부염이 심한 경우에는 좀 더 주의가 필요하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피부과 배유인 교수는 “중증아토피피부염환자의 경우 식품알레르기증상을 동반하고 급격한 온도 및 습도변화, 담배연기 등에도 증상이 갑자기 악화될 수 있다”며 “음식물이나 주변 환경을 파악하고 생활 속에서 피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건선은 아토피피부염보다 알레르기에 영향이 덜 해 음식에 크게 제한을 둘 필요는 없다. 하지만 비만은 건선을 악화시키고 치료효과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고칼로리 음식을 멀리하고 규칙적인 운동으로 적정체중을 유지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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