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기침인 듯 아닌 듯…반려견 ‘기관허탈’주의보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기침인 듯 아닌 듯…반려견 ‘기관허탈’주의보
  •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ㅣ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12.03 15: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

한층 쌀쌀해진 날씨에 동물병원을 찾는 보호자와 반려동물의 옷에서 겨울 티가 난다. 이렇게 기온이 떨어진 시기에는 반려견도 사람처럼 차갑고 건조한 공기에 호흡기가 자극돼 기침을 하기도 한다.

반려견이 어쩌다 한 번씩 ‘콜록’하고 그 외 다른 증상은 없다면 큰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기침 양상과 다른 기침이 장기간 이어진다면 ‘기관허탈’이 나타난 것일 수 있으니 주의해야한다. 치료로 완전히 회복할 수 없는 데다 방치하면 점점 상태가 나빠지니 말이다.

기관은 후두와 기관지 사이를 연결하는 길이다. 정상적인 기관은 탄력 있는 연골과 근육으로 이뤄져 있어 견고한 공기 통로로서 기능을 한다. 하지만 기관이 약해져 구조를 유지하지 못하고 납작하게 눌리거나 좁아지기도 하는데 이것을 기관허탈 또는 기관협착증이라고 한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몰티즈, 요크셔테리어, 치와와, 포메라니안 등 기관이 좁은 소형 견종에게 자주 발생하며 비만, 노령, 유전의 영향이 발생 확률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관허탈의 가장 흔한 증상은 ▲컥컥 거북한 소리를 내며 기침을 한다(기침은 놀이나 산책, 식사로 기관이 조금만 자극받으면 더욱 심해진다) 또 ▲평소 호흡을 원활히 하지 못하거나 ▲가벼운 운동에도 쉽게 지친다 ▲음식이나 물을 삼킬 때 구역질을 한다 등이다. 또 증상이 심하게 악화해 호흡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혀와 잇몸이 파래지는 청색증이 발생하고 사망할 위험도 있다.

기관허탈이 의심되는 반려견은 흉부 엑스레이검사로 진단한다. 기관이 좁아진 정도에 따라 증상이 심하지 않은 1기에서 공기가 통하는 길이 매우 좁아져 거의 없다시피한 4기까지 단계에 맞게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기관허탈로 인한 호흡곤란, 청색증으로 응급실을 찾은 경우라면 진정제 주사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증상이 심하지 않아 천천히 치료를 진행해도 무방하다면 기관지확장제, 기침억제제 등 약물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기관허탈 진행단계가 높거나 약물로 처치한 지 오래된 경우 약물 반응이 떨어지기도 한다. 이때는 주치의와 신중하게 검토해 기관지 스텐트를 장착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투약 외에도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적절한 환경을 조성해 기관허탈을 관리할 수 있다.

일단 반려견의 비만을 예방해야한다. 살찌면 지방조직이 기관을 압박해 기관허탈을 유발하니 적정체중을 유지해야한다.

또 기관을 자극하지 않는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야한다. 반려견이 절대 먼지나 담배 연기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실내가 건조하거나 춥지 않도록 신경 쓰는 것이 좋다.

흥분과 스트레스도 기관허탈 증상을 유발하니 스트레스 줄 만한 요소는 최소화하자. 반려견을 흥분하게 하는 지나친 놀이나 산책도 좋지 않다. 목이 조여 기관을 압박할 만큼 작은 옷을 입히거나 외출 시 목줄을 착용하는 것도 금물이다.

기관허탈로 기침과 호흡곤란이 자주 발생한다면 그 또한 반려견에게 스트레스와 불안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완치할 수 없는 질환이어서 치료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가벼운 의심증상이라도 나타나면 동물병원을 찾아 수의사의 도움을 받길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