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하의 웰빙의 역설] 무심코 넘긴 ‘수족냉증’…자칫 손발 잃을 수도!
[한동하의 웰빙의 역설] 무심코 넘긴 ‘수족냉증’…자칫 손발 잃을 수도!
  •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12.04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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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날씨가 추워지면서 손발이 차가워 고생하는 분들이 많다. 으레 그랬으니까, 추운 겨울이 됐으니까, 컨디션이 안 좋으니까 등등 다양한 원인을 대면서 차가운 손발을 애써 외면한다. 하지만 수족냉증은 자칫 손발을 잃을 수도 있는 심각한 신호라는 것을 알아야한다.

평소 손발이 시리고 차가우면서 아랫배도 차가운 체질(소음인)이 있다. 성격은 예민하고 스트레스에 민감하다. 여름이라도 선풍기 바람이나 에어컨의 찬바람이 싫고 차가운 음료나 음식을 먹어도 속이 불편해진다. 평소 빈혈이나 저혈압이 있는 경우가 많고 체력적으로도 무기력한 경우가 많다. 이러한 증상은 생리적인 범주에 속하기도 한다.

체질과 무관하게 흔히 경험하는 수족냉증은 바로 체했을 때다. 체했다는 것은 일시적으로 위장운동이 되지 않으면서 나타나는 답답함이다. 이때 자율신경계문제로 인해 위장으로 혈액이 몰리면서 손발에는 상대적으로 혈류량이 적어지기 때문에 차가워진다. 위장증상이 사라지면 손발은 다시 따뜻해진다.

정상적인 체질적 소인을 벗어나 수족냉증을 유발하는 질환들도 있다. 먼저 갑상선기능저하증이다. 갑상선은 우리 몸에서 열을 발생시키는 공장에 해당하는 호르몬기관이다. 따라서 갑상선에 염증이 생기거나 갑상선종대가 있으면서 갑상선호르몬의 분비기능에 문제가 있으면 열이 발생되지 않아서 추위를 많이 탄다. 만일 예전과 달리 유난히 무기력하면서 살이 찌고 추위에 민감해졌다면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또 하나는 레이노병이다. 레이노병은 말초동맥이 추위에 노출되면 갑자기 수축하면서 혈류공급이 차단된다. 특히 손가락이 백지장처럼 차가워진다. 손을 찬물에 넣었을 때 갑자기 창백해졌다가 꺼낸 이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혈류공급이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붉게 충혈되고 통증이 나타난다. 수축된 혈관부위에 따라 창백하게 보이는 손가락들은 달라질 수 있다.

실제로 수족냉증을 경험하는 많은 분이 레이노병인 경우가 많다. 다른 심각한 자가면역질환에 의한 일부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를 ‘레이노현상’이라고 하고 그 자체로 문제를 갖고 있는 경우에는 ‘레이노병’ 또는 ‘레이노증후군’으로 부른다. 주로 여성에게 많이 나타난다.

동맥경화증도 혈액순환장애가 발생하면서 수족냉증이 생긴다. 또 척추관절질환도 신경학적인 증상으로 통증이나 저림증상이 나타나면서 손발이 차가워지기도 한다. 또 망상청피반이란 질환은 추운 자극을 받으면 손발이 차가워지면서 혈관경련으로 인해 피부가 얼룩덜룩해진다. 이처럼 수족냉증을 동반하는 질환은 무척 다양하다.

무엇보다 심각한 수족냉증을 유발하는 질환은 바로 버거씨병이다. 버거씨병은 말초동맥이 염증성 변화에 의해 폐색되는 것으로 특히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에게 주로 발병한다. 혈관이 막혀 혈류공급이 안 되기 때문에 조직에 산소, 수분, 영양분의 공급도 끊긴다. 따라서 해당 병변부위의 손이나 발이 창백해지고 푸르스름해지면서 차가워진다. 심한 통증이 나타나고 상처가 생기면 쉽게 괴사된다. 호전되지 않으면 손가락이나 발가락, 심지어 손목이나 발목까지 절단해야하는 경우도 있다. 심각하지 않은 초기 버거씨병은 거머리요법이 특효를 보인다.

손발이 차갑다는 증상은 누구나 경험할 수 있다. 하지만 항상 그랬기 때문에 정상이라고 치부할 수도 없다. 체질적인 증상이라도 생활에 불편함이 있다면 체질개선을 통한 치료가 필요하다. 더군다나 특정 질환에 의한 경우라면 반드시 원인을 찾아 치료해야한다. 수족냉증을 방치하면 자칫 소중한 손발을 잃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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