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자주 발생하지만 꼭 해결해야 하는 고양이구토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자주 발생하지만 꼭 해결해야 하는 고양이구토
  • 유현진 닥터캣 고양이병원(고양이동물병원) 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12.05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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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진 고양이전문병원 닥터캣(고양이친화병원 인증) 원장
유현진 고양이전문병원 닥터캣(고양이친화병원 인증) 원장

고양이는 다양한 이유로 자주 구토한다. 개보다 빈도가 높은 것은 분명하다. 어떤 사람은 고양이는 ‘원래’ 자주 구토를 하니까 그 외 다른 문제가 없다면 방치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소 같은 반추동물 외에는 위 내용물을 게워내는 것이 정상인 포유류는 없으며, 반추동물도 위 내용물을 되새김질하는 것이지 토해내는 것은 아니다. 고양이의 구토는 분명 원인이 있고, 가능하면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 구토의 원인은 다음과 같다.

1. 부적절한 식이

육식동물인 고양이는 양질의 단백질을 적정량 함유한 식사를 해야한다. 단백질 함량이 부족하거나 소화하기 어려운 각종 부산물, 찌꺼기가 포함된 저급한 사료는 구토를 일으키기 쉽다.

2. 식이알레르기

식욕과 활력이 좋고 체중도 감소하지 않던 고양이가 갑자기 구토하면 식이알레르기가 생긴 것은 아닌지 고려해야한다. 같은 음식을 계속 먹는다고 모든 고양이에게 식이알레르기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동일한 단백질원의 사료를 장기간 급여했을 때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닭·오리·참치·연어·소·돼지고기 등 다양한 단백질을 바꿔가며 급여하는 것이 식이알레르기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일단 식이알레르기가 생겼다면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는 단백질의 종류를 빨리 파악해서 식단에서 제외하거나, 가수분해 단백질을 사용한 저알레르기, 무알레르기 사료를 급여해야한다. 또한 거의 모든 간식에는 주식 사료에 없는 여러 첨가제가 들어있다. 식이알레르기가 있다면 우선 간식 급여를 중단하고,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주식과 간식을 찾아야 한다.

3. 우유

고양이는 우유에 들어 있는 락토스를 분해하는 효소가 부족하다. 동물전용 우유나 요구르트는 이미 유당이 분해된 채로 나오기 때문에 수분과 영양을 공급해 주는 좋은 간식으로 급여할 수 있다. 하지만 일반 유제품이 들어간 모든 주식과 간식은 섭취 후 구토나 설사를 하지 않는지 잘 관찰해야한다.

4. 급하게 먹거나 과식하는 습관

다묘가정에서 특히 자주 발생한다. 음식을 두고 경쟁해야한다면 급하게 자기 몫을 먹어 치운 후 다른 고양이의 음식에 눈독을 들이게 된다. 고양이가 각자 편안하게 정해진 양을 먹을 수 있도록 환경을 분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외동묘인데도 급하게 먹고 구토한다면 천천히 조금씩 나눠 급여하거나, 슬로우피더(천천히 먹을 수 있게 고안된 식기)를 활용하면 좋다.

5. 공복구토

식사 시간이 가까워지면 위액이 분비되고 다른 소화액도 분비될 준비를 한다. 이때 일정 시간 내에 식사하지 않으면 위액에 장시간 노출된 위점막이 자극을 받아 소화액을 구토하게 된다. 소화액 혼입량에 따라 흰색, 노란색 물을 토하게 되는데 초록색이 나타나면 장액까지 토하는 심한 상태라 볼 수 있다. 공복 구토를 자주 하면 위염이나 식도염이 생길 수 있으므로 식사 시간을 조정하거나 간식을 먼저 소량 주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

6. 췌장염

만성이나 급성췌장염이 생기면 췌장이 충분한 소화 효소를 생산·분비하지 못해서 구토가 발생할 수 있다. 급성췌장염으로 계속해서 구토하면 탈수와 전해질 불균형으로 위험할 수 있으므로 바로 동물병원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중·노령 고양이는 만성췌장염이 있어도 심한 구토를 보이지 않아 보호자들이 문제를 늦게 인지하기도 한다. 만성췌장염이 있는 고양이는 스트레스나 컨디션 저하로 급성 췌장염이 발생하기도 하므로 꾸준한 식이조절과 소화효소 공급이 필요하다.

7. 헤어볼

정상적인 고양이는 매일 그루밍을 하고 어쩔 수 없이 털을 조금씩 먹게 된다. 털이 위장관을 통해 분변으로 배출되면 크게 문제 되지 않지만, 털이 뭉치면 딱딱한 덩어리가 되어 위장관 흐름을 방해하고 구토를 유발한다. 심하면 장폐색을 일으킬 수도 있다. 보호자가 자주 빗질을 해주면 죽은 털이 제거되어 고양이가 삼키는 털의 양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장모종인데 헤어볼 구토가 잦다면 가끔 미용을 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헤어볼 배출을 도와주는 캣그라스, 식이섬유가 풍부한 사료와 간식을 급여하거나 헤어볼 제거 보조제를 먹이면 도움이 된다.

8. 독성

독성이 있는 식물, 식물에 뿌려져 있는 살충제와 비료, 집을 청소하고 소독하는데 사용하는 비누나 소독제, 락스 등도 구토를 유발하기 쉽다. 고양이가 이런 것을 먹거나 핥으면 최대한 빨리 병원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9. 갑상샘기능항진증

과도한 대사 항진으로 구토가 발생한다. 열 살 이상 노령묘가 자주 구토하고 몸무게가 준다면 꼭 동물병원을 방문해 갑상선호르몬 검사를 받게 하자.

10. 염증성장질환(IBD: Inflammatory Bowel Disease)과 장에 생기는 종양

만성장염증을 일으키며 잦은 구토를 유발한다.

11. 이물섭취

주로 호기심 많은 어린 고양이가 장난감이나 물건을 가지고 놀다가 삼켜 발생한다.

고양이가 구토하는 이유는 위에 나열한 것처럼 정말 많다. 고양이가 자주 구토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절대 정상적인 행동은 아니다. 보호자와 수의사가 구토의 원인을 찾아 잘 관리해 준다면 보호자도 고양이도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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