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 위장관 폐색 유발하는 여러 가지 이물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 위장관 폐색 유발하는 여러 가지 이물
  • 남효승 부산동물병원 다솜동물메디컬센터 내과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12.06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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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효승 부산동물병원 다솜동물메디컬센터 내과원장
남효승 부산동물병원 다솜동물메디컬센터 내과원장

동물병원에서 일하다 보면 강아지가 정말 많은 이유로 동물병원을 찾는 것을 볼 수 있다. 피부질환, 호흡기질환, 소화기질환, 근골격질환, 신경질환, 심혈관질환 등 이유는 너무나도 다양하다. 어떤 질환을 진료하든 항상 보호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환자의 신체검사를 꼼꼼하게 진행해야 하지만 그중에서도 소화할 수 없는 이물을 먹었을 때는 더욱더 그렇다.

이물 관련 질환은 정말로 수의사를 난감하게 만드는 것 중 하나다. 보호자가 명확하게 강아지가 이물을 먹는 모습을 봤다면 어렵지 않게 진단을 내리고 해결하면 되지만 그렇지 않다면 매우 난감하다. 완전 폐색이 되지 않은 이상 대부분 간헐적인 구토를 보이고, 약물치료에 대한 반응이 없기 때문이다. 건강검진 중 진행한 위 내시경검사 도중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도 많다.

한 강아지는 구토, 비틀거림 때문에 병원을 방문했는데 혈액검사를 해보니 빈혈이 심했다. 수혈로도 구토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영상평가를 해보니 위장관 확장과 위 내 이물로 의심되는 형태를 볼 수 있었다. 위내시경을 시도해보니 다량의 붙이는 파스가 발견됐다. 알고 보니 증상이 있기 며칠 전 쓰레기통을 뒤져 버려진 파스를 잔뜩 먹고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 중독으로 위장관 출혈이 발생한 것이었다.

어떤 강아지는 하루에 한 번씩 구토해서 내원한 적이 있다. 보호자가 연로한 분이었는데 구토를 멈추기 위한 약물처방만 원하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오랜 기간 구토를 했으니 엑스레이를 찍을 것을 권유했고 다행히 촬영을 허락했다. 검사결과 유리구슬로 보이는 이물이 위 내에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보호자는 강아지가 절대 유리구슬을 먹을 일이 없다며 병원에서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보호자가 품은 의심을 해결하기 위해 반려견의 얼굴부터 시작해 위 내 이물을 제거하는 내시경영상을 직접 보여 확인시켰다. 보호자는 그제야 검사결과를 신뢰하게 돼 유리구슬을 삼킨 경로를 찾기 시작했다. 한 달 전쯤 손자가 놀러 왔었는데 그때 잃어버린 유리구슬을 삼켰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처럼 말을 할 수 없는 강아지에게 발생한 이물 관련 문제는 진단이 내려지기까지 어려움이 많고 보호자의 도움도 절실히 필요하다. 여태까지 위내시경 및 수술로 제거한 이물의 종류를 보면 강아지가 정말 다양한 물질을 먹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돌, 유리구슬, 각종 과일의 씨(자두 씨·복숭아 씨·감 씨 등), 각종 동물의 뼈(소 뼈·닭 뼈·돼지 갈비뼈 등), 휴지, 립스틱, 바셀린, 양말 등 너무 많아 전부 나열하기도 힘들 정도다. 물론 강아지를 이물에 노출하지 않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겠지만, 보호자 몰래 눈 깜짝할 새에 뭐든 집어삼키는 것이 우리 귀여운 강아지들이다. 그러니 평소와 다르게 간헐적인 구토, 불편해하는 모습 등 이상 증상을 보이면 수의사와 상담해 해결하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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