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동물 발작, 잘 모르면 혼비백산하기 마련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동물 발작, 잘 모르면 혼비백산하기 마련
  •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12.10 15: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

최근 날씨에 비해 한없이 가벼운 복장을 한 보호자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병원을 찾은 적이 있다. 보호자의 품에는 담요에 폭 파묻힌 반려견이 있었다. 무엇이 보호자를 이 추운 날씨에 옷도 제대로 걸치지 못하고 동물병원을 찾게 했을까. 반려동물이 의식을 잃은 채로 이상 행동을 보이게 만드는 ‘발작’이었다. 오늘은 한번 발생하면 십중팔구 보호자를 당황하게 하는 반려동물 발작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발작은 뇌세포 간 기능을 조절하는 전기적 신호가 잘못 방출되면서 뇌 전체를 흥분시켜 발생한다. 뇌수막염, 뇌종양 등 뇌 자체의 질환이나 뇌가 받은 강한 외부 충격, 저혈당, 간부전, 신부전 등 뇌 외 질환이 발작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발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발작의 증상은 ①발작을 예고하는 전조증상 ②본격적인 발작증상 ③발작 후 증상 총 세 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발작 시작 전 반려동물은 몸에 나타난 변화를 예견한 듯 ▲불안해 안절부절못하거나 ▲구석에 숨기도 하고 ▲침 흘림 ▲구토 등 일상적으로 나타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짧게는 몇 초에서 길게는 몇 분간 전조증상을 보인 후 발작이 시작되는데 이때는 ▲의식을 잃어 ▲이름을 불러도 알아듣지 못하고 ▲옆으로 누워 다리를 허우적거리거나 ▲몸을 움찔거리는 모습을 보인다. ▲근육을 통제하지 못해 대소변을 지리기도 한다. 발작 발생 후 5분 내외로 증상은 가라앉는다. 발작이 멈추면 바로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이 아니다. ▲의식 없는 짖음 ▲일시적인 무감각 ▲방황 ▲깊은 수면 ▲제대로 일어서거나 걷지 못하는 등 증상을 보이며 회복하는 시간이 몇 시간 이어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예기치 못한 반려동물의 발작을 맞닥뜨린 보호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신체에 나타난 갑작스러운 이상에 반려동물도 적잖이 놀랐을 테니 보호자는 반드시 침착한 태도를 유지하길 바란다. 발작만으로 생명에 지장이 생기는 일은 많지 않으니 일단은 안정시키는 것이 우선. 반려동물의 눈을 가리거나 조명을 최소한만 켜 주변을 어둡게 하고, 통제할 수 없는 움직임으로 인한 사고를 막기 위해 주변에 위험한 물건이 있으면 멀리 치우는 것이 좋다. 반려동물이 낙상위험이 있는 장소에 있다면 수건이나 담요로 감싸 안전한 장소로 옮긴다. 간혹 발작 도중 침이 호흡기로 넘어가 염증을 유발하기도 하니 고개를 조금 낮춰준다.

발작양상을 잘 관찰해두면 문진 시 큰 도움이 되는데 더 좋은 것은 반려동물의 발작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하는 것이다. 발작 지속시간과 전후 증상을 기록해두면 참고할 수 있다. 보통 발작은 금방 가라앉으니 안정을 찾은 후 내원하는 것이 좋다.

발작이 5분 넘게 계속되거나 하루에 여러 번 발생할 때, 후유증(발작 후 증상)이 12시간 넘도록 지속할 때는 즉시 동물병원 방문하길 권한다. 오랜 시간 지속하는 발작은 몸에 무리를 주고 심각한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발작의 원인이 된 질환을 알아내면 그에 대한 치료로 발작재발을 예방할 수 있으며, 특발성 발작이라도 약물치료로 횟수를 줄일 수 있으니 반드시 수의사와 상담하길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