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의 건치이야기] 운동할 때 구강건강도 신경써야한다고요?
[김현종의 건치이야기] 운동할 때 구강건강도 신경써야한다고요?
  • 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원장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12.12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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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원장
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원장

최근 인스타그램의 인기 셀럽들이 올리는 사진 중 많이 볼 수 있는 것이 열심히 운동하는 모습이다. 이들은 요가나 필라테스, 달리기 등 다양한 방법으로 건강한 몸 만들기에 나선다. 이때 당연히 치아에는 별 문제가 안 생길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정말 그럴까? 이번 칼럼에서는 우리가 미처 몰랐던 운동 전후 구강건강상식을 알려드리고자 한다.

헬스장에서는 주로 무거운 운동기구를 들고 앉았다 일어나거나 다리운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힘이 들면 이를 꽉 물게 되는데 이 경우 과도한 교합력이 치아에 가해져 치아 마모가 발생, 균열이나 파절 등이 올 수 있다. 턱관절에도 힘이 세게 가해져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막으려면 일단 운동강도를 본인의 능력에 맞게 설정해야한다. 이를 악물면서까지 힘들게 하는 운동은 근육과 관절에도 무리를 줄 수 있지만 치아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한다. 혼자 판단하기 어렵다면 전문가와 상의해 운동강도를 정한다. 운동 시 스포츠용 치아 보호기(Mouth Guard)를 착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운동 전후 마시는 스포츠음료나 에너지바도 구강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됐다. 영국치과저널(BDJ) 최신호에 실린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연구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운동선수가 일반인에 비해 치아 관리에 더 많이 신경쓰는데도 훈련기간 스포츠음료·에너지바를 많이 섭취하는 탓에 구강건강을 유지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결과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렇다. 연구팀은 수영, 럭비, 축구, 하키, 사이클링 등 11개 종목 352명의 남녀 운동선수의 치아건강을 분석했는데 운동선수 중 94%가 하루에 두 번 양치질하고 44%는 치실까지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일반인의 75%가 하루 두 번 양치질하고 21%만 치실 사용을 한다는 점에서 매우 높은 수치라고 보고했다.

하지만 운동선수 중 87% 가량은 훈련 중 규칙적으로 스포츠음료를 마셨고 59%는 에너지바를, 70% 가량은 에너지젤을 섭취하는 등 일반인보다 치아에 유해한 식품을 섭취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생활습관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선수들의 치아 내 법랑질은 산 성분에 의해 정상적인 경우보다 더 많이 마모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즉 운동 전후에는 되도록 당분이 많은 스포츠음료를 줄이고 에너지바와 에너지젤 섭취 후에는 적절한 구강관리가 필요함을 알 수 있다.

운동하면 혈관이 확장되고 혈압은 낮아져 고혈압 관리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운동 후 구강청결제로 입안을 헹구면 혈압이 떨어지는 효과가 줄어든다는 보고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플리머스대 연구팀이 건강한 성인 2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30분간 러닝머신을 뛰게 한 후 운동 직후부터 30분마다 0.2%의 클로드헥시딘이 포함된 항균성 구강세정제를 사용해 입을 헹구게 한 결과, 평균 혈압 감소량이 2.0mmHg로 나타났다. 반면 구강세정제가 아닌 것으로 입을 헹군 그룹은 평균 혈압 감소량이 5.2mmHg로 혈압이 더 많이 감소됐다.

즉 구강청결제가 운동이 혈압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방해한 것이다. 입속 세균을 모두 제거하면 혈관 확장을 유도하는 아질산염을 생산하지 못해 혈압저하효과가 낮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고혈압 관리를 위해 운동한다면 운동 후 클로로헥시딘 소독제가 들어 있는 구강청결제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꾸준한 운동은 분명 건강의 원동력이다. 덤으로 구강건강까지 고려해 운동계획을 세운다면 건강수명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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