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 설사를 부르는 주요 원인 9가지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 설사를 부르는 주요 원인 9가지
  • 유현진 닥터캣 고양이병원(고양이동물병원) 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12.1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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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진 고양이전문병원 닥터캣(고양이친화병원 인증) 원장
유현진 고양이전문병원 닥터캣(고양이친화병원 인증) 원장

고양이의 설사는 구토만큼 흔하지는 않지만 절대 간과하면 안 되는 중요한 임상증상 중의 하나다. 보호자는 규칙적으로 매일 고양이 화장실을 청소해줘야 하는데 이때마다 반드시 배변의 횟수와 양을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면 문제가 생겼을 때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화장실 안팎으로 수상한 분비물이 관찰된다면 우선은 설사인지 구토인지부터 잘 파악해야한다.

설사는 분변 내 물의 함량이 높아지거나 횟수가 증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급성설사와 만성설사로 나뉜다. 급성설사는 보통 2주 이내, 만성설사는 2~3주 이상 지속한다. 설사의 주요 원인은 다음과 같다.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

특히 어린 연령에 흔하다. 파보바이러스 감염으로 일어나는 범백혈구감소증,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코로나바이러스가 변이돼 발생하는 전염성복막염(FIP) 등의 치명적인 바이러스 감염 시 설사가 나타날 때가 많다. 그 외에는 오염된 식품이나 비위생적으로 처리된 생식 섭취에 의한 살모넬라, 캠필로박터, 클로스트리디움 등의 감염이 있다.

■기생충, 원충감염

위생적으로 관리되지 못한 환경에서 고양이를 입양했을 땐 기생충과 원충감염을 자주 볼 수 있다. 식욕이나 활력도 정상처럼 보이는 때가 많아 집에 다른 고양이가 있다면 합사 전에 반드시 기생충과 원충감염 여부를 확인해야한다. 기생충감염이라면 구충제만 몇 회 복용하면 바로 구제될 수 있으나, 원충 감염이 있을 때는 상황이 다르다. 고양이에 흔히 감염되는 원충은 지알디아, 트리코모나스, 크립토스포리디움 등이다. 각각 치료제가 다르다. 가장 쉽고 빠르게 감별해 내는 방법은 분변 PCR검사로 유전자를 검출하는 것이다. 원인에 따라 치료한다.

■전신질환, 대사성질환

만성신장질환, 간질환, 갑상샘기능항진증, 당뇨병이 있을 때도 시시때때로 설사를 하는 경우가 있다. 중년 이상 고양이가 특별한 이유 없이 설사를 자주 하면 다른 이상이 없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물섭취

고양이는 호기심이 많아서 집안 사물이나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삼킬 때가 있다. 가늘고 긴 물체를 좋아하는 고양이의 특성상 가장 빈번하게 문제가 되는 이물은 선상이물이다. 줄이 있는 장난감은 반드시 보호자와 함께하는 놀이시간이 끝나면 고양이가 접근할 수 없는 장소에 보관해야한다. 혹시 고양이가 실, 줄, 리본 등의 긴 물체를 삼켜 입에 그 끝부분이 보인다면 절대 잡아당겨 빼려고 하면 안 되고 바로 동물병원에 응급내원을 해야한다. 선상이물을 함부로 잡아당기면 칼과 같은 역할을 해서 심한 조직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식이 알레르기

식이 알레르기가 생겼을 때나 새로 바꾼 사료가 맞지 않을 때도 설사를 할 수 있다.

■염증성장질병(IBD)

장벽에서 외부식품에 대해 끊임없이 염증반응이 일어나는 면역질환이다. 구토나 설사가 주요 증상이다.

■췌장염

췌장염에 걸렸을 때도 소화효소의 부족으로 설사와 구토가 함께 나타날 때가 있다.

■종양

고양이에서 호발하는 종양 중의 하나가 장에 생기는 임파종이다. 중년 이상 고령의 고양이라면 최소 1년에 한 번은 복부 초음파를 포함하는 건강검진을 추천한다. 다른 질병과 마찬가지로 조기발견이 매우 중요하다.

■약물에 의한 설사

특히 항생제는 불특정 고양이에게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고양이가 처방받은 약을 먹고 변이 묽어지면 담당 수의사에게 바로 문의하면 된다. 약 성분이나 치료법을 변경해서 치료받을 수 있다.

우리 고양이가 설사 혹은 연변을 봤다면 보호자는 어떻게 하는 것이 제일 좋을까? 필자는 우선 사진을 찍어 놓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말로 모호하게 설명하는 것보다 사진 한두 장이 분변의 형상을 파악하는데 더 객관적인 정보를 준다. 설사 한 번만으로 동물병원에 꼭 내원해서 진료를 봐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비정상적인 배변을 할 때마다 사진을 찍어 놓으면 경과를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내원할 때도 큰 도움이 된다. 설사가 지속되거나 정상변 뒤에 점액이나 혈액이 섞이는 비정상 배변이 반복되는 경우 꼭 동물병원에 내원해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이때 가장 최근 분변을 지퍼백에 넣어 가지고 가면 고양이 직장에 분변이 전혀 없더라도 분변검사가 가능하며, 혹시 유전자검사를 의뢰해야 하는 경우에도 충분한 양의 분변을 확보할 수 있다.

어린 고양이가 급성설사를 보이는 경우 치명적인 감염성질환에 걸렸을 가능성이 성묘보다 높고 탈수나 전해질 불균형, 저체온, 저혈당에 의한 쇼크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최대한 빨리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구토와 마찬가지로 고양이가 이유 없이 설사하는 경우는 없다. 고양이가 하루 이상 설사를 하거나 반복적으로 설사나 연변이 관찰된다면 이유를 찾아 원인치료를 반드시 해주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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