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낙법 대가’ 고양이도 잘못 떨어지면 뇌진탕 생길 수 있다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낙법 대가’ 고양이도 잘못 떨어지면 뇌진탕 생길 수 있다
  • 이동국 대구 죽전동물병원(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12.16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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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 대구동물병원(동물메디컬센터) 죽전 대표원장
이동국 대구동물병원(동물메디컬센터) 죽전 대표원장

상당수 보호자가 고양이는 높은 곳에서 떨어져도 무사할 거라 생각한다. 실제로 고양이는 몸이 매우 유연하고 부드러워 웬만큼 높은 곳에서 떨어지더라도 낙법을 구사할 수 있다. 심지어 거꾸로 떨어져도 기가 막히게 착지한다. 순식간에 몸을 뒤집는 정위반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능력을 지닌 고양이도 날개가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매우 높은 건물에서 떨어져 땅에 머리를 부딪치면 뇌진탕이 생길 수 있다. 가정에서 냉장고, 책장 등에서 떨어지더라도 운이 없으면 함께 떨어진 물건이 고양이의 머리를 쳐서 뇌진탕이 일어날 때도 있다.

뇌진탕이란 사고로 뇌에 압력이 가해지거나 뇌가 손상되면서 의식적인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거나 뇌부종, 뇌출혈 등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 사실 고양이는 사람보다 뇌진탕이 생길 일이 드물긴 하다. 상대적으로 두개골이 튼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단 뇌진탕이 생기면 상태가 매우 심각해질 수 있다.

보통 고양이 낙상사고는 보호자가 집을 비울 때 발생한다. 따라서 보호자가 낙상사고를 목격하지 못했더라도 고양이가 뇌진탕 의심증상을 보이면 동물병원에 방문해 진료를 받아보아야 한다. 뇌진탕을 일으킬 수 있는 사고가 발생한 후 처음에는 식욕저하와 함께 기력이 떨어지는 모습이 나타나고 눈동자에 초점이 없어진다. 이외에는 외관상으로 특별한 문제가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

뇌진탕을 방치하면 결국 심각한 발작이나 경련으로 이어진다. 호흡이 가빠지며 침이나 거품을 많이 흘리고 몸에 마비가 오기도 한다. 이는 매우 위험한 응급상황이니 지체하지 말고 동물병원으로 달려가야 한다.

뇌진탕 증상이 심각하면 수의사는 곧바로 적절한 처치를 한다. 상태가 그저 뇌진탕이 의심될 정도이거나 뇌진탕 초기라면 먼저 뇌에 문제가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몇 가지 검사를 진행한다. 검사 결과에 따라 정확한 치료를 하는 게 중요하다.

뇌진탕을 예방하려면 기본적으로 방묘창을 설치해 줘야 한다. 특히 어린 고양이를 키운다면 더더욱 그렇다. 어린 고양이는 호기심이 왕성하고 천방지축이라 창틀 위에서 바깥 구경하다가 낙엽이나 나비, 새에 이끌려 건물 밖으로 떨어질 때가 종종 있다. 고양이가 쉽게 뜯어낼 수 없는 튼튼한 방묘창을 설치해서 혹시 모를 불상사를 방지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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