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는 알고 보면 겨울 음식의 대표주자다. 원래 모습은 명태다. 황태는 명태를 얼리고 녹이기를 반복하며 노랗게 말린 생선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명태만큼 많은 이름으로 불리는 생선도 없는 것 같다.
명태는 황태 외에도 얼리지 않으면 생태, 얼리면 동태, 내장과 아가미를 빼고 반건조하면 코다리로 불리니 이쯤 되면 네이밍의 왕좌에 명태가 있지 않나 싶다.
명태는 원래 이름이 딱히 없어 명천 주변의 태씨 성 가진 어부의 이름을 땄다고 한다. 변변한 이름도 없던 생선이 이제는 수십 가지 이름으로 불리는 유명 생선이 됐다.
한의학에서 명태는 북어의 형태로 방약합편(方藥合編)에 기록돼있다.
효능을 살펴보면 중풍 및 피로를 호전시킨다고 돼 있다. 또 북어라는 이름에서 북(北)은 찬 기운을 의미하며 해독의 기능도 있어 연말 음주 후 술독을 푸는 효능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황태는 얼고 녹기를 반복하면서 지방과 염분이 씻겨나가 담백한 맛을 자랑한다. 영양학적으로도 명태보다 단백질과 칼슘 등의 성분이 더 많고 혈압 조절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졌다.
춥기도 하고 과음이 잦은 연말이니만큼 황태국을 추천한다. 황태에 들기름을 충분히 넣고 볶은 뒤 물을 붓고 끓이기만 하면 된다. 기호에 따라 무 또는 파를 넣거나 달걀을 풀어도 좋다. 황태구이나 조림도 일품이다. 양념을 맵지 않게 한다면 아이들도 부담 없이 밥 반찬으로 먹을 수 있을 것이다.
속풀이용 황태국에 밥도둑 황태구이·조림까지. 온 가족 입맛을 두루 만족시키는 겨울철 최고의 밥상이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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