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 잦은 연말, 가지각색 ‘소화기질환’ 대비법
술자리 잦은 연말, 가지각색 ‘소화기질환’ 대비법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12.23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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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과음 후 복통, 설사, 속 쓰림 등의 증상이 계속된다면 정확한 진단을 통해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송년회가 한창인 연말. 즐길 때는 몰랐는데 모임 후가 항상 문제다. 특히 조심해야 할 질환은 소화기질환이다. 사람들은 과음 후 속 쓰림이나 설사, 복통 등을 흔히 겪는데 어떤 증상이 주인지에 따라 발생 질환은 조금씩 다를 수 있다. 연말 주의해야 할 대표적인 소화기질환들을 살펴봤다.

■답답하고 속 쓰리고 ‘역류성식도염’

술자리 후 가슴이 유독 답답하고 신물이 올라온다면 역류성식도염을 의심해야한다. 역류성식도염은 위와 식도 사이 괄약근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위 속 내용물이 역류하고 이때 내용물에 섞인 위산이 식도 점막을 점점 손상시키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결과 역류성식도염환자는 1년 중 12월에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역류성식도염의 위험인자인 술자리, 야식, 기름진 음식 등에 가장 많이 노출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특히 사회생활이 가장 활발한 40대 환자가 많았다(12월 환자 비중 13%, 11월보다 약 3~4만명 증가).

역류성식도염의 대표증상은 식후 약 30분 이내에 나타나는 가슴 쓰림, 목의 이물감, 목소리변화, 속 울렁거림, 구역감 등이다. 역류성식도염으로 진단받으면 위산분비억제제, 위장관운동촉진제 등의 약물로 치료를 시작한다. 완전히 치료하기까지는 보통 몇 달이 걸리기 때문에 처방받은 약물을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전선병원 소화기센터 최유아 전문의는 “만일 오랫동안 위산이 역류해 식도가 자극받으면 식도 점막세포가 바렛식도라는 병변으로 전환될 수 있는데 이 경우 식도암의 발병위험이 30배나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다”며 “바렛식도로 진단받았다면 1년에 한 번씩 꼭 위내시경검사를 받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생활습관도 물론 개선해야한다. 차의과대학교 강남차병원 소화기내과 김지혜 교수는 “역류성식도염은 재발이 잦아 올바른 생활습관을 유지해야한다”며 “연말 술자리가 불가피하다면 과식이나 기름진 음식섭취, 과음을 피하고 식후 바로 드러눕지 않는 등 스스로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과민성대장증후군, 역류성식도염 등은 자극적인 음식, 술, 카페인 등에 의해 증상이 악화되기 쉽다. 따라서 이러한 위험요인들을 평소 피하는 것이 우선이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계속되는 설사, 복통 등 ‘과민성대장증후군’

과음 후 설사나 복통이 심하다면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장에 특별한 이상이 없는데도 복통, 설사, 변비 등이 계속되는 질환이다. 장의 운동 이상, 스트레스, 자극적인 식사 등이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결과에 따르면 과민성대장증후군 역시 12월에 환자가 많았다. 이 질환 역시 기름진 음식, 술 등에 의해 증상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단 사람마다 과민한 반응을 일으키는 음식들은 다르기 때문에 경험을 통해 증상을 악화시키는 음식을 찾아 스스로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일 변비, 설사, 복통, 복부 팽만감 등의 증상을 넘어 ▲변이 검게 나오거나 ▲변에 피가 섞여 나오거나 ▲열이 나고 체중이 계속 감소하는 경우 등에는 대장암, 염증성장질환 등 다른 심각한 질병을 의심해야한다.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강상범 교수는 “과민성대장증후군은 다른 위중한 소화기질환과 증상이 비슷해서 의심될 경우 정확한 검사를 통해 다른 심각한 질환이 아닌지 반드시 확인해볼 것”을 강조했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은 대장에 특별한 이상은 없는 상태여서 뾰족한 치료법은 없다. 스트레스를 줄이고 규칙적인 식사습관과 배변습관 등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이 심해 일상생활이 불편하다면 1~3개월 정도 위장경련을 막는 진경제, 지사제, 변비약 등의 약물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김지혜 교수는 “단 자극성 변비약이나 섬유질이 많은 음식은 장을 자극해 설사, 복통 등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과다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한다”고 말했다.

연말에는 술자리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스스로 음주량과 음주횟수를 조절하는 등의 관리가 필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알코올성지방간 등 ‘간질환’

음주는 간 건강과 떼려야 뗄 수 없다. 몸에 흡수된 알코올은 간에서 분해되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독성물질 아세트알데히드가 간에 손상을 입히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은 남성과 같은 양의 음주를 하더라도 간질환에 더욱 취약하다.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김기애 교수는 “여성의 경우 위장에 알코올 탈수효소가 적어 알코올의 생체이용도가 증가, 간 손상위험도가 자연스레 높아진다”며 “또 높은 체지방비율에 더해 에스트로겐으로 인한 산화스트레스와 염증반응이 심화되는 것도 하나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남녀의 적정음주량은 남성의 경우 일일 40g, 여성은 20g 이하(남성기준 소주 5잔, 여성 2~3잔)라고 알려졌다. 단 이러한 음주량은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며 짧은 시간에 폭음하거나 매일 술을 마시면 알코올로 인한 부작용이 더 크게 나타난다.

알코올로 인한 간 손상이 계속되면 알코올성지방간, 알코올성간염 등이 발생하고 더 심해지면 간이 딱딱해지는 간경변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무엇보다 간은 이렇게까지 병들어도 자각증상이 없고 또 이미 딱딱해지면 완전히 회복되기 어려워 사전 예방이 최선이다.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소화기병센터 윤아일린 교수는 “알코올의 대사능력은 성별, 개인별로 큰 차이를 보여 안전한 음주량을 딱 제시하기 어려운 데다 사회생활에서는 술자리가 불가피한 경우가 많다”며 “따라서 스스로 술의 양과 횟수를 줄이고 균형 잡힌 식사로 영양상태를 유지해 술로 간이 더 심하게 손상되지 않게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음주 후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김선영 교수는 “음주 후에는 이뇨작용을 일으키는 커피와 탈수를 유발하는 사우나 등을 피해야한다”며 “무엇보다 한 번 술을 마시면 최소한 며칠은 금주해야 간이 충분히 회복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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