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온열기구 많이 쓰는 겨울, 반려동물 화상주의보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온열기구 많이 쓰는 겨울, 반려동물 화상주의보
  •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12.24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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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

아직 동장군이 본격적으로 찾아오진 않았지만 역시 겨울이라 그런지 온종일 싸늘한 기운이 감돈다. 이럴 때일수록 가정에서는 보일러 외에 보조 난방기구의 도움을 많이 빌린다. 히터나 온풍기, 전기장판, 라디에이터 등이다. 털코트 입은 반려동물도 따뜻한 열을 발산하는 갖가지 난방기구는 무척이나 매력적이다. 조금 더 오래 더 가까이서 난방기구의 온기를 즐기고 싶어 한다. 그런데 이런 행동은 화상을 부를 수 있다.

반려동물은 사람보다 피부가 무척 얇은데 각질층조차 얇다. 그래서 예를 들어 전기장판 위에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있기만 해도 저온화상을 입을 수 있다. 난방기구 말고도 헤어드라이어에서 나오는 더운 바람을 가까이서 쐬어도 저온화상을 입기 쉽다. 문제는 반려동물은 털로 덮여 있어서 보호자가 화상부위를 쉽게 발견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반려동물이 저온화상을 입었는지 전혀 모르고 있다가 2~3일이 지나고 상태가 악화해서 동물병원을 찾는 때가 무척 많다.

만약 반려동물이 화상을 입은 것을 목격했을 땐 어떻게 응급처치를 하면 될까? 우선 반려동물도 사람처럼 화상의 정도를 ‘도’를 사용해 표현한다는 사실을 알아두자. 1도 화상은 피부 표면만 손상됐고 구조는 망가지지 않은 상태다. 피부가 붉어지고 붓고 물집이 생긴다. 2도 화상은 진피층까지 손상된 상태다. 피부가 황갈색으로 변하고 오그라든다. 3도 화상은 피하조직까지 손상된 상태다. 피부가 검고 반투명해진다.

1도 화상은 뜨거운 물체나 물에 데었을 때 많이 나타난다. 화상부위를 흐르는 물에 식혀 주면 염증이 서서히 가라앉는다. 2도 이상일 땐 깨끗한 천으로 화상부위를 감싸고 한시바삐 동물병원을 찾는 것이 상책이다. 보호자가 급한 마음에 화상부위에 얼음주머니를 갖다 대기도 하는데 이는 위험한 방법이다. 혈관이 과도하게 수축하는 바람에 피부 혈류량이 급격히 줄어 조직 괴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저체온증으로 쇼크가 일어날 수도 있다. 화상을 입은 다음 저체온증이 생기면 체온을 다시 올리는 과정에서 화상부위에 2차 손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만약 보호자가 화상사고를 목격하지 못했더라도 반려동물이 다음과 같은 증상을 보이면 꼭 화상을 의심해봐야 한다. 피부의 한 부분이 빨갛게 변하며 털이 빠지고, 반려동물이 계속 그 부분을 신경 쓰면 핥는 것이다. 상태가 심해지면 피부가 벗겨지고 물집이 잡힌다. 화상은 극심한 고통을 일으키며 방치할수록 회복하기 어려워진다. 의심 증상이 보이면 서둘러 수의사에게 진단을 맡겨야 한다.

화상 역시 예방이 최고다. 난로나 히터를 쓸 때는 그 주위로 울타리를 쳐서 접근하지 못하게 한다. 외출할 때는 난방기구의 콘센트를 확실하게 뽑아 놓는다. 목욕 후 헤어드라이어로 털을 말릴 때는 되도록 반려동물의 몸에서 멀리 떨어진 위치에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우리 반려동물이 화상을 당할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세심히 신경 써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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