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안전한 고양이 마취, 단계별 관리에 달렸다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안전한 고양이 마취, 단계별 관리에 달렸다
  • 유현진 닥터캣 고양이병원(고양이동물병원) 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12.26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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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진 고양이전문병원 닥터캣(고양이친화병원 인증) 원장
유현진 고양이전문병원 닥터캣(고양이친화병원 인증) 원장

우리의 사랑스러운 고양이들. 평생 마취할 일이 없으면 좋겠지만 중성화수술이나 스케일링 등 예방의학에 속하는 이유로 마취를 할 때가 생긴다. 이에 최근 고양이 보호자도 안전한 고양이 마취에 대해 관심도 많고 궁금해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고양이 마취를 안전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단계별로 알아보자. 마취는 크게 3단계(마취 전, 본 마취, 마취 후)로 나눈다. 마치 비행기가 이륙 전 단계, 비행 단계, 착륙 등으로 나뉘는 것과 비슷하다.

■ 마취 전

마취 전에는 금식해야한다. 마취에 들어가면 구토하는 때가 있는데, 구토물이 폐로 넘어가면 이물성폐렴이 일어날 수 있어 위험하다. 또한 혈액검사, 흉부방사선검사, 요검사, 신체검사 등의 마취 전 검사를 통해 마취 방법이나 종류 등을 결정하게 된다. 간혹 고양이 나이가 어리다고 마취 전 검사를 생략하는 동물병원도 있는데 아주 위험한 일이다.

탈수가 있을 땐 마취 전부터 수액을 공급하고 안정시킨다. 또한 수술 전 진통제, 항생제 등을 미리 투여해 수술 부위에 진통과 항생효과가 나타날 수 있게 한다. 보호자에게는 마취 전 검사결과, 마취의 종류와 방법, 부작용 가능성 등을 설명하고 마취 동의서에 사인을 받는다.

■ 본 마취

마취는 보통 주사마취 또는 호흡마취를 하게 된다. 이 중에 어는 쪽이 더 안전한가에 대해 문의를 많이 받는다.

사실은 둘 다 안전한 마취방법이다. 하지만 긴 시간 마취를 해야 할 때는 호흡마취를 더 추천한다. 마취가스와 산소를 기관튜브를 통해 폐에 직접 공급하기 때문에 마취의 심도나 기간을 실시간으로 조절할 수 있다. 또한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즉각적으로 대처할 수 있고 깊이 마취된 상태에서도 마취를 중지하고 빠르게 각성시킬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산소와 마취가스가 폐를 통해 전달되고 다시 호흡을 통해 배출돼 몸에 남는 마취약이 최소화되므로 고양이 몸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 개와 달리 1살 이상 고양이는 1회 호흡량이 아주 적기 때문에(15cc~50cc 정도) 정밀한 인공환기장치가 부착된 마취스테이션을 이용해 마취를 유지해야한다.

마취 유지뿐만 아니라 마취 중 환자 상태의 정밀한 모니터링 또한 아주 중요한 요소다. 마취 중 모니터링 항목으로는 심박수(Heart rate), 심전도(ECG), 호흡수(Respiratory rate), 산소포화도(SpO2), 호기말 이산화탄소농도(EtCO2), 마취가스농도, 체온, 혈압 등이 있다. 마취 중에는 어느 하나 빠트리지 말고 환자의 상태를 꼼꼼하게 모니터해야한다.

■ 마취 후

마취가 끝난 후 회복 단계도 아주 중요하다. 마치 비행기도 이륙과 착륙 단계에 사고가 날 확률이 높아 가장 위험하고 주의해야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주사마취 후에는 마취회복 과정에서 과흥분이나 비틀거림, 넘어짐 등의 사고가 생길 수가 있어서 주의 깊게 관찰해야한다.

호흡마취 후에는 기관튜브를 삽입했던 곳이 자극을 받았기에 며칠간 기침이나 가래가 나올 수 있다. 마취에서 의식이 회복된 다음 2~3시간 이후부터는 물이나 음식을 제공해도 무방하다. 다만, 고양이에 따라서 1~2회 정도 단순 구토를 할 수 있다. 구토나 구역질이 심할 땐 수의사에게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마취에 관해 중요한 점을 세 줄로 정리하고 마무리하겠다. 하나, 마취 전/마취/마취 후 단계별로 충분한 시간을 할애해 꼼꼼하게 체크하자. 둘, 내원해서 마취->수술->퇴원이 급하게 이뤄진다면 사고가 날 위험이 커진다. 셋, 고양이 마취와 수술 경력이 많은 수의사에게 마취를 맡기고 고양이특화장비가 잘 갖춰진 동물병원을 이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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