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 뜻대로 안 됐던 이유 있었네”…새해 금연성공 꿀팁
“금연, 뜻대로 안 됐던 이유 있었네”…새해 금연성공 꿀팁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12.27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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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은 니코틴에 중독되는 ‘뇌질환’
최소 보름~한 달 전 치료계획 세워야 성공률↑
담배는 한 번 손대면 뇌가 니코틴에 중독돼 쉽게 빠져나올 수 없다. 하지만 니코틴중독에서 서서히 벗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 금연치료법이 있어 금연을 결심했다면 전문가와 함께 적극 치료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담배는 한 번 손대면 뇌가 니코틴에 중독돼 쉽게 빠져나올 수 없다. 하지만 니코틴중독에서 서서히 벗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 금연치료법이 있어 금연을 결심했다면 전문가와 함께 적극 치료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세상에 태어나 딱 하나 배우지 말아야 할 게 있다면 바로 ‘담배’다. 일단 한번 손대면 뇌가 담배 연기 속 니코틴에 중독돼버리기 때문이다. 매년 금연에 실패하는 흡연자들 그리고 아직 금연 생각이 없는 흡연자들이 꼭 알아야 할 정보들을 한데 모았다.

■니코틴, 쉽게 중독되나 빠져나오기는 어려워

담배를 피우면 연기 속의 니코틴성분과 함께 독성물질이 폐에 진입한다. 특히 니코틴은 폐를 거쳐 혈액으로 녹아 들어가 단 7초 만에 뇌의 쾌락중추에 도달한다. 쾌락중추에는 니코틴이 찰싹 달라붙을 수 있는 수용체가 있는데 여기에 니코틴이 결합하면 뇌에서는 신경전달물질 도파민이 분비된다.

도파민은 우리가 평소 즐거움을 느낄 때도 분비되지만 문제는 술이나 담배, 마약 등 약물의 영향으로 분비되는 도파민양이 훨씬 많다는 것. 즉 니코틴에 의해 강렬한 쾌감을 맛본 이상 뇌는 계속 이를 갈망하게 된다. 흡연자들이 담배를 쉽게 끊지 못하는 이유다.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최천웅 교수는 “특히 흡연 양이 많고 기간이 길수록 수용체수가 점차 늘어 더 많은 니코틴이 필요하다”며 “금연해도 니코틴수용체 숫자가 흡연 전으로 돌아가려면 최소 6개월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중독은 쉽게 되지만 여기서 빠져나오기는 참 어렵다. 특히 혈액이나 조직 내 특정물질 농도가 저하되면 여러 가지 금단증상이 나타나는데 담배의 경우 니코틴 중단으로 인해 금연 후 우울, 불면, 심박수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각종 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

이렇게 어려운데도 꼭 금연해야하는 이유는 담배 연기 속에 들어있는 4000여종의 독성화학물질이 혈액을 타고 온몸을 돌면서 모든 장기를 망가뜨리기 때문이다.

일단 담배연기를 가장 먼저 맞닥뜨리는 폐가 가장 취약하다. 대표적인 질환은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이다. COPD는 돌이킬 수 없이 기도가 좁아져 숨이 차는 대표적인 호흡기질환으로 흡연이 대표적인 원인이다. 폐암 역시 흡연이 가장 잘 알려진 원인이다.

최천웅 교수는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폐암발생위험이 15~80배가량 높고 간접흡연에 노출돼도 폐암 발생위험이 1.2~2배 높아진다”며 “특히 폐암 가족력이 있는데도 담배를 피우면 폐암 발병위험이 10배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고 설명했다.

폐암 외에도 흡연은 각종 암을 유발한다. 췌장암과 구강암은 흡연이 확실한 유발인자이며 발암물질이 대사돼 신장을 거쳐 방광에 모였다가 배출되면서 신장암과 방광암도 유발한다.

뇌졸중에 따른 사망위험이 2~4배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으며 건선, 백내장, 충치, 골다공증, 임신부의 유산, 남성의 정자문제, 버거씨병(팔과 다리의 혈액순환이 안 돼 결국 절단해야하는 난치병) 등 수많은 질환을 부른다. 남성흡연자는 13.2년, 여성은 14.5년 수명이 단축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흡연은 폐암 외에도 수많은 질병을 불러 사망위험을 높인다(사진=강동경희대병원).
흡연은 폐암 외에도 수많은 질병을 불러 사망위험을 높인다(사진=강동경희대병원).

■약물, 껌 등 다양한 금연치료법

이미 니코틴에 중독된 흡연자가 혼자 금연에 성공하기는 어렵다. 올해 금연에 실패해 내년에 또 도전하고자 한다면 전문가와 함께 지금부터 금연치료계획을 세워야한다. 전문가들은 금연을 시작할 날짜를 정했다면 최소 보름~한 달 전부터 금연을 준비해야 성공률이 높다고 강조한다. 우리가 시도할 수 있는 금연치료법은 생각보다 많다.

▲약물요법=니코틴 중독이 심해 수차례 금연에 실패한 흡연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치료법이다. 임상연구결과 약물치료로 인한 금연성공률은 30~40%로 나타났다.

흡연은 뇌의 니코틴중독이 원인이기 때문에 금연치료 시에는 뇌에 작용하는 약물들을 쓴다. 항우울제의 일종인 부프로피온과 바레니클라인이 대표적이다. 금연 전문치료제성분으로 쓰이는 바레니클린은 도파민분비를 늘려 니코틴보충 없이도 기분을 좋게 해 흡연욕구와 금단증상을 동시에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니코틴 껌=우리가 쉽게 시도해볼 수 있는 금연치료법으로 약국에서 쉽게 구매 가능하다. 구강점막을 통해 니코틴을 흡수하는 효과가 빠르다(니코틴 15분 이내 체내 전달)고 알려졌지만 섣불리 시도하면 여러 가지 부작용이 발생해 씹는 방법을 먼저 숙지해야한다.

니코틴 껌은 일단 한 번에 1개만 씹되 하루 15개를 넘기지 않아야하며(일일 권장량 용량 관계없이 8~12개) 음식이나 음료는 껌을 씹기 15분 전부터 먹지 말아야한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의 금연진료지침에 따르면 니코틴 껌은 10회 정도 천천히 씹다가 강한 맛이나 얼얼한 느낌이 나면 씹기를 멈추고 불쾌한 느낌이 가라앉을 때까지 껌을 잠시 볼 안쪽과 잇몸사이에 둔다. 이후 천천히 동일한 방법으로 30분간 껌을 씹은 후 뱉으면 된다.

니코틴 껌에 포함된 니코틴은 소량인 데다 담배처럼 중독을 일으키는 물질이 없어 니코틴 껌에 중독될 일은 없다. 다만 어느 정도 흡연욕구조절에 익숙해지면 껌의 용량을 점차 줄이거나 사용간격을 늘려 니코틴함량을 줄여야한다. 전문가들이 권장하는 니코틴 껌 사용기간은 6개월 이내다.

흡연을 부추기는 요인들도 스스로 피해야한다. 흡연일지를 통해 나의 흡연패턴을 파악해두면 흡연욕구를 다스리는 데 한결 도움이 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생활 속 금연수칙

흡연자 개인의 노력도 물론 필요하다. 일단 부담을 버리고 일주일 정도만 도전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하자. 특히 가족과 회사동료에게 금연시작을 선포하는 등 담배 유혹을 저지할 수 있는 금연 지원군을 만드는 것이 좋다.

흡연일지를 쓰는 것도 좋은 방법. 흡연시간, 같이 흡연한 사람, 흡연욕구가 특히 높은 때 등을 틈틈이 기록해두면 흡연위험요소들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식습관개선도 필요하다. 흡연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바에 따르면 특히 자극적인 음식 섭취 후 흡연욕구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식, 고지방음식, 카페인도 흡연을 부른다. 미암연구협회 연례회의에서는 최소 일주일에 두 번 채소를 충분히 먹으면 담배와 관련된 독소성분을 줄일 수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일단 식단을 개선하면 금연 후 식욕증가로 인해 느는 체중도 관리할 수 있다.

흡연을 부추기는 모든 요소들을 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음주는 흡연욕구를 높이기 때문에 과음을 피하고 불가피하다면 음주량을 스스로 조절한다. 라이터, 재떨이 등 담배와 관련된 모든 흔적을 없애고 회식자리에서는 최대한 흡연자와 멀리 떨어져 앉는다.

최천웅 교수는 “흡연의 위험에서 벗어나는 것은 담배를 끊는 것밖에 없다”며 “흡연자가 1년간 단 한 개비의 담배도 태우지 않으면 일단 금연에 성공한 것이며 1년간 금연한 사람의 80~90%는 장기간 금연을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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