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의 건치이야기] 건강에 좋은 음식…과연 치아에도 좋을까?
[김현종의 건치이야기] 건강에 좋은 음식…과연 치아에도 좋을까?
  • 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원장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12.31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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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원장
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원장

지난 칼럼에서 운동 전후 마시는 스포츠음료가 흩어진 몸의 이온 밸런스를 찾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함께 들어있는 당 성분으로 인해 치아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우리가 막연히 몸에 좋다고 생각하는 음식도 주의하지 않으면 치아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이 와중에 또 한 번 놀랄 만한 연구결과가 보고됐다. 바로 사과가 탄산음료보다 구강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이다.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 치과 연구팀은 18~30세 성인 남녀 1000여명을 대상으로 식품에 따른 치아손상정도를 알아봤다. 우리가 생활 속에서 섭취하는 음료와 주류, 과일이 과연 치아의 법랑질과 상아질 손상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는 연구였다.

연구결과 아침에 하루 하나씩만 먹어도 의사를 멀리 하게 된다는 사과가 놀랍게도 탄산음료나 술을 마시는 것보다 상아질이 손상될 위험이 3.7배 높았다고 한다.

연구팀은 사과의 당도가 높은 데다 입 속에 머무는 시간이 길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사과 속 산성물질도 치아 손상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사과로 인한 치아손상을 방지하려면 당도와 산도가 높은 과일을 먹기 전 양치질로 치아를 보호하는 것이 좋다. 산성이 높은 오렌지나 사과 같은 과일들은 치아 표면을 일시적으로 약하게 만들 수 있는데 치약 속 불소성분이 치아의 법랑질을 보호해 산으로 부식되는 것을 막아줄 수 있다.

치아 사이 남은 과일 찌꺼기도 세균을 증식시켜 과일을 먹은 후에도 물로 입안을 헹구는 것이 좋다. 특히 섬유질이 많은 과일을 먹은 후에는 치실과 치간칫솔을 사용해 치아 사이를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일을 먹을 때 우유나 치즈를 함께 먹으면 더 좋다. 칼슘이 풍부한 유제품이 과일의 산성물질을 중화해주는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사과와 더불어 또 하나 주의해야 할 음식이 바로 견과류다. 호두나 아몬드 등의 견과류는 몸에 좋은 수퍼푸드로 불린다. 분명 맞는 얘기다. 특히 견과류에는 칼슘과 단백질, 섬유소가 풍부해 치아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견과류의 단단함은 치아균열을 일으켜 습관적으로 견과류를 즐겨 먹는 것은 피해야한다.

실제로 해바라기 씨를 습관적으로 먹는 환자들은 앞니가 V자 형태로 파여 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머리색이 검어진다면서 볶은 검은콩을 간식처럼 먹는 어르신들도 있는데 이것 역시 치아를 상하게 만들어 피해야한다.

그래도 두 식품 모두 건강에는 도움이 되니 단단한 큰 덩어리보다 작은 덩어리나 슬라이스 형태로 적당량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마지막으로 주의해야 할 식품은 마른 과일 종류다. 최근 아이들 간식으로도 인기인데 문제는 이 말린 과일이 완전히 수분이 없다기보다 약간 젤리처럼 끈적거린다는 것이다. 결국 치아 사이에 쉽게 달라붙어 충치를 유발할 수 있다.

끈적거리는 말린 과일을 먹었다면 꼭 양치질을 하고 치간칫솔과 치실로 치아 사이에 남아 있는 성분들을 잘 제거해야한다.

종합해보면 지금까지 언급한 음식들은 건강에 분명 도움이 되지만 치아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섭취 전후 꼼꼼하게 치아를 관리해야한다. 불소성분이 든 치약을 사용해 하루 세 번 꼭 칫솔질을 하고 정기적으로 구강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조금이라도 치아가 시리거나 불편하면 빨리 치과를 방문하자.  

그럼 모든 독자 여러분의 치아건강을 기원하면서 2020년 더욱 풍성한 건치이야기로 인사 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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