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인 HER2 양성 유방암 ’완치‘에 한 걸음 더
공격적인 HER2 양성 유방암 ’완치‘에 한 걸음 더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01.02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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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2 양성 유방암의 경우 다른 유방암과 달리 공격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어 재발위험률이 높다(사진설명=클립아트코리아).
HER2 양성 유방암의 경우 다른 유방암과 달리 공격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어 재발위험률이 높다(사진설명=클립아트코리아).

유방암은 여성암발병률 2위를 차지할 만큼 유병률이 높은 암종이다. 2018년 보건복지부 국가암등록통계자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여성유방암환자 수는 19만7263명으로 여성 암환자의 5명 중 1명은 유방암인 것으로 드러났다. 유방암환자 수가 많은 이유는 비만, 수유감소, 빠른 초경과 늦은 폐경 등을 겪는 여성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유방암 5년 상대생존율은 92.7%로 췌장암, 폐암에 비해 높다. 하지만 5년 이상 생존하면 완치로 보는 다른 암종과 달리 유방암은 10~20년 후에도 재발위험이 있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다.

유방암은 ▲여성호르몬 수용체 양성 ▲HER2 양성 ▲삼중음성유방암 3가지로 분류된다. 그중 전체 유방암 환자의 약 20~25%를 차지하는 HER2 양성 유방암은 암세포 성장을 촉진하는 인간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가 암세포 표면에 과발현해 다른 유방암에 비해 공격적이다.

이런 이유로 HER2 양성 유방암환자의 4명 중 1명은 수술 후 보조요법 치료에도 불구하고 재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 가운데 림프절 전이가 있거나 수술 전 보조요법에도 불구하고 완전관해(암세포가 완전 소멸된 상태)가 확인되지 않는 환자들의 경우 재발위험률은 더 올라간다.

트라스투주맙과 퍼투주맙은 상호보완적 약물로 HER2 양성 유방암환자에게 병용투여한다(사진설명=클립아트코리아).
트라스투주맙과 퍼투주맙은 상호보완적 약물로 HER2 양성 유방암환자에게 병용투여한다(사진설명=클립아트코리아).

■작용기전 다른 표적치료제로 완치 가능성 ↑

HER2 양성 유방암은 표적치료제의 발달로 예후가 좋아진 암에 속한다. 표적치료제는 질병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가 발현하는 단백질의 활성을 특이적으로 억제하는 치료제의 한 형태로 기존의 항암제에 비해 독성이 낮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표적치료제로는 2000년 초반에 출시된 트라스투주맙(허셉틴)이 있다. 과거 HER2 양성 유방암 환자의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트라스투주맙의 표적치료제가 단독으로 사용됐다.

하지만 암세포의 크기가 크거나 다른 장기로 전이된 HER2 양성 유방암 환자의 경우 트라스투주맙만으로 재발위험을 완전히 제거하는데 한계가 있다. 이에 최근에는 HER2수용체를 억제하는 기전은 동일하지만 작용 부위가 다른 퍼투주맙(퍼제타)과 병용요법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항암제를 2개 이상 사용하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어떤 약을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병용은 ‘득’이 될 수 있다. 트라스투주맙과 퍼투주맙이 대표적이다. 이 둘은 상호보완적 약물로 HER2 양성 유방암환자의 경우 병용투여한다.

HER2 단백질수용체는 다른 HER 수용체와 결합해 짝을 이루는(이합체화) 과정을 통해 암세포를 성장한다. 하지만 트라스투주맙과 퍼투주맙은 HER2의 다른 부분을 표적함으로써 HER2 단백질 수용체가 짝을 이루는 과정을 방해한다. 즉 암세포 성장을 이중으로 차단하는 것이다.

현재 국내외 진료가이드라인은 HER2 양성 전이성유방암인 경우 표적치료제와 세포독성항암제를 병용하는 치료를 권장한다. 특히 여러 임상을 통해 ‘퍼투주맙+트라스투주맙+도세탁셀‘ 병용요법’이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손주혁 교수는 “수술 전·후 보조요법의 주요 임상인 NeoSphere, TRYPHAENA, APHINITY, BERENICE 연구에서도 퍼투주맙+트라스투주맙+도세탁셀 병용요법은 기존의 트라스투주맙 단독요법 대비 굉장히 좋은 효과를 보였다”며 “많은 분들이 항암제 병용투여로 많은 걱정을 하지만 안전성 측면에서는 기존 요법과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호르몬 수용체가 음성, 림프절 전이 양성인 재발 고위험군에서 재발위험을 더욱 감소시키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최근 발명된 항체-약물접합체(ADC) 트라스투주맙 엠탄신은 정상세포의 피해를 최소화해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사진설명=클립아트코리아).
최근 발명된 항체-약물접합체(ADC) 트라스투주맙 엠탄신은 정상세포의 피해를 최소화해 HER2 양성 전이성유방암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사진설명=클립아트코리아).

■양성 전이성유방암… 삶의 질 연장이 관건

조기 유방암의 치료 예후는 양호한 편이다. 하지만 수술 전 보조요법 후에도 암이 잔재해 있는 HER2 양성 전이성유방암의 경우 재발위험률이 높기 때문에 다른 치료옵션이 필요하다.

HER2 재발 및 전이성유방암환자는 완치보다는 생명연장과 삶의 질 향상에 초점을 맞춰 치료가 진행된다. 따라서 장기간 치료가 필요하므로 항암제 독성을 최소화해야한다.

현재 국내외 유방암 치료 가이드라인은 HER2 양성 조기 유방암 및 전이성유방암환자의 치료를 위해 표적치료제와 세포독성항암제의 병용요법을 권장하고 있다.

과거 세포독성항암제의 경우 정상세포와 종양세포를 구분하지 않고 작용하기 때문에 전식독성의 위험이 있어 있고 항암제의 치료범위와 치료지수가 낮은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발명된 항체-약물접합체(ADC)는 암세포 표면에 발현된 특정 항원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단클론항체와 세포독성항암제가 안정화 링커로 연결돼 있다. 이는 표적치료제가 세포독성 성분이 분비되지 않도록 작용해 정상세포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에 현재 트라스투주맙 엠탄신(캐싸일라)는 2차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트라스투주맙 엠탄신은 EMILIA 임상연구를 통해 라파티닙+카페시타빈 병용투여군 대비 HER2 양성 전이성유방암환자의 2차 이상 치료 시 전체생존기간 및 무진행생존기간을 연장했으며 화자 삶의 질 개선 효과도 확인됐다. 이에 국내외 진료가이드라인에서는 트라스투주맙 엠탄신을 HER2 양성 전이성유방암환자 대상 2차 치료제의 표준치료로서 권고하고 있다. 또 국제 가이드라인은 수술 전 보조요법 치료에도 불구하고 수술 조직에 암이 잔재할 경우 트라스투주맙 엠탄신을 최우선 권고하고 있다.

손주혁 교수는 “HER2 양성 전이성유방암의 경우 생명연장과 삶의 질 향상이 치료 목표”라며 “트라스투주맙의 경우 정상세포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때문에 치료효과는 물론 환자들의 삶의 질 측면에서 뛰어난 개선을 보여 국내 HER2 양성 전이성유방암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환경을 열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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