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에게 치명적인 간접흡연, 집사라면 금연 필수!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에게 치명적인 간접흡연, 집사라면 금연 필수!
  • 유현진 닥터캣 고양이병원(고양이동물병원) 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01.02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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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진 고양이전문병원 닥터캣(고양이친화병원 인증) 원장
유현진 고양이전문병원 닥터캣(고양이친화병원 인증) 원장

담배는 인체에 해로운 화합물을 20종 이상이나 함유한다. 특히 니코틴, 타르, 일산화탄소는 대표적인 유해물질이다. 니코틴은 뇌신경계 전달물질을 교란하고 중독을 일으킨다. 타르는 폐암과 구강암을 유발한다. 일산화탄소는 산소보다 적혈구의 헤모글로빈과 더 잘 결합하기 때문에 과거 연탄난방을 주로 하던 시절에는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사고가 종종 발생했을 정도로 유해가스다.

흡연의 가장 큰 문제는 흡연 당사자뿐 아니라 같은 공간에 있는 다른 사람들이 원치 않는 간접, 2차 흡연의 피해를 함께 받는다는 것이다. 특히 어린이나 노약자처럼 면역성이 떨어지고 약한 사람은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흡연하는 배우자나 부모님을 둔 사람에게 암 발병률, 천식과 같은 호흡기 질환 발병률, 치매와 뇌졸중 같은 중증 뇌질환 발병률이 더 증가한다는 사실은 이미 너무 잘 알려졌다. 그렇다면 흡연자와 함께 살아가는 반려동물은 안전한 걸까?

당연히 그렇지 않다. 반려동물은 어린이와 마찬가지로 흡연자와 함께 혹은 따로 살 수 있는 선택권이 전혀 없다. 보호자가 흡연자일 경우 2차 간접흡연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는다. 어린이보다 체구가 작고 호흡수가 더 빠른 반려동물은 어린이가 2차 간접흡연에 노출됐을 때보다 더 짧은 시간 노출돼도 더 심각한 증상이 발현될 때가 있다. 오랜 시간 반려동물을 진료해 오고 있는 필자도 흡연자인 보호자와 함께 사는 개와 고양이가 만성 호흡기질환과 천식으로 고생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고 공기청정기를 사용해도 보호자의 금연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천식 증상의 조절에 어려움을 겪을 때가 있다.

고양이에겐 2차 간접흡연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하나 더 있다. 흡연으로 공기 중에 혼입된 담배냄새와 유해물질은 옷이나 가구에 스며들게 되는데 반려동물의 털에도 이런 유해물질이 스며들어 묻게 된다. 고양이는 매일 자기 털을 혀로 핥으며 그루밍을 하므로 털에 묻어 있는 유해물질을 구강으로 섭취하는 3차 흡연의 피해를 받게 된다. 실제로 2002년 미국 역학 학술지에는 흡연 가정의 고양이에게 악성 림프종양의 발병률이 2.4배 높았으며, 5년 이상 흡연자와 거주한 고양이는 비흡연 가정에서 거주하는 고양이보다 악성 림프종의 발병률이 최대 3.2배 증가했다는 보고가 있어 충격을 줬다.

정리해보면 흡연은 대표적인 흡인성 독성이고, 최근 몇 년간 심각해진 미세먼지와 더불어 치명적인 호흡기 증상을 유발하고 악화하는 주범이다. 더불어 고양이에게는 그루밍으로 인한 3차적인 흡입 독성까지 유발하고 악성 종양의 발병률도 증가시킨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보호자라면 금연은 선택이 아닌 필수적 의무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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