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소리 없이 악화해 더 무서운 ‘고양이 비대성심근증’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소리 없이 악화해 더 무서운 ‘고양이 비대성심근증’
  • 남효승 부산동물병원 다솜동물메디컬센터 내과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01.03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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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효승 부산동물병원 다솜동물메디컬센터 내과원장
남효승 부산동물병원 다솜동물메디컬센터 내과원장

근거중심 의학시대에 고양이 심장학은 여전히 치료의 결정을 위한 증거자료와 합의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어떠한 약물을 사용하느냐에 관해서도 증거가 부족하다 보니 많은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고양이 심장질환의 대략 60%를 차지하는 질환이 비대성심근증(HCM)이다.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일부 품종의 고양이는 상염색체성 우성형질에 유전되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 질환은 좌심실과 심실중격의 구심성비대를 유발하는 이완기능장애에 해당되며, 충만결손을 일으킨다. 또한 이첨판막의 전방이동이 동반되면 대동맥하협착과 이첨판 역류가 일어나 심실의 비대반응을 더욱 가중시키고 좌심방은 확장된다. 커진 좌심방으로 혈액정체가 발생하고 그에 따라 혈전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혈전색전증은 주로 뒷다리에 많이 발생한다. 이 경우 이환된 다리 쪽에 통증, 마비, 무맥박, 냉기, 창백함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나 부정맥으로 기절 및 급사가 일어날 수 있다. 좌심방압의 상승으로 폐정맥의 정체가 일어나고 폐수종이 발생할 수도 있다. 폐수종이 발생하면 호흡곤란 및 개구호흡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고양이 비대성심근증 환자에게 임상증상이 나타나지 않다 보니 건강검진 및 우연한 기회에 비대성심근증으로 진단될 때가 많다. 그게 아니면 심한 폐부종이나 전신 혈전색전증과 같이 심각한 임상증상이 나타난 후에 진단되기도 한다.

강아지 심장질환의 75%를 차지하는 만성이첨판폐쇄부전증은 청진으로 발견할 수 있지만 고양이 비대성심근증은 청진으로 이상을 발견할 때가 50% 미만이라 청진을 통해서는 조기발견하기 힘들 수 있다. 때문에 무증상의 비대성심근증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비대성심근증 진단의 표준검사법인 심장초음파 검사를 주기적으로 하는 것이 방법일 수 있다.

무증상의 비대성심근증 치료에 대해서도 합의사항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심장전문의는 심각한 이첨판의 전방이동 소견이 있을 때 이완기능을 개선하기 위한 치료에 들어가며, 심각한 좌심방확장 소견이 있을 때 혈전을 예방하기 위한 항혈전치료에 들어간다. 그렇기 때문에 주기적인 심장초음파 검사를 통해 무증상의 비대성심근증 고양이를 발견하는 것은 의미가 있을 수 있다.

보호자는 고양이가 갑자기 입을 벌리고 숨을 쉬기 힘들어하는 양상을 보이면 바로 고양이를 데리고 동물병원에 내원해 이를 확인해야한다. 고양이에게 갑작스러운 다리 마비가 발생하고 피부가 창백하다고 판단되면 동물병원에 내원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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