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슬개골탈구 수술 없이도 치료가 가능할까?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슬개골탈구 수술 없이도 치료가 가능할까?
  •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정리·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01.07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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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펫 장봉환 원장
굿모닝펫 장봉환 원장

동물병원을 오래 하다 보니(19년) 날씨가 추워지면서 증가하는 질환이 있는데, 오늘은 그중 하나인 ‘슬개골탈구’에 대한 얘기를 하려 한다.

겨울철 슬개골탈구로 고통받는 반려견이 느는 이유는 겨울철 영양분을 비축하려는 반려견 유전자 습성과 날씨가 춥다 보니 산책할 기회가 줄면서 운동량이 감소하는 등 복합적 원인이 작용하는 것 같다.

이런 이유로 내원 시 보호자들은 강아지가 한쪽 뒷다리를 들고 깨금발로 걸으면 여러 질문을 한다.

가장 많이 하는 것은 ‘뛰다가 발목을 삐었는지’ ‘뼈가 부러졌는지’ ‘발바닥에 가시가 박혔는지’ 등을 묻는데 경험이 많은 수의사라면 이럴 때 동물병원에서 걷는 모양새를 조금만 봐도 알 수 있다. 게다가 촉진(손으로 만져서 진단하는 진찰법)까지 겸해진다면 엑스레이 못지않게 판단이 선다. 그 후 확진을 위해서 역시 엑스레이로 확인을 해보면 손에 잡은 느낌이 거의 100% 맞는다.

슬개골탈구는 무릎 원형의 슬개골이란 뼈가 뒷다리의 전체적인 축을 일자로 지탱하게끔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데 안쪽이나 바깥쪽 탈구로 인해 해당 축이 변위돼 통증과 파행을 유발하는 질환을 의미한다.

국내에서는 몰티즈(말티즈), 포메라니안, 푸들, 요크셔테리어, 치와와 등의 소형견을 많이 키우는데 그렇다 보니 다른 나라에 비해 슬개골탈구가 많은 편이다. 반면 외국처럼 뒷다리 근육이 튼튼한 대형견을 선호하거나 마당에서 키우는 강아지들은 슬개골탈구 발생률이 높지 않다.

문제는 유독 소형견을 선호하고 실내에서 강아지를 많이 키우면서 슬개골탈구가 흔하다 보니 보호자들도 슬개골탈구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수술하지 않아도 되는 질환으로까지) 생각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반려견이 통증을 호소 못 할 뿐이지 고통의 정도는 엄청 심하기 때문이다. 사람의 경우 무릎뼈가 어긋나 있다고 상상을 해 봐라. 처음에는 조금 이상을 느끼지만 뼈가 옆으로 완전히 나오게 되면 걸을 수는 있겠는가. 그리고 발을 내디딜 때마다 그 고통이 얼마나 심한지를 생각한다면 어떻게 반려견을 위한 조치를 해야 할지 알 것이다.

슬개골탈구를 진단하다 보면 절반은 약한 무릎관절을 가지고 태어나 자라면서 조금씩 심해지면서 증상을 보이는 경우이고, 나머지 절반은 비정상적인 운동이나 타박상으로 인해 탈구가 일어난다.

슬개골탈구의 증상은 1단계부터 4단계까지 나뉘는데, 2단계 이후부터는 나이나 임상증상을 보고 수술여부를 결정해야한다. 간혹 칼슘제나 침, 그리고 물리치료 등으로 비수술 치료가 가능하다고 하는 경우가 있다. 수술을 꺼리는 보호자 입장에서는 선호할 방법이지만, 이는 단순한 통증완화에 그친다. 결국 상태가 심해져 처음에 수술을 하면 간단하게 끝날 것도 더 어려워지고 경과까지 안 좋아질 수 있음을 꼭 기억하길 바란다. 수술 외의 방법은 빠진 무릎뼈를 제자리로 놓을 수 없다는 것이 과학적인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선천적 슬개골탈구증을 예방할 방법에 대해 한 마디 덧붙이고 한다. 위에서도 얘기했지만 선천적 경우의 슬개골탈구도 있을 수 있기에 소형견이면서 강아지가 태어난 지 3개월 정도 되었다면 동물병원으로 가서 선천적 슬개골탈구증 여부를 검사받기를 권한다. 손으로 만지는 촉진만으로도 질환 유무에 대한 판단이 가능하므로 검사비도 많이 들지 않는다.

슬개골탈구 동물병원은 한 달이면 수십 건씩 수술이 있기 때문에 수술에 대한 경험이 많이 쌓여 추후 다시 탈구되는 재발을 최소화하는 방법들에 대한 노하우가 많다. 정복될 수 없는 질환도 많지만, 슬개골탈구는 수술로서 최대한 회복이 가능하다.

하지만 수술만이 능사는 아니다. 빨리 알수록 수술을 평생 안 할 수도 최대한 늦출 수 있는 방법이 있는 질환이 슬개골탈구 수술임을 꼭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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