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우리 집 고양이가 물을 충분히 마시게 하려면?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우리 집 고양이가 물을 충분히 마시게 하려면?
  • 유현진 닥터캣 고양이병원(고양이동물병원) 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01.09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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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진 고양이전문병원 닥터캣(고양이친화병원 인증) 원장
유현진 고양이전문병원 닥터캣(고양이친화병원 인증) 원장

우리 집 고양이가 물을 얼마나 먹고 있을까? 혹시 적게 또는 많이 먹고 있는 건 아닐까?

고양이는 말을 하지 못하기에 보호자가 고양이의 건강상태를 체크하는 데 있어서 매일의 식사량, 음수량, 배변, 배뇨를 확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이 중에서 유독 음수량을 제대로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고양이가 물을 얼마나 먹으면 적정량일까?

일반적으로 고양이 체중 1kg당 50cc 전후의 수분섭취를 추천한다. 건조사료나 캔사료에도 수분이 포함돼 있어서 실제 음수량은 조금 적어도 된다. 원래 고양이는 사막의 건조한 기후에서 수분이 많은 설치류를 주 먹이로 삼으며 살았다. 그래서 몸에 들어온 수분을 신장에서 재흡수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하지만 현재의 고양이는 건사료를 주로 먹으면서 물을 적게 먹는 습성은 아직도 남아 있기 때문에 보호자 모르게 만성 탈수가 지속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건강검진이나 수술 전 검사로 혈구검사를 해보면 탈수증세가 있는 고양이가 간혹 있는데, 정작 보호자는 고양이가 물을 충분히 먹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오히려 물을 너무 많이 먹는 것 같다고 하는 보호자도 있다. 하지만 보호자가 알고 있는 것과 고양이 몸이 말해주는 것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만성 수분부족으로 방광염이나 결석진단을 받는 경우에도 많은 보호자가 모르고 있었던 때가 의외로 많다.

고양이에게 습식사료/간식을 자주 주면 수분공급에 도움이 된다.
고양이에게 습식사료/간식을 자주 주면 수분공급에 도움이 된다.

물그릇에 담긴 물을 먹는 모습이 많이 관찰되면 물을 많이 마셨다고 판단하는 때도 있다. 하지만 고양이는 혀를 감아올려 물을 떠먹기 때문에 흘리는 양이 절반 이상 되므로 가능한 한 쉽게 많이 먹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

고양이에게 적절한 수분공급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물을 잘 먹을 수 있게 해주고 싶어 하는 보호자도 많지만, 정작 고양이가 물을 잘 먹지 않는 경우도 있다. 고양이는 흐르는 깨끗한 물을 먹는 습성이 있어서 고양이 정수기를 설치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정수기는 세척이 편리하고, 소음이 적고, 필터 교환이 편리한 것을 선택한다. 또 여러 형태의 물그릇을 여러 곳에 놓아두는 것도 좋다. 물그릇을 사료 그릇 옆에 두는 것도, 사료를 조금씩 여러 곳에 두는 것도 음수량을 늘릴 방법이다. 물그릇을 고양이가 자주 지나다니는 곳, 쉬는 곳에 두는 것도 좋다.

사료나 캔사료에 물을 섞어서 주는 것도 유용하다. 이 방법은 개묘차가 있다. 고양이마다 기호성이 다를 수 있다. 동결건조 간식을 좋아하는 고양이라면 건조간식을 물에 불려서 줘보자.

물그릇을 자주 갈아주고, 깨끗하게 세척하는 것도 중요하다. 물그릇에 사료 부스러기 등이 떨어져 있으면 흥미를 잃는 고양이가 많다. 물이 솟아 나오는 정수기보다 수도꼭지에서 떨어지는 물을 먹는 것을 좋아하는 고양이도 있는데, 수돗물이 잠겨 있는 경우 음수량이 갑자기 줄어서 급성방광염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이런 고양이는 수도꼭지처럼 흐르는 정수기를 설치해줘서 늘 흐르는 물을 안전하게 먹을 수 있게 해주자.

물먹는 양과 습관을 관찰하는 것과 더불어 유심히 관찰해야 하는 것 중 하나는 고양이 화장실이다. 고양이 화장실은 프라이버시가 존중되고 확보된 장소에 있어야 한다. 화장실의 위치, 형태, 모래의 재질과 양, 치워주는 횟수 등등은 변비나 방광염의 발생과 관련이 있다. 평상시보다 배뇨량이 적어졌다든가, 혈액이 묻었다던가, 화장실을 자주 들락거린다면 신장이나 비뇨기의 문제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빨리 동물병원에서 진찰과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조치를 해주면 큰 고생을 안 해도 되지만, 시기를 놓쳐 병이 심해지면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온이 낮고 건조한 겨울에는 고양이의 음수량이 감소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좀 더 세심한 관심과 관찰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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