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유독 추위를 타는 강아지, 혹시 갑상선기능저하증?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유독 추위를 타는 강아지, 혹시 갑상선기능저하증?
  • 김성언 부산동물병원 다솜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01.10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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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언 부산동물병원 다솜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
김성언 부산동물병원 다솜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

동장군이 기승부리는 겨울엔 포근한 이불 속이 천국이다. 실내온도가 적당히 따뜻한데도 이불 밖으로 나가기 싫어 온갖 핑곗거리를 궁리해 볼 정도다. 그런데 털옷 장착한 강아지가 계속 이불을 덮고 지낸다면? ‘너도 이불 속이 좋은 건 아는구나.’라고만 생각할 게 아니라 한 가지 질환을 강력하게 의심해 봐야 한다. 바로 갑상선기능저하증이다. 강아지는 지금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앓아서 추위를 심하게 타고 있을 수 있다.

강아지도 사람처럼 갑상선이 존재한다. 목의 기관(trachea)을 중심으로 양쪽에 있다. 갑상선에서 분비하는 호르몬은 신체의 대사과정을 촉진해 모든 기관이 기능을 적절히 유지하도록 한다. 갑상선이 어떠한 원인으로 이상이 생기는 바람에 갑상선호르몬 분비량이 줄어들면, 즉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생기면 신체대사율이 떨어지고 장기의 기능이 쇠약해져서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왜 생기는 것일까? 대표적인 원인은 림프구성갑상선염이다. 면역체계가 갑상선을 비정상 구조물이나 외부물질로 오판하는 바람에 파괴하는 것이다. 이는 전체 원인 중 50%를 차지한다. 중년 강아지에게 많이 발생하며, 암컷은 수컷보다 발생률이 두 배 정도 높다. 그다음으로 흔한 원인은 특발성갑상선위축이다. 정상 갑상선조직이 지방조직으로 바뀌는 것이다. 이외에 갑상선종양과 같은 희귀질환이 갑성선기능저하증을 부를 수 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생기면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활동량이 줄어들고 무기력해지며 ▲잘 먹지 않는데 살이 찌고 ▲추위를 잘 타고 ▲털이 푸석푸석해지고 가늘어지거나, 쉽게 빠지거나, 거의 없다. 미용을 한 후에 털이 잘 자라지 않을 수도 있다. ▲눈곱이 잘 생기고 ▲피부나 귀에 감염증이 쉽게 일어나고 ▲피부에 검은 색소침착이 나타나거나 ▲심장이 느리게 뛴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심할 때는 신경계에도 문제가 생겨 ▲걸음걸이가 이상하거나 ▲머리가 기울거나 ▲인지장애증후군이 생긴 노령견처럼 배회하거나 ▲전신발작이 나타나기도 한다.

강아지가 이러한 증상을 보이고, 동물병원에서 혈액검사를 통해 혈중 티록신(T4) 농도가 정상보다 낮다는 결과가 나오면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잠정적 진단을 내릴 수 있다. 확정진단을 위해서는 Free T4(유리티록신)검사와 TSH(갑상선자극호르몬), TgAA(갑상선 글로불린 자가항체) 등 추가검사가 필요하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갑상선호르몬제를 투여해 치료할 수 있다. 단 완치할 수는 없다. 평생 약을 먹여야 한다는 얘기다. 치료하기 시작한 지 1~2주 이내에 환자는 활동성과 기력, 식욕을 회복하고 피부에 나타난 문제는 1~2개월 내로 개선된다. 단 약을 정해진 용량보다 많이 투여하면 갑상성기능‘항진증’이 생길 수 있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의 증상으로 ▲활력 증가 ▲체중 감소 ▲음수량 증가 등을 들 수 있다. 반드시 수의사가 정한 투여량을 지켜야 한다. 치료가 잘 이뤄지고 있더라도 한 달에 한 번 혈액검사를 받아야 한다. 회복되고 안정화된 후에는 보통 6개월에 한 번씩 동물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는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은 채로 장기간 지속하면 환자를 사망으로 몰 수 있다. 절대 만만히 볼 수 없으니 반려견에게 위에 소개한 증상이 나타나면 꼭 동물을 찾아 진단받아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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