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앞까지 다가온 초고령사회…정신건강까지 보듬는 국내 의료진들
코앞까지 다가온 초고령사회…정신건강까지 보듬는 국내 의료진들
  • 최준호 기자 (junohigh@k-health.com)
  • 승인 2020.01.14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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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올 고령사회에서 건강한 노년을 보내려면 복지, 부양, 육체적 건강뿐 아니라 노인들의 정신건강까지 보살펴야한다.

12일 발표된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인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인 인구는 2018년에 비해 38만 명 증가해 처음으로 800만 명대를 돌파했다. 최근에는 50년 내 생산인구 1명이 노인인구 1명을 부양해야한다는 정부예측도 발표된 바 있다.

이 같은 추세에 발맞춰 노인복지 및 부양, 실버산업 등 노인과 관련한 사회적 변화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는 의료계에서도 마찬가지. 특히 육체적 건강뿐 아니라 정신적 건강까지 치료해 노인의 삶을 보살피겠다는 의료진들의 노력이 엿보인다. 이에 노인의 정신건강과 관련한 의미 있는 연구결과를 소개한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노인우울증 분석 알고리즘 개발...객관적 평가 및 관리 가능해져

연세대학교 간호대학 김희정 교수 연구팀이 지역사회의 독거노인 우울군을 정확히 선별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구축했다.

노인 우울증은 증상이 일정치 않아 노인이 호소하는 주관적인 우울감만으로는 정확히 판별해내기 어렵다. 또 노인들은 우울증상을 자각하지 못하거나 정확히 보고하지 않는 경향이 있어 대상자를 객관적으로 선별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이에 연구팀은 2016년부터 2017년 까지 65세 이상의 재가 독거노인 47명을 대상으로 ▲주간활동량 ▲환경적 빛노출 ▲수면패턴 등 평가요소를 통해 우울증 정도를 평가했다. 2주간 활동기록기를 통해 생체측정 지표를 수집했으며 하루 4번식 대상자들의 주관적 우울감을 1~10점으로 측정했다.

그 결과 우울감을 호소했던 47명의 대상자 중 실제 우울증이 있는 대상자는 18명으로 파악됐다.

연구팀이 개발한 우울증 측정 알고리즘은 기존에 우울증 선별을 위해 사용했던 노인우울척도(GDS)나 해밀턴 우울척도 등의 임상도구 없이 노인우울증을 측정할 객관적인 지표를 마련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김희정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구축한 알고리즘은 우울증 대상자를 보다 정확히 선별하는 데 도움된다”며 “더불어 노인과 독거노인의 정신건강을 지속적으로 평가해 증상중심의 개인 맞춤형 중재 프로그램과 지역사회 서비스 통합 등 실무로의 확산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서적 지지받는 노인 인지기능 높아...실마리는 ‘해마’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 연구팀이 정서적 지지를 충분히 받는 노인은 인지기능이 높은데 이는 해마의 부피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해마는 뇌에서 기억력을 관장하며 인지기능과 연관이 깊다. 이에 연구팀은 해마가 정서적 지지를 통한 인지기능 향상과 연관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이를 알아보기 위해 매개분석을 실시했다.

연구팀은 치매에 걸리지 않은 60세 이상의 한국인 410명을 정서적 지지점수에 따라 점수가 낮은 그룹(108명)과 보통 점수를 가진 그룹(302명)으로 나누고 정서적 지지와 인지기능 사이의 연관성을 해마의 부피를 통해 설명할 수 있는지 알아봤다.

그 결과 정서적 지지를 충분히 받고 있는 그룹은 그렇지 못한 그룹에 비해 인지기능점수가 높아 인지기능이 더 좋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더불어 연구팀은 이러한 효과의 1/3은 정서적 지지가 해마 부피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에 매개된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김기웅 교수는 “이번 연구로 평소 정서적 지지를 충분히 받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노인치매예방에 도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단 이번 연구결과는 횡단적 연구여서 향후 정서적 지지와 해마 부피, 인지기능 사이의 인과관계를 직접적으로 증명할 전향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서적 지지가 알츠하이머의 발병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는지에 대한 후속연구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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