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불문 카페인에 ‘푹’…나는 중독일까 아닐까
나이 불문 카페인에 ‘푹’…나는 중독일까 아닐까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01.14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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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카페인에 학습된 뇌는 계속해서 카페인을 찾게 된다. 하지만 카페인 의존도가 높아지면 결국 카페인에 중독돼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우리나라는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카페인’에 푹 빠져 있다. 한국인의 카페인 일일섭취 기준량은 소아청소년의 경우 체중 1kg당 2.5mg 이하, 임신부는 300mg 이하, 성인은 400mg 이하로 알려졌다.

하지만 성인의 경우 대부분 출근 후, 점심 후, 오후 등 하루 3잔 정도 커피를 마신다. 중간중간 회의나 미팅이 있으면 어떤 날은 4~5잔까지도 마시게 된다.

커피전문점마다 또는 컵 용량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직장인들이 즐기는 아메리카노 한잔의 카페인 함유량은 약 150mg(12oz, 355ml) 정도. 많은 직장인이 카페인 하루 권장량을 넘기는 셈이다.

카페인은 커피에만 들어있지 않다. 아이들이 즐기는 콜라, 초콜릿 등에도 포함돼있다. 특히 청소년들은 설탕이 많이 든 캔커피를 자주 먹는다. 캔커피 1개당 카페인함유량은 74mg. 여기에 커피맛 아이스크림(150ml, 29mg)이나 초콜릿(30g, 16mg), 커피우유(200ml, 47mg)까지 먹게 되면 아이들 역시 1일 카페인 섭취 기준량을 훌쩍 넘는다.

■카페인, 왜 끊기 어려울까

그렇다면 사람들은 한 번 마신 커피를 왜 또 마시게 되는 걸까.

일단 카페인은 뇌에 작용해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분비, 우리의 기분을 행복하게 만든다. 또 카페인은 졸음을 일으키는 아데노신작용을 억제해 각성효과를 주며 전체적인 운동 수행능력을 높여준다. 신경을 자극해 일시적으로 암기력을 높여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효과에 불과하다. 정상 성인의 경우 카페인농도가 줄어드는 체내 반감기가 3시간에서 길어야 10시간이라고 알려졌다. 그래도 일단 카페인의 효과를 경험한 사람이라면 스스로 조절하지 않는 이상 카페인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노원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권길영 교수는 “문제는 카페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수록 더 많은 양의 카페인을 찾게 되고 결국 카페인 중독에 이를 수 있다”며 “카페인 중독증상은 카페인 섭취량보다 개인이 가진 카페인 내성정도와 관련이 높다”고 설명했다.

평소 카페인 섭취가 많은 사람에서 언젠가부터 두통, 불면 등의 증상이 지속된다면 카페인 중독을 의심해봐야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무심코 즐기다간 중독·금단현상 시달릴 수도

미국정신의학회에서는 신체·정신적으로 질환이 없고 최근까지 하루 카페인 섭취량이 250mg(커피 2~3잔) 이상이면서 다음의 12가지 증상 중에서 5가지 이상에 해당한다면 카페인 중독을 의심해야한다고 말한다.

▲안절부절못함 ▲신경질적이거나 예민 ▲흥분 ▲불면 ▲얼굴홍조 ▲잦은 소변 혹은 소변량 과다 ▲소화불량 등의 위장장애 ▲두서없는 사고와 언어 ▲근육경련 ▲주의산만 ▲지칠 줄 모름 ▲맥박이 빨라지거나 불규칙함

카페인 금단증상도 예외는 아니다. 금단증상은 말 그대로 계속 해오던 것을 갑자기 줄이거나 아예 끊었을 때 나타나는 증상이다.

평일 내내 하루 권장량보다 카페인을 많이 섭취하다 주말에 양이 급격히 줄거나 또는 갑자기 카페인을 끊은 사람들이 흔히 겪을 수 있다. 이러한 사람들은 평일에는 멀쩡하다가 주말이 되면 두통에 시달리거나 피곤이 몰려온다고 호소한다. 드물지만 평일 하루 1~2잔을 꾸준히 마신 사람에게도 금단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권길영 교수는 “금단증상은 카페인 섭취를 중지한 12~24시간 이내 발생하며 두통이 가장 흔하고 피로, 산만함, 구역질, 졸음, 근육통, 우울함과 예민한 증상을 동반할 수 있다”며 “이러한 증상은 1~2일 내 심해지다가 일주일 내에 호전된다”고 설명했다.

어린이들이 즐기는 초콜릿, 콜라 등에도 카페인이 함유돼 있다. 어린이들의 카페인 과다섭취는 칼슘흡수를 방해해 성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카페인 중독, 잘 벗어나려면?

카페인 역시 담배와 마찬가지로 ‘갑자기’가 아닌 ‘서서히’ 섭취량을 줄여나가는 것이 관건이다. 줄이는 과정에서도 무작정 카페인을 배제하기보다 하루 권장량이 넘지 않게 스스로 조절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가령 ▲디카페인 음료와 혼용해서 마시거나 ▲커피를 내려 마실 경우 가능한 짧은 시간 우리고 ▲금연처럼 주변에 카페인을 줄이기로 했다는 사실을 널리 알린다. 또 ▲티타임 대신 운동이나 산책을 하고 ▲평소 식품에 함유된 카페인함량을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카페인에 취약한 사람은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카페인 분해능력은 사람마다 달라서 커피를 조금만 마셔도 유독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불안하다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은 카페인 반감기 동안 두근거림, 두통, 불안함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권장량보다 더 적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

어린이들은 부모님의 노력이 함께 뒷받침돼야한다. 특히 카페인에 한 번 학습된 뇌는 계속해서 카페인을 찾는데 어린이들은 성인보다 제어능력이 부족해 쉽게 끊지 못한다.

권길영 교수는 “게다가 아이들은 어른보다 신진대사능력이 떨어져 몸 안에 카페인이 오래 남아 두통, 불안, 신경과민 등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며 “카페인 자체가 성장을 억제한다기보다 다른 음식에 함유된 칼슘과 철분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성장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청소년이 하루 200mg 이상 카페인을 섭취하면 심각한 두통, 우울증 등 초기 카페인 중독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설령 그 이하를 섭취하더라도 매일 카페인 함유 식품을 즐기면 결국 섭취량이 누적되기 때문에 부모님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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