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 눈에 가뭄이 들어 일어나는 ‘건성각결막염’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 눈에 가뭄이 들어 일어나는 ‘건성각결막염’
  •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01.14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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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펫동물병원 백내장 원데이클리닉 장봉환 원장
굿모닝펫동물병원 백내장 원데이클리닉 장봉환 원장

“우리 집 강아지가 눈을 자꾸 비벼요. 눈에는 끈적한 눈곱이 꼈고 빨갛게 충혈까지. 눈이 무척 불편해 보이는데 이유가 뭘까요?”

필자가 강아지의 눈을 자세히 살펴보니 메마른 눈과 눈물이 너무 부족한 상태였다. 검사 결과는 역시나 안구건조증, 정확한 명칭으로 건성각결막염이었다. 건성각결막염은 사람이 경험하는 안구건조증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한 고통을 일으킨다. 악화하면 각막궤양, 각막천공,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절대 만만히 봐서는 안 된다. 이번 시간에는 건성각결막염에 관해서 알아보자.

눈의 바깥쪽은 지질층(Lipid layer), 물층(Aqueous layer), 점액층(Mucin layer)으로 이루어진 눈물막으로 덮여 있다. 눈물막은 눈물이 증발하는 것을 막고, 혈관이 없는 각막에 영양분을 공급하고, 세균 침투나 만성적인 자극으로부터 눈을 보호하는 등 여러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눈물의 양이 부족해지면 물층이 불안정해져 눈물막이 형성되지 않는 바람에 눈이 건조해진다. 이에 따라 각막과 결막에 염증이 일어난다. 이를 건성각결막염이라 한다.

눈물의 양이 왜 부족해지는 걸까? 대표적인 원인은 면역매개성질환(원인 중 80% 차지)이다. 면역체계가 눈물샘을 적으로 인식하고 파괴하는 것이다. 이는 코카 스파니엘, 미니어쳐 슈나우져, 페키니즈, 시츄 등에게 잘 나타난다. 다른 원인으로 눈물샘을 지배하는 신경 이상, 선천성 눈물샘형성부전, 노화에 따른 눈물샘 위축, 알레르기, 홍역, 만성 염증, 전신마취, 제3안검 절제(제3안검에 눈물샘이 있다. 다른 눈물샘은 상안검에 존재) 등이 있다.

눈물이 없으면 눈은 외부 자극에 노출되고 결막(흰자)이 빨갛게 충혈된다. 눈물막의 끈적한 성분만 남아 눈곱이 자주 끼며 눈이 가렵고 뻑뻑해진다. 강아지는 불편한 느낌을 해소하고 싶어서 눈을 발로 자주 긁거나 바닥이나 이불에 비비게 된다. 이 때문에 각막에 상처가 날 수 있다.

건성각결막염은 눈물량 검사(STT)로 쉽게 진단할 수 있다. 1분 동안 안검 안쪽에 검사용지를 넣어 놓고 이 용지가 얼마나 젖는지 확인하는 방법이다. 분당 15~25mm 정도면 정상, 11~14mm면 초기 건성각결막염, 6~10mm면 중등도 건성각결막염, 5mm 이하면 중증 건성각결막염으로 진단한다. 이외에 눈물막 피괴검사, 마이봄샘 기능장애검사 등을 시행할 수 있다.

건성각결막염은 수의사의 지시에 따라 안약이나 연고를 지속해서 투여해 치료한다. 면역매개성질환이 원인이라면 눈물샘이 파괴되지 않도록 면역을 억제하는 연고를 하루에 2회 눈에 투여한다. 효과가 나타나면 수의사와 상의해 횟수를 줄인다. 약을 끊는 건 절대 안 된다. 다시 재발하기 때문이다. 반드시 꾸준하게 약을 투여해야한다. 더불어 가정에서 가습기를 틀어 눈이 건조하지 않도록 잘 관리하는 것도 필요하다. 보호자가 세심히 신경 써 준다면 강아지가 건성각결막염을 잘 이겨내고 별다른 불편함을 느끼지 않으며 생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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