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한의 화장품 파헤치기] 피부 예민하다고 유아용 화장품 쓰면 나아질까?
[닥터 한의 화장품 파헤치기] 피부 예민하다고 유아용 화장품 쓰면 나아질까?
  • 한정선 향장학 박사(아시아의료미용교육협회 부회장) (fk0824@k-health.com)
  • 승인 2020.01.17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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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선 향장학 박사(아시아의료미용교육협회 부회장)
한정선 향장학 박사(아시아의료미용교육협회 부회장)

필자의 지인 중 자신의 피부가 어린아이처럼 매우 약하고 예민하다며 유아용 화장품만 고집하는 분이 있다. 유아용 화장품을 사용하면 본인의 피부문제가 더 악화되지 않고 유지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그런데 유아용 화장품이 피부건강에 정말 도움이 될까?

일반적으로 만6세 전후를 유아, 만18세 이상을 성인으로 칭한다. 유아와 성인의 피부는 생리학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

유아의 피부는 얇고 각질화가 덜 됐으며 피부층의 수분함유량이 약 69.4% 정도다. 특히 각질층의 수분함유량이 적어 피부가 건조해지기 쉽고 외부 자극에도 취약하기 때문에 성인에 비해 피부손상도가 크다.

피지는 생후 3개월부터 사춘기까지는 피지량이 성인의 약 1/3로 떨어져 세균감염에 취약하고 피부보호막으로서 기능이 떨어진다. 즉 피부장벽이 약하기 때문에 외부에 노출될 경우 건조하고 거친 피부가 되기 쉽다.

성인과 유아 간 땀샘숫자는 별 차이 없지만 유아의 경우 성인에 비해 신체표면적이 작다 보니 단위 면적당 땀샘수는 훨씬 많다. 따라서 표면적당 땀 배출량이 많아 처음에는 피부표면이 산성을 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알칼리성을 띠게 돼 세균침투가 쉬워진다. 따라서 유아피부는 성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외부 감수성과 잠재적 독성위험도 크다.

일반적으로 생후 1개월경에는 피부표면의 pH가 5∼6정도이지만 유아기부터 조금씩 낮아지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유아용 화장품의 경우 위에서 밝힌 생리학적 피부구조와 일시적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안정적으로 피부를 보호하는 성분으로 만들어진다.

반면 성인의 경우 수분함유량이 약 64%로 유아피부에 비해 적은 반면 각질층의 수분함유량은 많다. 하지만 노화가 진행될수록 호르몬변화와 수분함유량 감소로 잔주름은 늘고 탄력은 떨어진다. 피지량도 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사춘기 때 폭발적으로 늘어나다가 여성은 25세, 남성은 35세를 기준으로 점차 감소한다. 외부저항성을 높이는 pH는 약 4.2~5.6 정도를 유지하지만 노화가 진행되면서 점차 알칼리성을 띠게 된다.

이처럼 유아와 성인피부는 생리학적으로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각각에 맞는 화장품을 선택하는 것이 맞다. 유아의 경우 피부장벽이 약하고 수분증발이 많아 피부보호막을 형성하는 화장품을 선택해야한다. 또 외부세균에 취약한 구조이기 때문에 미생물번식을 막아주는 화장품인지도 확인해야한다. 이와 함께 자극을 일으킬 수 있는 유해성분을 최대한 배제해야하는데 특히 향, 색소, 알코올성분을 꼭 살펴봐야한다.

성인의 경우 개인차가 많아 자신의 피부타입을 정확히 파악하고 계절에 따라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노화에 따른 호르몬기능저하 때문에 기능성 성분을 추가한다면 주름, 미백, 탄력 중 하나를 고려해야한다. 여기에 외부저항성을 길러주기 위해 항산화 성분이 들어간 제품을 선택한다면 적게나마 도움이 될 것이다.

자신의 피부가 예민하다고 해서 유아피부와 비슷할 것이라는 착각은 버리자. 예민하다는 것은 그 연령대에서 겪는 피부상태일 뿐 근본적으로 유아피부의 예민함과는 다르다는 것을 기억하자. 화장품은 제 나이에 걸맞은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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