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의 건치이야기] 아이 이유식, 첫발 잘 들이면 구강건강도 지킨다
[김현종의 건치이야기] 아이 이유식, 첫발 잘 들이면 구강건강도 지킨다
  • 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원장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01.17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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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원장
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원장

아기가 태어나고 나서 처음으로 시작하는 것이 모유수유다. 최근에는 초유에 면역적·영양적으로 좋은 성분이 많다고 해서 초유과정 후 상황에 따라 모유수유나 우유로 대신하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하다 6개월 후 서서히 이유식을 먹는 과정으로 넘어가게 된다.

그런데 수유과정에서 이유식으로 넘어가는 시기 아이들의 치아는 씨앗과 비슷한 치배상태로 턱 안의 작은 잇몸뼈 안에 자리잡아 서서히 자라나게 된다. 이 치배는 8개월이 지나면 아래턱 잇몸에서부터 서서히 나오며 작은 치아 두 개가 같이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시기부터는 모유수유, 이유식, 간식 등의 조절과 선택이 구강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알고 미리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모유수유가 어렵더라도 태어나서 최소 생후 6개월까지는 일차적으로 모유수유를 권장한다. 특히 모유수유가 어려운 경우에는 조제유(분유)를 먹이는데 6개월 이상 넘어서도 이유식을 시작 못 하고 계속 분유만 먹이는 것은 아이의 구강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됐다.

실제로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건강영양팀이 2008~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2~3세 유아 1521명을 대상으로 이유식 시기와 치아우식증(충치)의 상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유식 시작시기에 따라 아기의 우식증(충치) 유병률이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유식을 늦게 시작한 아기의 치아우식증 유병률은 28.3%로 적기에 시작한 아기(21.2%)보다 높았다. 즉 이유식을 늦게 시작한 아기의 치아우식증 위험은 이유식을 적기에 시작한 아이보다 1.81배 높다는 이야기다.

보통 이유식이 늦어지는 경우 모유보다는 조제유(분유)를 평균 10개월 이상까지도 먹게 되는데 여기에는 당 성분이 있어 초기 유치가 나오는 중요한 시기에 치아우식증을 유발할 수 있다. 게다가 이 시기에 우유병을 물고 재우면 치아우식증 유병률이 더욱 높아진다.

이유식으로 넘어가는 시기도 중요하지만 어떤 이유식을 선택하느냐도 무척이나 중요하다.

특히 시판되는 이유식은 당 함유량이 높아 치아우식증 위험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한국 소비자 연맹의 조사에 의하면 일부 시판 이유식 중에는 100g 기준으로 당이 10.79g 들어있다. 이를 실제 판매하는 한 끼 분량으로 환산하면 12.2g이 되는데 이는 세계보건기구(WHO) 1일당 섭취 권고기준(18g)의 67.7%에 해당한다.

또 어떤 제품은 당 함량이 19g으로 표시돼있어 한 병만 먹어도 WHO 섭취 권고량을 초과한다. 보통 이런 이유식들은 생후 6~12개월 사이에 먹게 되는데 이때는 유치가 처음 구강 내에 올라와서 치열이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다. 이렇게 당 성분이 많은 것을 먹고 구강관리가 되지 않는다면 치아우식증 위험도가 급격히 높아질 수 있다.

과일 성분이 많은 주스나 이유식은 당 성분이 특히 높아 구입 시 당 성분을 꼭 확인하고 아이들에게 먹이는 것이 좋다. 간식이나 이유식을 먹인 후에는 거즈나 작은 구강관리용품을 이용해 아이의 구강을 닦아줘야한다.

조금만 더 신경 써서 이유식을 시작하면 초기 유치가 날 때부터 아이의 구강건강을 탄탄히 지킬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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