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재활에서 복지까지’ 전인적 토털 케어
독일, ‘재활에서 복지까지’ 전인적 토털 케어
  • 한정선 기자·장인선 기자 (desk@k-health.com)
  • 승인 2020.01.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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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이제 재활이다’ 환자 삶의 질 높이는 재활치료
②선진국 재활치료시스템(독일)

· ①국내 재활치료의 현주소
· ②선진국의 재활치료시스템(독일)
· ③선진국의 재활치료시스템(미국)
· ④우리나라의 우수 재활치료모델

백세시대, 질병예방과 치료를 넘어 더욱 중요해진 것이 바로 ‘재활’입니다. 재활치료는 교통사고, 뇌졸중환자는 물론 노인, 만성질환자, 암 환자에 이르기까지 삶의 질 향상에 있어 가장 기본이자 사회복귀의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의 경우 여러 가지 문제점으로 인해 재활치료의 수준이 선진국에 비해 매우 떨어지는 실정입니다. 이에 헬스경향은 ‘재활’을 올해의 화두로 잡고 국내 재활치료시스템 개선에 앞장서고자 합니다. 이번 창간기념호에서는 국내 재활치료의 현주소와 재활선진국으로 알려진 독일 및 미국의 재활치료시스템을 먼저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재활치료는 넓은 의미에서 환자가 장애를 극복하고 사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치료를 말한다. 즉 단순히 장애로 인해 손상된 기능을 회복하는 것을 넘어 본래 자신이 머물던 가정, 사회로 복귀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선진국은 일찍이 재활의 최종목표를 ‘사회복귀’로 두고 체계적인 재활시스템을 정립해 활발히 운영 중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집중재활치료를 받을 곳이 많지 않을뿐더러 재활을 마친 환자들을 가정과 사회로 잘 복귀하게 하는 디딤돌마저 약한 상황이다.

서울재활병원 이지선 병원장은 “우리나라 재활치료시스템의 가장 큰 문제는 사회복귀까지 가는 중간시스템이 단절된 것”이라며 “재활의 최종목표를 달성하려면 국가, 의료기관, 지역사회 등이 각 역할을 재정립하고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재활치료를 담당하는 의료기관에서는 환자가 향후 가정이나 사회로 복귀했을 때 겪을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한 대비를 입원초기부터 신중히 설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환자의 집 구조를 파악해 턱을 없애거나 환자가 병원 밖으로 나섰을 때 겪을 수 있는 압박감과 스트레스에 대비한 심리적 관리 등을 퇴원 전에 미리 진행해야한다는 것이다.

독일은 재활치료를 통한 기능회복을 넘어 사회복귀까지 책임지는 토털 케어를 지향한다. 그중에서도 질병을 예방하고 악화속도를 최대한 늦추는 것을 목적으로 시행되는 예방차원 재활치료프로그램은 독일만의 가장 차별화된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독일은 재활치료를 통한 기능회복을 넘어 사회복귀까지 책임지는 토털 케어를 지향한다. 그중에서도 질병을 예방하고 악화속도를 최대한 늦추는 것을 목적으로 시행되는 예방차원 재활치료프로그램은 독일만의 가장 차별화된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독일의 대표적인 재활프로그램

▲예방차원 재활치료프로그램=실제로 재활의료시스템이 가장 잘 발달한 것으로 알려진 독일의 경우 예방차원(Preventive Rehabilitation)에서부터 재활치료를 진행한다.

예방차원의 재활치료프로그램은 독일만의 가장 차별화된 프로그램으로 질환을 예방하고 질병악화과정을 최대한 늦추는 것이 목적이다. 만성질환과 장애인 중 언젠가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지거나 독립성을 상실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을 선별해 치료대상으로 삼는다. 이들은 평균 3~4주간 전문재활치료센터에 입원해 근골격계질환(40%), 심신장애(17%), 심혈관계질환(9%)에 대한 예방프로그램을 제공받는다.

▲사고 및 수술 후 기능회복프로그램=이밖에 사고 또는 수술 후 환자들의 기능회복을 위한 재활프로그램도 갖추고 있다(AHB, Anschluss-Rehabilitation). 이는 전체 재활치료과정의 약 25% 정도를 차지하며 매년 약 20만 건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독일의 재활치료 종류는 크게 ‘의료재활프로그램’과 ‘직업재활프로그램’ ‘사회적 지원프로그램’으로 나뉘며 기능회복을 통한 환자의 사회복귀와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진행된다.

▲의료재활프로그램=먼저 의료재활프로그램은 ▲신경재활(Neurorehabilitation)▲수술 후 재활(Postoperative Rehabilitation) ▲공통진행프로그램 등 총 3가지로 진행된다.

신경재활은 뇌 및 척수손상환자를 대상으로 기간은 한 달에서 평생이다. 수술 후 재활프로그램은 수술 후 신체회복이 필요한 환자를 대상으로 21일~3개월 정도에 걸쳐 진행되며 ▲정형외과적 재활(Orthopedic rehabilitation) ▲종양학적 재활(Oncological rehabilitation)로 나뉜다.

마지막으로 공통진행프로그램은 말 그대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해 환자들이 최대한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한다. 일상복귀를 돕는 치료가 주를 이루며 환자의 현재 신체상태에 적합한 생활방식을 꾸준히 연습하게 하는 것이다.

공통진행프로그램은 구체적으로 ▲체육활동(Therapeutic physical education) ▲작업요법(Ergotherapy) ▲비디오게임 등을 통한 정신회복(Intellectual exercises) ▲정서·심리회복(Sensory therapy&pet therapy&art therapy) ▲고유감각재활(Proprioceptive rehabilitation in special costumes) ▲소근육훈련(Training of fine motor skills) ▲기구물리치료(Device physiotherapy) ▲로봇치료(Robot systems) ▲언어치료(Service of speech therapist) ▲영양사, 심리학자 투입(Nutritionist and Psychologist) 등이 있다.

▲직업재활프로그램=직업재활프로그램은 환자의 빠른 사회복귀가 목표다. 여기에는 기본적으로 ▲직장 찾기 ▲직장선택 ▲직무교육 등이 있으며 직무참여에 필요한 기본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환자의 사회복귀를 앞당기고 사회적응력을 높일 수 있도록 돕는다.

▲사회적 지원프로그램=사회적 지원프로그램은 실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제공하는데 현재 살고 있는 집의 위생시설, 승강기, 넓은 문 설치 등을 지원하며 상황에 따라 특수차량구매나 개조비용을 지원, 가정에서의 불편을 최소화시켜 빠르게 일상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탄탄한 국가지원 아래 토털 케어 지향

이처럼 독일의 재활치료시스템은 재활에서 복지까지 책임지는 전인적인 토털케어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다. 체계적인 재활치료는 뚜렷한 성과로 나타나는데 독일 DGUV 사회사고보험사 자료에 따르면 공공재활치료프로그램을 통해 환자의 98.57%가 성공적으로 직장에 복귀, 사회의 일원으로 활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지원도 탄탄하다. 우선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되는 독일의 재활치료보험은 크게 ▲법정연금보험(SPI; Statutory Pension Insurance) ▲산재보험(Accident Insurance) ▲법정질병보험(SSI: Statutory Sickness Insurance)으로 분류된다.

또 ‘유급휴가 및 병가에 관련된 법’을 두어 환자들이 병가를 내고 재활치료센터에 입원하는 중에도 12개월 이내에 최대 6주 동안 급여를 받을 수 있다. 6주 이후에는 환자에게 부양가족이 있는 경우 임금의 75%에 해당하는 사회보장기여금과 임금보상을 지급하고 이 밖의 경우 68%를 지급함으로써 치료 중 발생하는 경제적 어려움을 지원해준다.

이를 위해서는 법정연금보험에서 제시한 기준을 충족해야하며 기준은 3년 이내에 일할 수 있는 능력의 상실가능성 여부다. 법정연금보험인 SPI는 임금지원료로 전체 재활치료예산의 27%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재활치료 중 환자의 기본생활보장에 대한 높은 사회적 관심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현재 독일정부는 재활치료에 막대한 예산을 배정하고 있어 다른 유럽국가들 사이에서도 매우 수준 높은 성공모델사례로 꼽힌다.

대표적으로 전국에 분포돼 있는 메디안재활클리닉(The Median Rehabilitation Clinic)은 성공적인 재활치료전문센터다. 이곳은 ▲정형외과 ▲심신의학·정신지체 ▲신경학 ▲내과 ▲심장학 ▲중독 ▲정신과 ▲아동&여성전문 ▲간호&사회요법 등으로 재활치료분야를 세분화했다. 또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상호협업을 통해 재활치료를 성공적으로 완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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