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빠져도 너무 빠져요~’ 고양이 탈모의 원인은?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빠져도 너무 빠져요~’ 고양이 탈모의 원인은?
  • 유현진 닥터캣 고양이병원(고양이동물병원) 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01.23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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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진 고양이전문병원 닥터캣(고양이친화병원 인증) 원장
유현진 고양이전문병원 닥터캣(고양이친화병원 인증) 원장

보기만 해도 푹 빠져버릴 것 같은 투명하고 오묘한 눈, 윤기가 반짝반짝 흐르는 우아한 털. 고양이는 보고만 있어도 매력이 흘러넘친다. 게다가 고양이는 산책할 시간도 공간도 부족하고 바쁘게 생활하는 대한민국 현대인의 일상에 딱 최적화된 반려동물이 아니던가! 하지만 이렇게 우아한 고양이가 자리를 털고 일어나는 순간 풀풀 날아오르는 털 뭉치는 강아지들의 그것과는 다른 차원의 털 공격이다.

필자는 100만 가지 매력을 가진 고양이의 유일한 단점이 털이 많이 빠지는 것으로 생각할 정도로 정상적인 상황에서도 고양이는 털이 빠진다. 특히 계절이 변화하고 기온에 맞춰 적합한 모질로 털갈이를 하는 시기에는 그 어떤 고양이도 털 빠짐을 피할 수 없다. 하지만 탈모가 정말 심각한 고양이들은 그 원인을 찾아서 제대로 치료를 해줘야 하는 경우도 흔하다.

탈모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품종, 건강이나 질병상태, 영양상태, 환경, 다른 동물이나 사람과의 접촉 여부를 면밀하게 살펴야 원인치료를 할 수 있다. 1세 이하의 어린 고양이가 피부에 염증이나 발적이 전혀 없이 몸에 대칭성 탈모가 일어난다면 선천성 유전적 탈모인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스핑크스, 데본렉스, 버만이 이에 해당한다.

가려움이 많이 동반되거나 피부에 발적, 딱지 등의 병변이 같이 있을 땐 곰팡이성 피부염이나 외부기생충 감염에 따른 병변이 아닌지 반드시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곰팡이성 피부염 중에서도 링웜은 같이 생활하고 접촉하는 동물이나 사람에게 전염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치료를 개시해도 수주에서 수개월의 치료기간이 필요할 수 있다. 무엇보다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병변을 최소화하고 치료기간을 단축하는 지름길이다.

길고양이가 아니더라도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건강관리를 받지 못한 어미 고양이가 출산하고 펫샵 등을 통해 입양한 고양이들은 귀진드기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많다. 귀진드기에 감염되면 매우 가렵기 때문에 귀와 목 주변을 심하게 긁어 이차적인 상처와 감염이 일어나고 탈모가 생기기 쉽다. 진드기에 물려서 생긴 상처와 긁어서 생긴 상처에는 곰팡이성 피부염이 생길 기회도 증가하고 이는 심각한 탈모성병변으로 진행할 수 있다.

7세 이상 고양이가 피부에 발적이나 염증이 전혀 없으면서 대칭성 탈모가 일어나고 피부가 얇아지는 경우에는 호르몬성질환을 확인해야 한다.

오버그루밍에 따른 탈모도 흔하게 관찰된다. 고양이는 원래 매일 그루밍을 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지만 그 정도가 너무 심해 탈모가 일어나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 오버그루밍을 하는 가장 흔한 원인은 피부가 가렵기 때문이다. 피부에 소양감을 유발하는 원인은 아토피성 피부염과 같은 알레르기성질환도 있다. 식이성 알레르기가 피부염을 동반하기도 하고, 집먼지진드기가 많은 환경에서 살아 알레르기가 생길 수 있다. 고양이가 쉬는 장소의 깔개나 바닥의 재질에 알레르기가 있는 고양이도 있다. 심리적으로 불안하거나 스트레스가 많은 고양이도 오버그루밍을 심하게 하면서 탈모와 피부염이 생기기도 한다. 탈모의 원인이 다양한 만큼 증상이 시작됐다면 초기에 진료를 받고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탈모까지는 아니지만 털 빠짐이 심한 고양이는 어떻게 관리해줘야 할까? 털이 많이 빠지면 그만큼 그루밍을 하면서 삼키게 되는 털의 양도 증가하기 때문에 헤어볼 문제도 함께 증가한다. 때문에 과한 털 빠짐은 반드시 관리해줘야 한다. 우선은 양질의 단백질과 피모에 도움이 되는 불포화 지방산, 항산화제 등이 풍부한 식사와 영양제를 공급해 주면 좋다.

매일 혹은 최소 일주일에 2~3회라도 주기적으로 빗질을 해주면 죽은 털과 각질이 제거되고 피부에 혈액순환을 촉진해줘서 피모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 실내생활을 하는 고양이라도 외부구충제는 주기적으로 발라서 예방을 해줘야 한다. 정전기가 일어나는 건조한 계절에는 가습기를 틀고 생활한다. 매일 규칙적으로 시간을 정해 1회 15분 이상, 하루 2회 정도 재미있게 놀아준다면 지루하고 자극이 적은 실내생활로 인한 스트레스를 줄이고 오버그루밍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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