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 약사의 약 부작용이야기] 원인 모를 근육통…혹시 ‘골다공증약’ 때문?
[배현 약사의 약 부작용이야기] 원인 모를 근육통…혹시 ‘골다공증약’ 때문?
  • 배현 밝은미소약국(분당) 약국장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01.24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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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 밝은미소약국(분당) 약국장
배현 밝은미소약국(분당) 약국장

김난희(가명) 님은 54세 여성으로 폐경이 오면서 컨디션 조절이 어려웠습니다. 병원에 다니면서 폐경여성호르몬요법(HRT)을 받아 안면홍조와 불안증은 그나마 많이 호전됐지요. 하지만 얼마 전 받은 골밀도검사에서 T수치가 -2.6이 나오면서 골다공증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후 골다공증약을 복용하기 시작한 김난희 님. 원인 모를 불편한 증상이 느껴져 약국으로 전화를 하셨습니다.

“여보세요, 약국이죠?”

“네, 감사합니다. 밝은미소약국입니다.”

“뭐 하나 물어 볼려구요. 제가 얼마 전부터 골다공증약을 먹기 시작했는데요. 이거 먹으면 혹시 몸이 아플 수 있나요?”

“평소 운동이나 일을 무리하게 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셨는데도 갑자기 그러시나요?”

“글쎄, 잘 몰랐는데 등쪽 근육이 계속 아파서요. 특별히 뭐 한 것도 없는데 말이죠.”

“그래요? 감기 기운이 있는 건 아니시죠?”

“그건 아닌 거 같아요. 사실 잘 모르겠어요.”

“그렇다면 골다공증약 때문에 그럴 수도 있어요. 자주는 아니지만 독감과 비슷한 발열, 통증이 나타나기도 하거든요. 상황에 따라 소염 진통제를 복용하실 수 있고요. 적응기간이 지났는데도 계속 통증이 있다면 병원을 방문해 약을 바꾸셔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군요. 참지 말고 진통제를 복용해야겠네요. 일단 병원에도 연락해볼게요.”

2015년 대한간호학회지에는 의미 있는 연구결과가 발표됐습니다. 2008~2011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기초로 골다공증 유병률과 인지율을 조사한 연구결과였는데요.

연구에 따르면 50대 이상 남성의 골다공증 유병률은 7%, 여성은 40.1%로 나타났습니다. 이 수치는 남성의 경우 미국보다 2배 정도 높으며 중국과는 유사한 수준입니다. 하지만 여성의 경우 미국의 4배나 되고 일본보다도 높은 수준이라고 하네요.

문제는 골다공증 인지율입니다. 남성은 7.6%, 여성은 약 38%만이 골다공증을 인지하고 있고 치료받는 비율은 남성 5.7%, 여성 22.8%로 나타났습니다. 대한골대사학회에 따르면 골다공증 치료 중단율도 높습니다. 골다공증 약물치료 후 1년 안에 66% 정도가 중단한다고 합니다.

이 모든 내용을 종합해보면 골다공증은 많이 걸리는 질병인데도 잘 모르는 데다 치료도 받지 않으며 치료를 받는다고 해도 중단율이 높습니다.

뼈는 마치 건물 골조처럼 인체 형태를 유지해줍니다. 뼈는 단단하게 굳어 있는 듯 보이지만 분명 살아 있는 조직입니다. 정상적이라면 오래된 골세포는 제거(골흡수)되고 제거된 곳에는 새로운 골세포가 형성(골형성)되지요.

하지만 이 밸런스가 깨져 골흡수가 많아지면 뼈가 빈 곳이 생기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골다공증입니다. 건물에 비유하자면 정밀안전진단에서 붕괴위험에 처한 건물이라고 판정받은 상태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건물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골조 구조는 눈에 보이지 않아 위험성을 쉽게 알아차리기 어렵습니다. 위의 연구를 통해 밝혀졌듯 골다공증 인지율은 남성의 경우 10%도 안 됩니다. 여성은 갱년기 이후 골다공증을 진단받는 경우가 많아 그나마 인지율이 높은 것으로 생각되지만 그래도 30%에 밑도는 수준입니다.

골다공증이 무서운 이유는 작은 충격에도 뼈가 쉽게 부러지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골 형성이 잘 안 되기 때문에 부러진 뼈는 다시 붙기 어렵습니다. 특히 대퇴골, 고관절, 척추 등 활동에 직접적인 영항을 미치는 부분이 골절되면 사망위험이 높아집니다. 이 중 고관절 골절은 전체 6명 중 1명이 1년 이내 사망할 수 있을 정도로 치명적입니다.

골다공증 판정을 받으면 골다공증 치료제를 복용하게 됩니다. 2019년 가장 많이 판매된 골다공증 치료제는 포사맥스(경구제)로 골흡수를 억제하는 약입니다. 2등은 약 포스테오(주사제)로 뼈 형성을 도와주는 약이고 3등은 에비스타(경구제)로 에스트로겐 작용을 도와 뼈의 질을 개선합니다.

포사맥스는 1995년 미 FDA에서 골다공증 치료제로 승인받은 이후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치료제입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포사맥스를 10년 이상 장기간 복용 시 고관절 골절이 30%까지 감소한다고 했으며 기존 척추 골절이 있었던 환자에서 3년간 투여 시 45% 감소, 척추골절이 없었던 환자의 경우 48% 감소한다고 합니다. 특히 골밀도 T값이 -2.5 이하인 경우 비척추골절 위험이 절반 감소했다고 합니다.

TIP. 알아두면 좋은 골밀도검사 관련 정보

표준 검사법: 이중에너지 X선 흡수계측법(DXA)

방법: 요추와 대퇴골 골밀도를 측정해 가장 낮은 수치로 골다공증을 진단함.

측정결과:

T≤-2.5 : 청년 성인 평균치 70%미만, 골다공증

-2.5<T<-1 : 청년 성인 평균치 70-80% 골감소증

-1≤T : 청년 성인 평균치 80%이상 정상

포사맥스는 알렌드로네이트, 즉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의 치료제입니다. 그런데 이 계열의 치료제는 복용 시 그리고 부작용에 각별히 주의해야합니다.

우선 비스포스포네이트는 가뜩이나 흡수율이 낮은데 음식까지 들어가면 흡수에 더 방해를 받아 공복에 복용해야 합니다. 약을 복용할 때는 미네랄이 많은 우유 등 유제품과 탄산수, 보리차 등과 함께 복용해선 안 됩니다. 칼슘, 철분, 마그네슘 등 미네랄 영양제나 제산제 등도 약물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1시간 이상 간격을 두고 복용해야합니다.

가장 흔히 알려진 부작용은 식도 궤양입니다. 약이 식도 점막에 붙으면 식도염을 일으킬 수 있어 200ml 이상 충분한 물과 함께 복용하고 복용 후 1시간은 눕거나 엎드리지 말아야합니다. 속쓰림 등 위장장애도 잘 알려진 부작용입니다. 삼킴이 어렵거나 위장장애를 심하게 호소하는 환자라면 주사제 투여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또 골다공증약을 장기간 사용하면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으로는 턱뼈괴사, 대퇴골절 등이 있습니다.

턱뼈괴사는 약을 복용하는 모든 사람에게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발생 확률은 10만명당 1~69명 정도며 투약기간 4년을 기점으로 갑자기 증가한다고 합니다.

턱뼈괴사는 치과 치료를 받을 때 중요한 부분입니다. 만일 골다공증약을 복용한 지 4년 이하라면 큰 상관없이 치과 치료를 받아도 되지만 그 이상 경과했거나 흡연, 음주, 스테로이드 약물 복용 등의 위험인자를 갖고 있다면 치료 2~3개월 전부터 약을 중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퇴골절 역시 발생빈도는 낮습니다. 하지만 위험도는 무시할 수 없겠죠. 4년 이상 장기간 복용 중 원인 모를 허벅지 통증이 느껴진다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하셔야 합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비스포스포네이트 부작용 중 하나는 바로 근육 통증입니다. 경우에 따라 열이 나기도 해서 감기나 독감으로 오해하기 쉽습니다. 이는 비스포스포네이트 급성반응입니다. 위의 사례 김난희 님도 이와 같은 경우였지요.

헬스경향에 실린 한 칼럼(2016.12.23. 김영범 원장의 건강돌직구)에 따르면 골다공증약 복용 후 나타나는 근육통증은 10명 중 1~3명 정도 발생합니다. 꽤 높은 수치지요. 경구제제를 처음 복용하는 경우나 농도가 높은 주사제를 투여하는 경우 나타나기 쉽다고 합니다.

이러한 근육통증은 보통 적응기간이 지나면 회복됩니다. 증상이 있을 때는 진통제나 항히스타민제를 통해 완화시킬 수 있지요. 하지만 약물 복용 중에도 지속적으로 통증이 나타난다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 약물 변경 등을 의논해야합니다.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우리나라는 골다공증 발병률에 비해 인지도와 치료율이 낮고 치료 중단율은 높습니다.

골다공증은 자신의 상태에 맞춰 꾸준히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재 골다공증치료제는 다양하게 개발돼 있으며 특히 비스포스포네이트는 오랜 기간 사용된 만큼 부작용도 많이 밝혀져 있습니다.

부작용은 예측할 수만 있다면 오히려 안전합니다. 골다공증은 골절로 인한 사망률을 높이는 만큼 약물 부작용을 우려해 임의로 치료를 중단하지 마세요. 전문의와 계속 상의하면서 꾸준히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약 복용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생활요법입니다. 골다공증약을 복용하더라도 생활요법을 지키지 않으면 골다공증을 개선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다음의 3가지는 꼭 함께 실천하시길 당부드립니다.

1. 칼슘, 마그네슘, 비타민D, 비타민K, 비타민B군, 비타민A, 오메가3, 단백질을 섭취합니다.
2. 탄산음료, 카페인, 음주, 흡연은 피합니다.
3.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꾸준히 합니다.

<참고>

본문에 제시된 환자와의 대화는 이해를 돕기 위해 극적 재구성된 것입니다.

<참고문헌>

Lauralee Sherwood, 《인체 생리학 제9판》, 강명숙 외 21 옮김, 라이프사이언스, 2016

J.G.Salway, 《한눈에 알 수 있는 의학 생화학》, 백영환, 범문에듀케이션, 2013

《골다공증 유병율, 인지율, 치료율 및 영향요인의 성별 비교: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2008~2011년) 활용》 김윤미, 김정환, 조동숙, 대한간호학회지 제45권 제2호, 2015년 4월

《골다공증 치료지침 2018》 대한골대사학회 지침서편찬위원회

《비스포스포네이트 관련 악골괴사의 진단 및 치료에 대한 임상적 연구》 김경욱, 김범진, 이충현, J Korean Assoc Oral Maxillofac Surg 2011;37:54-61

“골다공증 치료제 시장 ‘포스테오’ 승승장구” 의약뉴스 2020년 1월 23일 기사

“다양한 골다공증약, 올바로 선택하기” 헬스경향 2016년 12월 23일 기사

“선진국病 ‘골다공증’… “인지도, 치료율 낮아 문제”” 헬스조선뉴스 2019년 10월 15일 기사

“골다공증 치료제 ‘비스포스포네이트’ A to Z” 팜뉴스 2019년 4월 17일 기사

“포사맥스, 장기 투여시 고관절 골절 위험 감소 입증” 후생신보 2016년 9월 28일 기사

<참고 사이트>

http://healthline.com/

https://www.nlm.nih.gov/

https://www.drugs.com

약학정보원 홈페이지 https://www.health.kr

국가건강정보포털 http://health.cdc.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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