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동물에게 명절음식 함부로 주면 큰일!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동물에게 명절음식 함부로 주면 큰일!
  • 권단비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 영상의학 부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02.05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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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단비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영상의학 부장
권단비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영상의학 부장

설 연휴는 끝났지만 설음식 재료가 꽤 남은 가정이 많다. 이런 가정은 한동안 틈틈이 설음식을 해 먹기 마련이다. 그런데 설음식 중 일부는 반려동물에게 매우 해롭다. 오늘은 이와 관련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열심히 전을 부치고 있다 보면 강아지가 어느새 옆에 와서 입맛을 다시고 있을 것이다. 그 간절한 눈망울을 보호자가 외면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주지 않으려 했는데도 모르는 사이에 강아지가 명절 음식들을 주워 먹을 때도 있다. 보통 사람이 먹는 음식은 동물이 먹는 것보다 나트륨 함량이나 기름기가 많아 반려동물이 먹으면 탈이 날 수 있다. 양파나 포도를 먹었다면 심각한 중독 문제로 발전하기도 한다. 그래서 보호자는 보통 반려동물이 사람 음식을 가까이하지 않도록 유의하는 편이지만 의도치 않게 반려동물들이 먹었을 땐 동물병원에 내원해 적절한 처치를 받는 것이 좋다. 다른 때보다 특히 명절 전후에 이런 이유로 내원하는 반려동물이 많다. 반려동물들에게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명절음식은 전이나 약과 등 지방이 많은 음식, 산적, 곶감 등이다.

기름에 부치는 전과 같은 음식을 먹었을 경우 지방 함량이 많아 위장염, 급성췌장염과 같은 질병에 걸릴 수 있다. 급성췌장염이 생겼을 땐 집중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강아지 급성 췌장염은 부은 췌장과 주변 조직이 일부 괴사가 되는 괴사성췌장염으로 진행될 수 있어 치료에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반려동물이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먹은 것을 발견했다면 동물병원에서 적절한 구토 처치를 받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먹은 지 시간이 지났거나, 반려동물의 상태에 따라 구토유발을 하지 않고 소화되는 것을 지켜본다면 구토 및 설사 증상이 있는지 면밀히 지켜보아야 한다.

산적과 같이 이쑤시개가 끼워져 있는 음식을 삼켰을 땐 안에 있는 이쑤시개가 이물이 된다. 명절에 산적을 만들 때는 보통 나무로 된 이쑤시개를 쓴다. 나무로 된 물질은 소화액에 녹지 않는다. 위 내에 있을 때는 별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위가 연동운동을 할 때 위벽을 찌르거나 위벽을 뚫고 나올 수 있다. 또 위 안에서 괜찮았더라도 십이지장으로 이동하면서 장벽을 뚫고 나올 수 있다. 이러한 위장 천공은 응급수술이 필요하다. 장벽이 뚫리지 않더라도 이쑤시개의 끝이 날카롭기 때문에 장벽을 긁으면서 내려올 수 있는데 이 경우 출혈성 장염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끝이 날카로운 물질을 삼켰을 땐 위 내에 있다고 해서 구토를 유발하면 식도 벽의 손상이나 천공 우려가 있다. 그러므로 내시경 또는 수술이 권장될 수 있다.

곶감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잘게 나눠 씹어서 삼키지 않고 통째로 삼켰을 때, 소화능력이 떨어진 나이 든 반려동물은 위에서 소화하는데 다소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또 씨나 꼭지가 제거되지 않은 곶감을 먹었을 땐 씨나 꼭지가 소화되지 않아 이물이 돼서 위장관 폐색을 일으킬 수 있다(감 씨는 크기가 그렇게 크지 않아 폐색을 일으킬 가능성은 다른 과일 씨와 비교해 낮긴 하다). 감 씨와 꼭지는 그 끝이 다소 날카로운 편이라 이동하면서 위 장벽에 자극을 줘 위장염을 일으킬 수 있다. 곶감에 꼭지나 씨가 없고 별다른 구토 증상이 지속하지 않으면서 식욕이 정상이라면 소화되는 것을 지켜볼 수 있다.

동물병원에서는 명절이 지나면 명절음식을 먹고 내원하는 반려동물이 급증한다. 먹은 음식 중에 상당히 기름진 음식이 많고 이물이 될 수 있는 음식들도 있어 반려동물이 임상증상을 호소할 가능성이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물론 명절음식을 먹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이지만, 의도치 않게 반려동물들이 섭취했을 경우 동물병원에 내원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을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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