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 난 내 어깨, ‘오십견’일까 ‘회전근개파열’일까
고장 난 내 어깨, ‘오십견’일까 ‘회전근개파열’일까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02.11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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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는 일상의 모든 활동을 책임지는 만큼 문제가 생겼을 때 바로 치료하는 것이 현명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나이 불문 어깨 때문에 고생인 사람들이 늘고 있다. 어깨는 관절 중 유일하게 360도 회전이 가능한 만큼 활동반경이 자유롭지만 그만큼 늘 위험에 노출돼 있다.

특히 겨울에는 추위로 몸을 움츠리고 있어 어깨가 더 아픈 건가 싶지만 평소 무리없이 하던 행동도 통증이 심해 어려워진다면 나도 모르게 어깨질환이 발생했다는 신호일 수 있다.

다양한 어깨질환 중 사람들이 많이 걸리는 질환은 오십견과 회전근개파열이다. 모두 해마다 환자가 늘고 있는데 서로 혼동하다가 치료시기를 놓치기 쉬워 이왕이면 정확히 알고 있는 것이 좋다.

■오십견

오십견은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노화로 어깨관절을 보호하는 관절낭이 퇴화되면서 두꺼워지고 좁아져 유착과 염증이 생기면서 발생하는 병이다. 정확한 병명은 유착성 관절낭염 또는 동결견이지만 50대에 잘 발생한다고 해서 통상 ‘오십견’이라고 불린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오십견환자는 50대가 34.1%로 가장 많았다(60대 26.7%, 70대 15.5%, 40대 15.3%)

▲통증 특징=오십견이 발생하면 일단 어깨를 특별히 부딪치거나 하지 않았는데도 심한 통증과 함께 어깨가 얼어붙은 것처럼 마음대로 들거나 움직일 수 없게 된다. 통증이 심해 세수하거나 머리를 감고 빗는 등 평범한 일상 동작조차 어려워진다.

그런데 이러한 통증도 알고 보면 3단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된다고 한다. 미리 알아두면 조금이라도 오십견을 일찍 발견해 치료할 수 있다.

우선 1단계는 통증기로 오십견이 발생해 통증이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하는 시기다. 통증은 점점 심해지며 어깨관절 경직도 서서히 나타난다. 목동힘찬병원 최경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이때는 어깨관절이 완전히 굳기 전이어서 아프지만 팔을 올리거나 뒤로 올리는 동작이 크게 어렵지는 않다”며 “또 통증도 간헐적으로 나타나고 어느 정도 휴식을 취하면 나아지기 때문에 오십견이라고 생각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단계인 ‘동결기(6~12개월)’에 접어들면 어깨가 굳어 얼어붙은 것처럼 움직이기 어려워진다. 특히 팔을 뒤로 돌리거나 들어올리는 동작을 할 때 통증이 심하다. 가만히 있으면 통증이 줄면서 견딜 만해지지만 관절경직은 점점 심해진다.

3단계는 통증이 감소되고 어깨 경직이 풀리는 ‘해동기’로 이렇게 되기까지 길게는 2년 이상 소요된다. 최경원 원장은 “이전보다 좋아지기는 하지만 어깨 운동범위를 눌리면 통증이 계속되기 때문에 환자 본인의 노력과 지속적인 재활치료가 있어야 회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치료방법=오십견은 이렇게 환자 상태에 맞는 치료방법을 통해 통증을 줄이고 관절운동 범위를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오십견 초기라면 약물치료, 주사치료, 물리치료 등을 시행하는데 이미 많이 진행돼 호전 기미가 없다면 손상부위를 직접 볼 수 있는 관절내시경으로 유착된 관절낭부위를 직접 넓혀주는 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특히 당뇨환자는 어깨통증이 자주 나타나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어깨 관절막은 콜라겐으로 이뤄져 있는데 혈중 당이 높아지면 정상적으로 콜라겐을 생성하지 못해서 관절막이 딱딱해지기 때문이다.

세란병원 정형외과 배승호 과장은 “오십견도 당뇨 합병증 중 하나로 발생하고 당뇨가 있는 오십견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환자들보다 통증이 더욱 심하다”며 “당뇨환자는 원인질환인 치료하면서 오십견도 치료해야 통증을 호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오십견은 어깨가 굳어 팔을 위로 들어 올리기조차 힘들지만 회전근개파열은 통증이 있어도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팔을 들어올릴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회전근개파열

오십견과 자주 혼동되는 회전근개파열 역시 노화로 인한 경우가 많다. 회전근개는 어깨를 움직이게 하는 4개의 힘줄을 말하는데 나이 들면서 반복된 손상과 마모에 의해 찢어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에는 스포츠를 즐기는 젊은층에서도 많이 발생하고 있어 나이와 관계없이 주의가 필요하다.

▲통증 특징=회전근개가 파열되면 오십견처럼 팔을 들어올릴 때 통증이 심하다. 특히 4개 힘줄 중 어느 힘줄이 끊어졌느냐에 따라 통증부위가 다르고 특히 팔을 올릴 때 120도~160도 사이에서 통증이 심하다.

이처럼 회전근개파열은 통증이 있어도 어느 각도까지는 팔을 들어올릴 수 있다. 하지만 오십견은 어깨관절이 아예 굳어서 어느 방향으로든 움직이기 쉽지 않고 머리 위로는 손을 들어 올리지 못해 일상활동에 제약이 크다.  

단 자가진단으로는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우선 없던 어깨통증이 발생하면 바로 병원을 찾아 전문가의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치료방법=특히 회전근개파열은 자연치유가 되지 않는 질환으로 통증이 심하면 반드시 수술이 필요하다.

강동경희대병원 정형외과 조남수 교수는 “정확한 진단 없이 파열을 방치하면 완전 파열로 진행되고 지속되는 통증 때문에 어깨를 움직이지 않으면 점차 굳어지면서 통증은 더 심해진다”며 “파열이 커지면 나중에는 수술로도 봉합이 어려워 불가피하게 인공관절치환술을 받아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회전근개가 부분적으로 파열됐거나 손상정도가 심하지 않으면 약물이나 주사치료, 운동치료를 시행한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 5mm 정도 구멍을 내 관절 안으로 내시경을 삽입, 모니터로 관찰하면서 찢어진 회전근개를 봉합하는 관절경술을 진행한다.

조남수 교수는 “관절경술은 기존 절개술보다 통증이 적고 절개범위가 작아 주변 조직에 손상을 주기 않기 때문에 회복이 빠르다”며 “입원기간은 보통 4~5일이지만 시간적 여유가 충분치 않은 직장인들은 빠르면 수술 후 2일째 퇴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십견과 회전근개파열 치료 후 회복된 관절운동 범위를 유지하려면 자신에게 적합한 어깨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치료 후 관리법

오십견과 회전근개파열은 서로 다른 병이지만 모두 일찍 치료를 시작해야 수월하게 회복될 수 있으며 치료 후에도 환자 관리가 중요한 병이다.

치료 후에는 무리한 어깨 사용을 최대한 자제하고 기지개를 쭉 펴는 가벼운 스트레칭과 아령, 팔굽혀쳐기 같은 어깨운동을 적절히 병행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환자마다 적절한 운동강도는 다르기 때문에 주치의와 꼭 상담 한 후 시행한다. 영양소가 고루 분포된 균형 잡힌 식사 역시 어깨 힘줄을 튼튼히 하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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