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암환자 1만명 유전체분석으로 맞춤형 신약개발”
“국내암환자 1만명 유전체분석으로 맞춤형 신약개발”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02.14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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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K-MASTER사업단 김열홍 단장(고대안암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

보건복지부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암환자의 5년 생존율은 70.4%로 2013~2017년까지 매년 0.5~0.6%씩 증가했다. 이대로 진행된다면 2030년 암 5년 생존율은 90%에 육박한다. 의료기술의 발달 덕이다. 하지만 암은 여전히 국내 사망원인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K-마스터(MASTER)사업단(이하 K사업단) 김열홍 단장(고대안암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을 만나 미래 암 치료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김홍렬 단장은 “K사업단은 현재 MMS(Match Master System)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며 “MMS(Match Master System)시스템을 통해 암조직을 분석해 환자 맞춤형 치료제를 개발해 내는 것이 목표다”고 설명했다.
김열홍 단장은  “MMS(Match Master System)시스템을 통해 암조직을 분석해 환자 맞춤형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고 설명했다.

- K사업단에 대해 설명해 달라.

K사업단은 보건복지부의 지원을 받아 2017년 6월에 출범했다. 암환자들의 유전자변이를 분석해 환자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암 진단 및 치료개발을 위해 발족했다. 전국 55개 기관의 종양내과 의사들과 49개 병원이 협력해 정밀의료시스템 구축에 힘쓰고 있다.

- ‘정밀의료’는 매우 생소한 단어다. 정확히 무슨 뜻인가.

본래 의료의 기본원칙은 환자 개개인에게 맞춰 진행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개개인마다 차이가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다른지 잘 몰랐다. 최근에 유전체분석 등 여러 가지 검사기법이 개발되면서 환자를 개인별로 규정할 수 있게 됐다. 결국 정밀의료란 유전자, 생활환경, 습관 등을 토대로 환자를 분류하고 각각의 특성에 맞는 예방·치료법을 제공하는 의료서비스다.

- 우리나라의 경우 정밀의료에 관한 연구나 지원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보완해야할 점은 무엇인가.

정밀의료시스템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려면 기본적으로 방대한 빅 데이터 구축과 정부보조가 뒷받침돼야한다. 현재 미국이 정밀의료분야에서는 가장 앞서있다. 우리나라가 뒤처져있다는 말은 아니다. 보다 체계적이고 꾸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 현재 세계에서 가장 정밀의료시스템이 잘 구축된 나라는 어디인가.

미국이다. 미국은 가장 먼저 국가차원에서 정밀의료시스템을 주도했을 뿐더러 의료시스템이 사보험이기 때문에 신약에 대한 접근성이 뛰어나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신약이 보험급여로 인정받으려면 안전성을 충분히 입증해야하기 때문에 다소 시간이 걸린다.

- 국내에서 처음 시작하는 정밀의료사업인 만큼 의미가 크다. 현재 사업단은 빅 데이터 구축을 위해 어떻게 하고 있나.

MMS(Match Master System)시스템을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 MMS란 유전체분석기법 중 하나다. 우리 몸에는 수만 개의 유전자가 있는데 그중 암과 직접 연관 있는 유전자는 불과 400개 정도다. 결국 MMS란 400개의 유전자를 정리한 일종의 설명서다. 예를 들어 A라는 유전자에 이상이 생기면 어떤 질환이 발생하는지, 어떤 약이 효과적인지 등을 종합 정리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의료진과 정부기관, 제약사 간의 협업이 매우 중요하다.

현재 개발 중인 4세대 항암제 세포치료제는 환자에게 면역세포를 채취한 후 타깃을 정해 공격하게끔 만드는 기전을 갖고 있다(사진출처=클립아트코리아).
현재 개발 중인 4세대 항암제 세포치료제는 환자에게 면역세포를 채취한 후 타깃을 정해 공격하게끔 만드는 기전을 갖고 있다(사진출처=클립아트코리아).

- 1월 목표였던 4000명에서 1000명 더 많은 5003명에 대한 유전체분석결과를 확보했다. 데이터수집 시 어려웠던 일은 없었나.

데이터수집 자체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어려움보다는 아쉬움이 크다. K사업단은 표준치료에 실패한 암환자의 조직을 확보해 유전자분석을 진행한다. 지원한 환자 중 대다수가 자발적으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난치병해결의 열쇠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의료진 입장에서도 더 많은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하고 싶지만 자원과 시간에 한계가 있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 K사업단은 암환자조직을 분석해 맞춤형치료제를 찾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맞춤형치료제를 찾더라도 보험급여문제가 있는데 해결방법은.

의료진의 노력으로 많은 항암제가 개발됐다. 하지만 유전자변이로 인해 바로 투여할 수 있는 환자는 15%에 불과하다. 나머지 환자들은 유전자변이에 적응된 특효약이 없거나 현재 임상시험 중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K사업단 연구과제 중 제약사와 연구진이 협력해 치료제가 없는 환자를 임상과 연결해 주는 것도 있다. 이때 시스템에 등록된 치료제에 한해서는 선별급여로 인정받고 있다. 환자 입장에서는 새로운 치료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점, 제약사 입장에서는 임상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서로에게 윈윈이다. 현재 16개 치료제가 임상진행 중이며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 맞춤형치료제 중 세포치료제도 있던데 기존 항암제와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임상시험에 세포치료제, 면역치료제가 포함돼 있다. 면역치료제가 면역력을 극대화시킴으로써 암세포를 비롯해 기타 바이러스까지 모두 공격하는 것이라면 세포치료제는 한 단계 더 나아가 환자에게서 면역세포를 채취해 변이된 암세포만을 공격하도록 교육하는 것이다. 아직 고형암 적용에는 한계가 있어 백혈병 등 혈액암에 주로 사용된다. 하지만 의료기술 발전으로 ‘표적+면역’ ‘면역+면역’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한계를 극복해나가고 있다.

- K사업단 업무가 종료되기까지 2년 남았다. 올해 K사업단의 목표는?

일단 1만명의 데이터를 구축하는 것이 일차목표다. 1만개의 데이터가 많아 보이지만 충분한 양이 아니다. 하나하나 암종으로 구분하면 수백 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또 단순히 데이터를 많이 모았다고 해서 효율성이 높아지는 것도 아니다. 효율성을 높이려면 취합한 데이터를 모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계속 연구해야한다. 결국 K사업단의 연구가 초석이 돼 후속프로그램을 계속 진행하게 만드는 것이 최종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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