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치료제 효과 본 ‘코로나19 3번 환자사례’, 국제학술지에도 보고
에이즈치료제 효과 본 ‘코로나19 3번 환자사례’, 국제학술지에도 보고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02.14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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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치료제 ‘칼레트라’ 투여 다음 날부터 바이러스검출량 감소

별도의 항바이러스제가 없는 코로나19의 치료 대안으로 에이즈치료제가 떠오른 가운데 실제 이것의 효과를 보고 완치된 국내 3번째 코로나19 환자의 케이스가 국내 최고 국제학술지에까지 보고됐다.

3번째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한 명지병원은 오늘(14일) 진단검사의학과 임재균 교수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이 ‘Case of the index patient who caused tertiary transmission of 2019-nCoV in Korea: The application of lopinavir/ritonavir for the treatment of 2019 nCoV-infected pneumonia monitored by qRT-PCR’(‘한국에서 COVID-19 감염의 3차 전염을 일으킨 세 번째 확진 환자의 사례 : 정량적 RT-PCR에 의해 모니터링 된 COVID-19 감염된 폐렴의 치료를 위한 Lopinavir/Ritonavir의 적용결과’)라는 제목으로 JKMS(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칼레트라는 로피나비르와 리토나비르 성분을 조합한 유일한 복합제 형태의 에이즈치료제로 바이러스 증식에 필요한 단백질 분해효소를 억제해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기전을 갖고 있다.

어제(13일) 코로나19 중앙임상TF에서 발표한 국내 첫 코로나19 치료원칙에도 고령자, 중증환자인 경우 칼레트라를 하루 2회, 두 알씩 주는 것을 권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임재균 교수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에 실린 폐 CT 사진.
임재균 교수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에 실린 폐 CT 사진.

3번 환자는 54세 남성으로 지난 1월 25일 입원해 26일 확진판정을 받고 명지병원에 입원한 지 19일 만인 2월 12일 퇴원했다.

명지병원에 따르면 이 환자는 입원 초기에는 마른기침과 발열증상만 있고 흉통 같은 심각한 호흡기증상은 보이지 않았다. 이에 의료진은 항바이러스제인 페라미비르와 항생제 세프트리악손을 처방, 기침과 발열증상을 치료하는 데 집중했다. 그런데 입원한 지 6일째 되는 날 흉부CT에서 폐렴증상이 보여 폐렴 진단 이튿날부터 칼레트라를 처방했다고 한다.

의료진은 칼레트라 투여 전후 ‘실시간 역전사 중합효소 연쇄반응(rRT-PCR ; Real time reverse transcription polymerase chain reaction)’을 이용해 바이러스 검출량을 측정한 결과, 칼레트라 2정을 복용한 다음 날부터 바이러스 검출량이 줄어들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의료진이 구체적으로 밝힌 검사결과에 따르면 rRT-PCR cycle threshold(Ct) 값이 낮으면 바이러스농도가 높다는 의미인데 이 환자는 칼레트라 투여 전날 실시한 검사에서는 Ct값이 30.71이었지만 투여 후 실시한 검사에서 35.66으로 올라갔다. 그 이후에도 Ct값은 34~35 정도를 유지했으며 칼레트라 투여 후 8일째 되는 날에는 검사결과가 음성으로 나왔다.

임재균 교수는 “이때부터 3일 연속 음성이 나왔으며 결국 완치 판정을 받고 입원 19일 만에 환자가 퇴원할 수 있었다”며 “특히 이 환자의 경우 칼레트라를 투여한 다음 날부터 바이러스 검출량이 감소해 낮은 수치로 계속 유지됐고 폐렴증세도 호전된 사실을 관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코로나19로 인한 폐렴치료에 대한 지침은 확립돼있지 않으며 일부에서 에이즈치료제를 투여했다는 보고가 있지만 아직 그 효과는 증명되지 않았다”며 “하지만 이번 3번 환자사례는 코로나19가 비교적 경미한 증상을 보이며 폐렴이 조기 진단되면 회복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줌과 동시에 상대적으로 고위험군인 고령환자나 기저질환자의 경우 초기부터 칼레트라를 투여를 고려해야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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